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스토리/
뉴실버의 RESTART
인터뷰②/ 한세연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수석연구원

은퇴 이후에도 사회활동을 활발하게 하면서 독립적이고 역동적인 세대를 지칭하는 ‘뉴실버 세
대’가 2024년 은퇴 세대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주목받고 있다.
글 정유진 기자 사진 서범세 기자
[big story]한세연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은퇴 전 부동산 줄이고 금융자산 확보해야"
평균수명이 연장되고 고령자의 신체적 건강도 강화되면서 은퇴 이후의 삶을 적극적으로 살려고 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한세연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뉴실버 세대는 자녀에게 경제적 부양을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노년의 삶을 개척하려 하기 때문에 은퇴 전후 노후 설계도 꼼꼼하게 준비하고 있다”며 “주로 손주를 돌보거나 경로당에서 시간을 보내며 경제적으로 절약했던 기존의 실버세대와 달리 취미활동이나 운동에도 적극적이고, 상속을 위해 절약하기보다는 스스로
노후 준비를 하고 자신을 위해 투자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높은 자산과 소득으로 적극적인 소비 행태를 보이고 있고 연금을 비롯한 다양한 금융 상품이나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강조했다. 뉴실버 세대(50대 중후반~60대 초중반)를 위한 자산관리 및 투자 전략을 한세연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수석연구원과 함께 살펴봤다.

뉴실버 세대로 자리 잡기 위한 자산 구성 전략은.
"은퇴한 이후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하기 위해 금융자산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자산을 재구성한다.
2023 가계금융복지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의 금융자산 금액과 비중은 평균 1억2587만 원, 24% 수준에 불과하다. 가구주 연령을 60세 이상으로 놓고 보면 평균 9862만 원, 18% 수준으로 더 떨어진다.
주요국 가계자산 구성 비율을 보면 한국은 부동산과 같은 비금융자산이 64.4%로 미국, 일본,영국 등 주요국과 비교해 월등하게 높다. 60대 이후 소득이 줄어들면 단기간에 노후 금융자산 모으기가 어려워, 현재 자산 구성을 재편하는 방법으로 금융자산을 확보해야 한다."

부동산자산보다 금융자산을 늘리려면.
"자녀가 독립했다면 부부가 살고 있는 집의 크기를 줄이거나 부동산 가격이 낮은 지역으로 이
사하는 등 부동산에 집중된 자산 규모를 줄인 뒤 그 차액을 금융자산으로 관리하는 것이 좋다.
부동산은 현금화하는 데에 예상보다 시간이 걸릴 수 있어 예상 은퇴 시점을 기점으로 5년 전 충분히 여유를 가지고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금융자산을 확보하고 세금도 줄이기 위한 투자 전략을 추천한다면.
"절세 계좌를 활용한 인컴자산 투자 전략을 세워보는 것도 좋다. 개인형퇴직연금(IRP)과 연금저축계좌,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는 대표적인 절세 계좌다. 은퇴 이후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수령하기보다는 연금을 장기적으로 수령하는 전략이 퇴직소득세를 절세할 수 있다.
또한 IRP와 연금저축계좌는 투자하는 동안 세금이 발생하지 않아 과세이연 효과를 낼 수 있어 가능한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이 좋다.
ISA계좌는 의무가입기간 3년을 유지하면 이자 및 배당소득 등에 대해 200만 원(일반형)까지
비과세 혜택이 있고, 비과세 한도 초과분에 대해서만 9.9%의 낮은 세율로 분리과세를 적용한다. 최소 3년간 묶여도 되는 자금은 ISA계좌를 통해서 운용하면 절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금융자산 포트폴리오는 어떤 방식으로 구성해야 하는가.
"은퇴 후 투자는 규칙적인 현금흐름이 발생하는 인컴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이 좋다. 인컴자산
은 이자나 배당처럼 정기적인 현금을 창출해 자본손익보다는 예측하기가 비교적 수월한 장점
이 있어 은퇴자에게 적합하다.
최근 은퇴자들 사이에서는 매월 분배금을 지급하는 월분배형 상장지수펀드(ETF)가 인기를 끌
고 있다. 2022년 6월부터 국내에서도 월분배형 ETF 투자가 가능해지면서 2023년 9월 말 기준
이 상품에 몰린 자금은 2조 원이 넘었다. 매월 분배금의 안정성과 ETF 자체의 성장성이라는 장점이 있어 적극적인 사회활동 비용이 필요한 뉴실버 세대에게 적합한 금융 상품이다. 국내외 주식, 채권 등 다양한 자산을 활용해 월분배형 ETF 포트폴리오를 구성해볼 수 있다."

