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가들 사이에서도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투자자들은 ‘투자’와 ‘현금흐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배당주 투자를 시작한다. 배당주 투자 방법과 함께 주의할 점을 알아본다.

[커버스토리] 부자들이 점찍은 유망 투자처-배당 투자
최근 들어 배당을 실시하는 빅테크 기업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메타 플랫폼은 지난 2월 회사 설립 이후 최초로 주당 50센트의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알파벳은 지난 4월 주당 20센트의 배당금을 발표했다. 사진은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딩 플로어. 사진=연합뉴스
최근 들어 배당을 실시하는 빅테크 기업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메타 플랫폼은 지난 2월 회사 설립 이후 최초로 주당 50센트의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알파벳은 지난 4월 주당 20센트의 배당금을 발표했다. 사진은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딩 플로어. 사진=연합뉴스
최근 월배당으로 현금흐름 만들기, 주식 투자로 월급 만들기와 같은 주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근로소득 대신 금융 투자를 통해 만들어진 현금흐름이 주는 이점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파이어족을 꿈꾸거나 은퇴 이후 현금흐름이 필요한 이들은 이러한 투자와 현금흐름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배당주에 대한 투자를 시작한다.

자산가들의 배당 투자에 대한 관점은 이와 다르다. 배당소득은 금융소득종합과세에 속하기 때문에 월배당과 같은 현금흐름은 후순위다. 자산가들이 두고 있는 배당 투자의 주안점은 바로 안전마진이다. 투자 기업에 대한 장기 성장과 안정성에 투자의 무게중심을 두기 마련이다. 어떤 기업이 배당을 지속적으로 지급하고 배당액이 꾸준히 증가한다면 장기 성장과 투자에 대한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자들이 배당 투자를 보는 관점

이처럼 배당 투자에 있어 투자자의 목적에 따라 투자 방식과 전략이 달라져야 한다. 매월, 매분기 현금흐름이 필요한 투자자의 경우 배당수익률이 중요한 투자 항목이다. 반면 자산가들의 경우 기업의 배당성장이 상대적으로 중요한 평가 항목일 수 있다. 또한 배당에 인색했던 국내외 테크 기업들의 배당 정책이 변화하면서 배당 투자 범위와 전략이 다양해지고 있다. 일견 장점이 다분한 배당주 투자, 과연 장점만 있을까. 투자 방법과 주의할 점을 살펴보자.

배당 투자에 있어 중요한 두 가지 단어를 알아야 한다. 첫째로 배당금, 둘째로 배당성향이다. 주식 투자는 기업 이익의 함수다.

배당 투자의 원천이 되는 배당금 역시 기업이 이익을 내야 한다. 배당금이란 해당 기업이 영업을 통해 얻은 잔여 이익을 주주들에게 지분에 따라 분배하는 금액이다. 이를 지급기준일에 따라 분배하게 되면 주주들의 계좌로 배당금이 지급된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기업의 이익이 커지면 배당 가능한 재원이 커지고, 반대로 기업의 손실이 발생하면 배당 가능한 재원은 존재할 수 없다. 즉, 배당 투자를 위해 기업이 영업을 해서 이익을 내는 것이 선결 조건이며, 이익의 지속성 여부가 장기 투자의 조건이 될 수 있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의 비율이다. 예를 들어 투자 대상 기업의 당기순이익이 1000억 원이고 배당금으로 200억 원을 지급했다면 배당성향은 20%다. 기업별 경영 문화에 따라 배당성향은 크게 차이 난다. 배당성향이 높은 회사는 이익을 주주에게 많이 돌려주기에 주주친화적인 회사라 할 수 있다. 다만 재무적인 체력이 빈약한데 이익 중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을 경우 재무 구조 악화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

한국만이 아닌 미국 배당주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배당에 대해 인색했던 미국의 테크 메가캡(시가총액이 매우 큰 기업을 뜻하는 말로, 라지캡과 차별화하기 위해 사용) 기업들이 배당을 시작했다. 구글(알파벳), 메타, 세일즈포스가 처음으로 배당금 지급을 발표했다. 이 기업들의 배당수익률은 낮을 수 있다. 그러나 과거 마이크로소프트, 브로드컴 등의 사례를 점검하면 향후 수익 증가와 함께 배당금 지급액 증가에 대한 잠재력은 충분하다. 이제까지 배당주 투자는 금융, 에너지, 부동산 등에 몰려 있었다. 그러나 주요 테크 기업들이 배당금 지급을 선언함에 따라 배당주 투자자들은 시장 주도주이자 성장주까지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배당 시작한 빅테크 기업…‘성장’과 ‘안전성’ 다 잡는다
배당주 투자 전략은 다양하게 존재하지만, 크게 세 가지 전략을 소개하고자 한다. 배당성장, 고배당, 월배당 투자가 바로 그것이다. 자산가들의 관점에서 추천하는 방법은 바로 배당성장 투자 전략이다. 높은 배당수익률에 초점을 두는 대신 투자 대상 기업들의 배당지급액이 꾸준히 증가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전략이다.

