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빅데이터
홍대 주변 빅4, '메가 상권' 확장
최근 애플 스토어가 전 세계 100번째로 오픈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국내에서 7번째로 홍대 상권에 문을 연 것이다.
머니 파워를 갖춘 곳에만 입점한다는 애플 스토어가 10대와 20대 비중이 높은 홍대 상권에 입점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더 이상 홍대 상권이 구매력이 낮은 ‘뜨내기 상권'이 아니라, 소비력을 갖춘 ‘국내 핵심 상권'으로 글로벌하게 인정받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홍대 상권’ 하면 으레 홍대입구역 9번 출구와 홍익대 정문 사이에 위치한 곳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는 10년도 훨씬 더 지난 ‘옛날' 얘기다. 최근의 홍대 상권은 인근 상권을 모두 아우르는 ‘메가 홍대' 상권으로 발돋움한 지 오래다.

홍대 주변 4개 상권, 2023년 하반기 8660억 원대 매출
이번에 분석한 메가 홍대 상권은 크게 4개 상권으로 구분할 수 있다.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부터 홍익대 정문까지 서교초를 둘러싼 ‘홍대 메인 상권’, 홍대 메인 상권과 KT&G 상상마당을 경계로 합정역·상수역 사이에 위치한 ‘합정·상수 상권’, ‘연트럴파크’로 불리는 경의선 숲길 공원 부근에 조성된 ‘연남동 상권’, 마지막으로 공항철도 홍대입구역에서부터 경의중앙선 서강대역 방향으로 길게 자리 잡은 ‘경의선 책거리 상권’이다.
‘메가 홍대 상권’의 매출 규모는 2023년 하반기 기준 총 8660억 원으로 코로나19 직전 시기였던 2019년 하반기(7310억 원)를 상회한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같은 기간 4개 상권의 매출 비중에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는데, 홍대 메인 상권의 매출 비중이 -4.1%포인트 감소한 반면, 연남동 상권(2.14%포인트)과 합정·상수 상권(1.28%포인트), 경의선 책거리 상권(0.67%포인트)의 매출 비중은 모두 증가했다. 여전히 홍대 메인 상권의 매출 비중은 절반을 상회(56.19%)하고 있지만 점점 타 상권의 세력이 커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홍대 주변 빅4, '메가 상권' 확장
연남·합정·상수 3개 상권, 홍대 메인 상권 추월
특히 연남동과 합정·상수 상권을 합친 규모는 코로나19를 기점으로 홍대 메인 상권을 추월했다. 코로나19 이전까지는 홍대 메인 상권의 규모가 약 500억 원 정도 앞서고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홍대 메인 상권이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을 크게 받았고, 회복세도 연남동+합정·상수 상권을 따라잡지 못하면서 2022년 하반기에는 역으로 400억 원이 상 뒤쳐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 들어 이 격차가 다시 좁혀지는 만큼 올해에 홍대 메인 상권이 또 다시 연남동+합정·상수 상권을 따라잡고 ‘핵심 상권'의 명성을 회복할 수 있을지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성별·연령대별로 살펴보면 메가 홍대 상권의 핵심 구매층은 단연 20대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메가 홍대 상권에서 20대의 매출 비중은 39.6%에 달한다. 전체 연령대 중 2030세대 비중은 63.8%로 메가 홍대 상권을 방문하는 소비자 3명 중 2명은 MZ(밀레니얼+Z) 세대에 속하는 ‘영(young)한’ 상권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코로나19 이후 메가 홍대 상권의 매출 증가세를 견인한 건 30대였다. 코로나19 시기 대비 매출 증감률은 30대 남성(53.3%)과 30대 여성(47.9%)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고,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도 30대 남성(58.7%)과 30대 여성(36.9%)의 매출 증가세가 높게 나타났다. 반면 20대 남성은 전 성별·연령대별 집단에서 유일하게 코로나19 이전보다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메가 홍대 상권의 주 구매층이 점차 30대로 옮겨 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매출 발생 시간대로 보면 코로나19 이후에는 점심 시간(오전 11시~오후 3시)에 가장 활발한 것으로 나타나, 코로나19 이전 가장 매출이 활발했던 오후 시간(오후 3시~오후 6시)대에서 변화가 생겼음을 알 수 있다.

구매력 높은 30대 비중 늘며 '홍대' 핵심 상권으로 부상
오픈업 데이터로 메가 홍대 상권의 매출 트렌드를 파악한 결과, 구매력이 약한 20대가 소비를 이끌었던 코로나19 이전과 달리, 구매력을 갖춘 30대 비중이 늘어나면서 다시금 핵심 상권의 명성을 되찾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연남동과 합정·상수 상권이 홍대 메인 상권보다 더 큰 규모의 상권을 형성하고 있다는 사실을 통해 ‘메가 홍대 상권'의 중심추가 홍대 메인 상권에서 인근 상권으로 옮겨 갈 것으로 보인다. 메가 홍대 상권에서의 창업을 고려한다면 빠르게 변화하는 주변 상권의 흐름을 파악하고 현장 답사를 통해 추가적인 정보 확인 또한 필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글 황창희 핀다 오픈업 프로덕트오너(P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