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스토리/
뉴실버의 RESTART
인터뷰①/ 상의민 신한은행 연금라운지 팀장

우리나라 경제 성장의 주력인 1차 베이비붐 세대들(1955~1963년생)에 이어 2차 베이비붐 세대들이 은퇴 시기에 직면해 있다. 100세 시대를 맞아 아직도 한창(?)인 50대 중반에서 60대 초반 사이의 이른바 뉴실버 세대는 미래를 제대로 준비하고 있을까.
글 정유진 기자 사진 본인 제공
[big story]상의민 신한은행 연금라운지 팀장"100에서 본인 나이 뺀 만큼 투자자산 유지해야"
아직 건강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뉴실버 세대이지만 늦지 않게 은퇴 준비를 진행해야 풍요로운 미래를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상의민 신한은행 연금라운지 팀장은 “뉴실버 세대는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개척하고 은퇴 전까지 쌓아 온 다양한 경험과 삶의 지혜를 적극 활용해 은퇴 후의 삶을 더 풍요롭고 알차게 만들고자 노력한다”고 분석한다.
상 팀장과 함께 최근 은퇴를 했거나 이제 곧 은퇴 예정인 뉴실버 세대를 위해 어떻게 해야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을지 방법을 모색해봤다.

뉴실버 세대, 먼저 생각해야 할 게 있다면.
"무엇보다 ‘나무’가 아닌 ‘숲’을 봐야 한다. 종합적 자산 현황 및 현금흐름을 살펴봐야 한다는
뜻이다. 안정적인 소득이 발생하던 경제활동 전성기가 지난 뉴실버 세대들은 본인의 활동을
통한 소득보다는 지난 수십 년간 형성해 온 자산들이 벌어다주는 현금흐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즉, 은퇴 시점에 보유한 자산들을 잘 관리하고 수시로 점검하는 게 무척 중요하다는 것이다."

자산 점검 및 현금흐름 개선 방법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특정 자산이나 계좌의 잔고에 집중하지만 오히려 자산을 관리하고 지켜 나
가는 단계에서는 전체적인 자산 현황과 균형, 안정성이 가장 중요하다. 현재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들의 항목들은 어떤 것들이 있으며 세부적인 구성 내용, 보유 잔고나 기간 대비 연평균 수익률 등을 점검해야 한다.
자산뿐만 아니라 부채 역시 함께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불필요한 부채를 보유했다면 이자 자
체는 얼마 안 되더라도 높은 대출 금리가 적용되고 있진 않은지 체크해야 하며,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담보대출의 경우 대환대출을 통해 만기를 늘려 월 원리금 상환액을 감소시키는 것 또한 현금흐름을 개선하는 하나의 노하우가 될 수 있다.
기업이 재무제표를 통해 회사의 자금을 운영하고 관리하듯 개인 역시 자산과 부채 중심으로 종합적인 현황 파악과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이제는 안정적으로 지키고 관리해야 하는 시기인 만큼 개별 계좌나 상품을 보는 ‘나무’가 아닌 전체적인 자산과 부채를 넘어 세금과 건강보험료까지 함께 고려하는 ‘숲’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은퇴 이후 자산은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
"과거에는 원금 보장 상품이 인기를 끌었으나 나에게 맞는 적정 투자 비중을 설정하는 것이 좋
다. 지난날 은퇴 자산 상담의 트렌드는 ‘안정성’에 초점이 맞춰졌었다. 지금보다 금리 수준이
높았기에 원금 보장 상품으로만 자산을 운용하더라도 큰 무리가 없었고, 지금보다 평균 기
대수명이 짧기에 장수 리스크도 현재보다는 덜했다.
하지만 이 방식을 지금 시점부터 앞으로의 미래까지 적용하기에는 세상이 많이 변했음을 인지
해야 한다. 한강의 기적을 이뤄낸 폭풍 성장기가 지나 이제는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기에 과거
처럼 높은 수준의 경제성장률과 예금 금리를 기대하긴 어려우며 ‘100세 시대’가 이제 특별한
게 아닌 흔해진 세상이기에 오래 사는 것에 대한 위험 또한 스스로 대비해야 한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60세에 은퇴한 누군가가 100세까지 산다고 가정했을 때 40년이나 되는
매우 긴 시간 동안 자신의 자산을 운용해야 한다는 것이고 원금 보장 상품만으로 자산을 40
년 동안 운용하기에는 점점 더 효율성이 떨어지고 한계에 부딪힐 위험이 커지기에 이에 맞는
운용 전략과 전체 자산에서의 투자 상품 비중을 설정해야 한다."