주식 투자 성과는 주가 등락에 따른 수익률과 배당수익률을 합친 결과다. 예를 들어 1년간 주가는 -10%, 배당수익률 5%인 경우 투자자는 손해를 보게 된다. 기업의 매출액이 증가하고, 마진이 개선돼 순이익이 증가하는 기업은 좋은 투자 대상이다. 여기에 탄탄한 이익을 기반으로 배당까지 실시한다면 더할 나위 없다. 배당이 꾸준하게 증가하는 기업의 경우 통상적으로 점유율이 높고, 고객의 충성도가 높으며, 적절한 마진을 유지하고 산업 내 선도 기업인 경우가 많다.

이러한 전략으로 필자가 3년 전 도곡센터 자산가에게 자문한 미국 대표 제약 기업의 주가는 현재 88% 상승했으며 매년 배당수익률 3%대를 유지하고 있다. 주가 상승에 대한 기회가 많고 주주친화적인 배당 정책까지 뒷받침되니 적절한 투자처가 될 수 있다. 다만 변동성 관리를 위해 개별 기업 투자보다는 다양한 국내외 상장 배당성장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투자하는 것을 제시한다.

IRP 등 활용한 절세 전략 필요

다음으로 고배당 투자 전략이다. 배당수익률이 높은 기업에 투자하는 방법으로 주가 상승에 따른 자본차익보다 기업이 지급하는 배당금에 집중하는 전략이다. 통상적으로 과점화된 산업, 성장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산업, 법적으로 이익의 일정 비율을 배당으로 지급해야 하는 산업이 고배당 투자 대상에 속한다.

고든의 영구배당성장모형에 따르면 차기의 배당 증가율에 따라 기업의 주가는 상승한다. 미국 기업 최고경영자(CEO) 평가 중 주가 등락 항목이 있기에 기업 실적 상승이 둔해질 경우 경영진은 주가 부양 차원에서 적절한 배당을 실시하기도 한다. 과거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판매 둔화에 따라 주가 부진이 나타나자 배당을 늘리고 주가 부양을 펼친 바 있는데, 이 사례가 대표적이다.

다만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기업의 성장은 투자와 실적 개선의 선순환이 나타나야 한다. 그런데 과점화되고 성장이 둔화된 산업에서 기업은 투자 활동 대신 늘어난 잉여금을 배당금 확대로 전환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의 성장과 주가의 부진이 나타날 수 있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많은 투자자들은 배당락 이후 주가 회복이 신통치 않은 기업들의 경우를 봤을 것이다. 바로 이러한 경우가 되겠다. 고배당 투자의 경우 미국 은행 우선주, 국내외 상장 고배당 ETF 등 투자처가 다양하기에 이를 통한 투자를 검토해볼 만하다.

마지막으로 인컴 관점에서 선호가 높은 월배당 투자 전략이다. 마치 월급처럼 매달 배당금이나 ETF 분배금이 나오기 때문에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인 투자 포인트다. 매달 지출하는 비용을 충당하거나 은퇴 후 매월 현금이 필요한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높다. 반면 월배당 전략의 경우 주가 등락에 따른 차익을 보는 것이 쉽지 않다. 최근 다양한 월배당 ETF들이 출시되며 이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고 있는데 월마다 분배금을 지급하면 주식의 배당락과 같은 분배락이 발생해 다시 ETF 기준가는 낮아진다. 월배당 투자를 고려한 투자자의 경우 상황과 투자 목적을 고려해 월배당 포트폴리오를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금에 대한 실질 투자 수익도 고려해야 한다. 배당소득세 15.4% 항목과 이자 및 배당소득을 더한 금융소득이 연 2000만 원 이상일 경우 종합소득에 합산돼 최대 49.5%까지 세율이 증가할 수 있다. 절세를 위해 세제 혜택이 있는 연금계좌인 개인형퇴직연금(IRP), 연금저축펀드, 그리고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이 경우 중도 해지와 인출을 하면 세금이 부과되며 배당을 통한 현금흐름 창출이 목적인 경우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단점도 있다.

백찬규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주식전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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