은퇴자에게는 일정 정도의 현금이 필요한데, 이를 확보하려면.
"은퇴 후에는 연금을 활용해 규칙적인 현금흐름을 만들어야 한다. 은퇴 이후 만 65세(1969년생이후)가 넘지 않았다면 소득공백기가 발생하는데 이때 IRP와 연금저축계좌를 연금으로 인출하면 월 생활비를 나눠서 지급받을 수 있다.
퇴직금을 연금으로 수령하면 퇴직소득세를 수령기간에 따라 30~40% 절감할 수 있다. 연금저
축계좌는 세액공제 받은 금액과 운용수익을 연금으로 수령하면 연간 1200만 원까지 나이에
따라 5.5~3.3% 저율 과세하고 있어 오랫동안 수령하는 것이 유리한 구조다."

뉴실버 세대에게 적당한 노후자산 인출 규모는.
"미국의 재무설계사 윌리엄 벤젠의 ‘은퇴자산 4% 법칙’을 활용해보자. 미국 주식과 채권에 절
반씩 투자한 후 최초 노후자산에서 4%를 인출하고 이후 직전연도 인출금액에 물가 상승분을
더해 매년 인출하는 방식이다.
미국 금융 시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 방법을 적용했을 때 금융 시장의 변화에도 최소한 30년간은 노후자산이 고갈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4% 법칙을 은퇴 후 자산관리에 적용한다면 노후자산을 인컴자산으로 배분하고 총 금액의 약 4% 정도 인컴이 발생하게 만들면 된다."

금융자산만으로는 생활비가 부족하다면.
"금융자산으로도 부족한 생활비로 고민인 뉴실버 세대라면 주택연금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
다. 주택연금은 만 55세 이상의 고령자가 보유한 주택에서 거주하면서 이 주택을 담보로 노후
생활자금을 매월 연금 방식으로 지급받는 대출제도다. 가입 요건이 기존 공시가격 9억 원 이하에서 12억 원 이하로 완화돼 대상자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집값보다 연금을 덜 받은 경우 정산 후 남은 금액은 자녀에게 상속할 수 있고 집값보다 더 받
은 경우에도 초과액을 청구하지 않는다. 올해 주택연금은 공시가 상한액이 확대되고 부동산
시장 상황이 바뀌면서 가입이 늘어나고 있다. 노후생활비를 추가적으로 마련하고 싶지만 금융자산이 부족하다면 주택연금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뉴실버 세대가 노후를 위해 유념해야 할 사항은.
"뉴실버 세대를 꿈꾸고 있다면 은퇴 후 현금흐름 마련에 대해 사전에 꼼꼼한 계획을 세워보자.
앞서 설명한 자산관리 전략을 바탕으로 경제 환경과 금융 상품을 공부하는 자세로 임하다 보면
은퇴 후 금융 투자를 통한 연금 마련이 어려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금융 투자는 은퇴 후 창업을 하는 것보다도 적은 금액으로 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신경을 써야
할 대상도 적어 편리한 이점들이 많이 있다. 특히 요즘과 같은 100세 시대에는 은퇴 후에도 살아갈 시간이 길어진 만큼 자신의 상황에 맞는 금융 투자를 해야 여유로운 노후를 보낼 수 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