그야말로 거대하다. ‘익스페디션’은 길이가 5335mm에 달한다. 너비 역시 2075mm로 차 크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쉐보레 타호와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보다 15mm 더 길다. 미니밴을 훌쩍 뛰어넘는 크기다. 물론 높이도 상당하다. 보닛과 사이드미러 위치가 성인 남성의 어깨높이다. 운전석을 웬만한 승용차 지붕이 내려다보일 만큼 높은 곳에 배치해 SUV라기보다는 버스를 모는 기분이 들 정도다. 거대한 차체는 실내에서 다시 한번 체감할 수 있다. 3m가 넘는 휠베이스에서 비롯한 실내 공간은 한마디로 광활하다. 특히 2열 시트에서는 두 다리를 쭉 펴고 앉는 것이 가능하다. 덜 친한 비즈니스 파트너와 적당한 거리를 두고 대화할 수 있을 정도로 시트 간격도 넓다. 곳곳에는 큼직큼직한 수납공간을 배치했는데, 콘솔박스는 50ml 생수병 10개는 족히 들어가고 남을 정도의 크기다.
익스페디션의 무게는 2톤이 훌쩍 넘는다. 준중형 세단의 두 배에 달하는 무게지만, 가속페달을 밟으면 모자란 느낌 없이 힘차게 네 바퀴를 굴린다. 큼직한 보닛에는 최대출력 205마력과 최대토크 66kg·m의 V6 3.5L의 힘을 발휘하는 에코부스트 엔진을 얹고 10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렸다. 장거리 여행 시 유용한 엔진 구성이다. 특히 대배기량 엔진 특유의 강한 펀치력이 돋보인다. 거구의 차를 몰때 마주할 곤란함을 덜어주기 위한 각종 편의 장비도 탑재했다. 차선 유지 시스템과 오토 하이빔,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 360도 카메라 등을 포함한 ‘코-파일럿 360’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경사로 등 주행이 까다로운 환경에서 운전을 돕는 ‘힐 디센트 컨트롤’도 제공한다. 이 외에도 마사지 기능을 갖춘 통풍 시트와 ‘뱅앤올룹슨’ 사운드 시스템, 파노라마 선루프 등 국내 소비자가 좋아할 만한 편의 장비 도 꼼꼼하게 챙겼다.
전장×전폭×전고 5335×2075×1945mm | 휠베이스 3110mm | 공차중량 2730kg | 총배기량 3496cc | 최고 출력 405ps | 최대 토크 66kg·m | 복합연비 7.2km/ℓ
‘EV9’은 국내 자동차 브랜드에서 처음 선보인 대형 SUV다. 5010mm 길이와 1980mm 너비, 1755mm 높이 등 전기자동차를 넘어 국내에서 생산한 모든 승용차 중 가장 큰 크기를 자랑한다. 그러나 차체가 투박하거나 둔하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그보다는 웅장하고 단단한 스타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특히 전면을 장식한 ‘스몰 큐브 프로젝션’ LED 헤드램프와 ‘디지털 패턴 라이팅 그릴’이 미래지향적 멋을 뿜어낸다. 반면 뒤로 갈수록 솟구치는 듯한 측면은 당장이라도 뛰쳐나갈 듯 역동적 인상을 준다. 문손잡이는 평소에는 숨어 있다가 필요할 때만 밖으로 돌출된다. 공기역학에 대한 고민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실내 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는 3100mm에 달한다.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는 물론 미니밴인 카니발보다 긴 수치다. 특히 뒷좌석은 패밀리 카로 쓰기에 충분한 구성인데, 2열에는 의자를 원하는 방향으로 돌릴 수 있는 ‘스위블 시트’를 적용했다. 시트를 수동으로 돌리면 2열과 3열이 마주 보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스위블 시트 대신 ‘프리미엄 릴렉션 시트’를 선택할 수도 있다. 이 시트에는 안마의자 못지않은 마사지 기능을 적용했다. 3열도 기대 이상이다. 헤드룸이나 무릎 공간이 전혀 옹졸하지 않다. 특히 컵 홀더와 스피커, 에어컨 및 난방 통풍구를 배치하는 등 3열 탑승자를 위한 편의 장비도 알차게 구성했다. 물론 강력한 성능도 빼놓을 수 없다. 99.8kWh 리튬이온 배터리와 4WD 듀얼 모터를 장착해 최대출력 283kW와 최대토크 600Nm의 성능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 5.3초. 무거운 중량과 덩치에도 1회 충전으로 454km(4WD 모델 기준) 주행이 가능해 경제성까지 챙겼다는 평가를 얻는다
전장×전폭×전고 5010×1980×1755mm | 휠베이스 3100mm | 공차중량 2425kg | 최고 출력 283kW | 최대 토크 600~700Nm | 복합전비 3.9km/kWh | 1회 충전 복합 주행거리 454km(4WD 모델 기준)
‘디펜더 130’은 기존 디펜더 110의 리어 오버행(범퍼 끝부터 바퀴 축까지 거리)을 340mm 늘린 모델이다. 프런트 범퍼에서 스페어 휠까지 길이가 5358mm에 달한다. 이로써 디펜더는 2도어 구조의 90을 비롯해 4도어 5인승 110과 4도어 8인승 130까지 풀 라인업을 모두 완성했다. 디펜더 130의 핵심은 여덟 명이 함께 탈 수 있다는 것이다. 2열과 3열에 각각 3개의 좌석을 갖췄다. 특히 3열 좌석의 무릎 공간이 동급 차량 최고 수치인 804mm에 달해 아이는 물론 성인 남성도 편안하게 앉을 수 있다. 차체 길이가 길어진 만큼 적재 공간도 여유롭다. 3열 시트가 펼쳐진 상태에서도 389L의 트렁크 공간을 제공한다. 3열 시트는 40:20:40 분할 폴딩이 가능하며, 2열과 3열을 모두 접으면 적재 공간은 2291L로 늘어난다.
디펜더 130이 더욱 놀라운 점은 이처럼 거대한 차체임에도 세단만큼 주행이 편안하다는 것이다.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한 ‘인제니움 3.0L I6’ 가솔린엔진과 디젤엔진을 탑재하고 각각 400마력, 300마력의 최대출력과 56.1kg·m, 66.3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긴 전장에도 불구하고 전후방의 짧은 오버행을 통해 37.5도의 접근각과 28.5도의 탈출각을 제공해 운전도 쉽다.
하지만 디펜더의 ‘뿌리’는 역시 오프로더다. 명성에 걸맞은 최신 오프로드 기술을 대거 탑재했다. 지형이나 노면 상태에 따라 주행 조건을 수동으로 설정할 수 있는 ‘전자동 지형 반응 시스템’과 빙판이나 모래 등 까다로운 주행 조건에서도 최적의 험로 탈출 성능을 발휘하는 ‘액티브 리어 락킹 디퍼런셜’ 기능 등이 대표적이다. 오프로드 상황에서 지상고(차 바닥과 땅의 거리)를 최대 430mm까지 높일 수 있는 전자식 에어 서스펜션 시스템도 갖췄다. 이를 통해 험지는 물론 수심 900mm의 물길도 끄떡없이 주파한다.
전장×전폭×전고 5358×1996×1970mm | 휠베이스 3022mm | 공차중량 2645kg | 총배기량 2996cc | 최고 출력 400ps | 최대 토크 56.1kg·m | 복합연비 7.2km/ℓ(디펜더 130 P400 X Dynamic HSE 모델 기준)
글 이승률 기자 ujh8817@hankyung.com | 사진 박원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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