100세 시대에 부합하는 중장기 투자 계획은.
"앞서 이야기했던 본인의 전체 자산과 부채의 항목 및 구성 내용, 비중을 고려해 일반 계좌 및
연금계좌 내에 금융자산 중 투자자산의 비중을 얼마로 할지 정해야 하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점점 더 그 비중을 낮추는 방식으로 중장기 전략을 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장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것으로 이미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100-나이 법칙'이 있
다. 100에서 본인의 나이만큼을 뺀 숫자의 비중만큼 투자자산 비율을 유지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65세인 사람이 있다면 100에서 65를 뺀 35%를 기준으로 본인의 자산 및 현금흐름을
감안해 가감해 투자자산 비중을 정하면 되는 것이다."

어떤 상품을 투자 장바구니에 담아야 하는가.
"금융 상품 시장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인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하는 걸 추천한다. 펀드에 비해 운용보수가 저렴하고 주식 시장에 상장돼 있기에 매매에 따른 현금화까지의 시간 격차가 펀드에 비해 훨씬 짧다.
주식 시장에는 다양한 ETF들이 이미 상장돼 있지만 핵심이 돼야 할 자산은 전 세계 주식 시장에서 약 6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의 대표 주가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혹은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하는 ETF로 구성해야 한다.
전체 투자자산 비중에서 50% 이상은 미국의 인덱스 지수를 추종하는 ETF로 구성해 놓고 나머지 비중을 다양한 산업이나 국가, 금이나 채권 등으로 분산투자를 하는 걸 고려해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적극적이고 잦은 매매보다는 우량한 기업들로 구성돼 있는 미국의 인덱스 ETF를 사 두고 오랫동안 보유하는 바이 앤 홀딩(Buy & Holding) 전략이 효율적이면서 장기간 우수한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어느 정도 자산이 있는데도 퇴직 후에 계속 일해야 할까.
"취미와 노는 법을 배우되 더 오래 일을 해야 한다. 2022년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가 내놓은 ‘인구구조의 변화와 고령자 노동 시장의 현황’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평균 은퇴 연령이 우리나라의 경우 72.3세(남녀·2018년 기준)이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남성 65.4세, 여성 63.7세라고 한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정년퇴직을 50대 중반에서 후반 사이에 하는 것과 비교하면 최소 10년은 더 일을 하는 게 요즘의 추세라고 볼 수 있다.
그렇기에 퇴직을 했더라도 아직 건강하고 열정과 에너지가 넘치는 뉴실버 세대라면 본인이 지
금까지 쌓아 온 경험과 지혜를 바탕으로 새로운 일을 해보는 것 또한 필요한 부분이다.
꼭 경제적인 목적을 위한 것이 아니더라도 오랫동안 머무르던 공간과 조직이 아닌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 함께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 인생의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퇴직을 하며 잃었던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 비해 소득은 줄었을지라도 여전히 경제적 활동을 이어 가며 소득이 발생하기에 본인이
형성해 놓은 자산이 감소하는 속도를 늦춰주거나 오히려 자산을 더 증대시키는 시기로 삼을 수 있으니 여건이 허락한다면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일을 찾는 것에 적극적이어야 한다.

‘번아웃’이 온 사람도 일을 더 해야 할까.
"지난 사회활동에서 너무 열심히 전성기를 보낸 누군가라면 일을 더하기보다는 그동안 여러 가지 이유로 미뤄 왔던 취미 활동이나 배움 등에 대한 욕구가 강할 수 있다. 시니어 세대가 증가하면서 여러 지방자치단체나 지역사회 커뮤니티에선 시니어들을 위한 세미나나 교육, 원데이클래스 등이 많이 개설돼 운영되고 있으니 문을 두드려보자.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노후의 시간을 풍성하고 의미 있게 채울 수 있는 기회는 많으니 이런 기회들을 적극 활용해보는 것도 좋다."

BOX
신한 연금라운지는 어떤 곳인가
신한은행에서는 지금까지 주체적이고 독립성이 강한 ‘뉴실버 세대’가 되기 위한 방법을 ‘연금
라운지’라는 오프라인 공간에서 제공하고 있다. 연금라운지는 ‘신한 연금라운지’는 프라이빗뱅커(PB) 출신 연금 전문가 및 퇴직연금 전문 상담 직원이 △연금 종합컨설팅 △주택연금 상담 △건강보험료, 세무 상담 △노후 자산관리 등 고객 맞춤형 1:1 상담으로 연금 솔루션을 제시하는 특화 채널이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신한은행 연금라운지는 일산과 노원에 위치하고 있으며, 노후 상담부터 자산 현황 및 현금흐름 분석, 각종 금융 세미나는 물론 인문학, 서양사 등의 비재무 주제를 다루는 원데이클래스까지 매달 신한은행 고객들을 대상으로 제공되고 있다.

글 정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