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값이 상승 전환하고 거래량이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추세적 상승의 방향이라고 생각해도 될까. 주택 수요의 가장 큰 변수인 ‘소득’을 통해 시장의 흐름을 예측해본다.

[부동산 정석]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 앞을 지나가는 행인. 일본은 증시가 34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기업의 임금 인상이 이어지는 등 경기 회복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연합AFP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 앞을 지나가는 행인. 일본은 증시가 34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기업의 임금 인상이 이어지는 등 경기 회복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연합AFP
수도권 아파트값이 상승으로 전환한 지 꽤 흘렀다. 한국부동산원에 의하면 수도권 주택 시장의 바로미터인 송파구의 아파트 가격은 지난 2월 12일 이후 계속 상승 중이다. 수도권 아파트 가격 반등이 일시적인지 계속될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추세적 상승의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물론 반대 의견도 있다. 주택 시장에서는 처음 들어본 ‘데드 캣 바운스’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곧 다시 하락이 올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고, 50% 폭락할 것이라고 예측하는 폭락론자들도 있다.
들썩이는 美·日 부동산…일자리·소득 늘면 집값은 오른다
누구를 믿어야 할지 헷갈리는 상황에서 주택 수요의 가장 큰 변수인 소득 측면에서 미국, 일본, 그리고 한국을 비교해 시장 상황을 설명하고자 한다.

먼저 미국의 경우에는 현재 시장금리가 높은데도 불구하고 주택 가격은 오르는 중이다. 2024년 5월 23일 기준 미국의 주간 평균 모기지(30년 고정) 금리는 6.94%로 낮아졌지만 우리와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주택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4.5%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택 가격을 결정하는 가장 직접적인 변수인 금리가 꽤 높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주택 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소득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가계소득 전망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고용이 늘어나고 있으며 임금 상승률도 물가 상승률을 넘어서고 있다. 이렇게 소득이 높아지면서 대출이자에 대한 부담이 줄고 주택 시장 심리가 긍정적으로 바뀌는 중이다.

일본 부동산 U턴, 지방도 첫 반등

일본도 마찬가지다. 일본은 1990년대 이후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지면서 물가가 오히려 내려가는 현상이 발생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국민소득을 증가시켜 소비를 활성화하고 소비가 활성화되면 기업의 매출이 늘어나고 근로자들의 소득도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 현재는 일본 경제 상황이 좋기 때문에 기업에 노골적으로 급여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의하면 2024년 춘계 노사교섭에서 기업들은 높은 임금 인상을 기록하고 있다. 내각부의 임금 인상률에 관한 분석에 따르면 2024년 5% 근방에서 30%가 조금 넘는 기업이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3% 부근에서 25% 정도의 기업이 분포하고 있었던 것에 비하면 임금 인상률이 다소 높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력 부족 현상이 발생하면서 노동조합이 요구하는 목표치에 가까운 타결이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 긍정적인 현상은 대기업의 임금 인상률에 중소기업도 따라가는 구도를 보인다는 점이다. 인재 영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업들도 생존을 위해 직원들의 처우 개선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일본 부동산 또한 완전한 유(U)턴을 이루고 있다. 2022년 국토교통성이 발표하는 지방 주택용지 기준시가가 31년 만에 반등했다. 버블 붕괴 이후 첫 반등이다. 지난해에도 0.7% 상승한 지방 주택용지 기준시가가 2년 연속 시현됐다는 점에서 31년간의 지긋지긋한 버블 붕괴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도 볼 수 있다. 물론 도쿄 지역의 정상화는 이보다 16년 앞선 2006년부터 나타났다.

늘어나는 근로자…주택 시장 추세적 상승

우리나라 또한 경제가 바닥을 찍고 성장하는 중이다. 경기의 선행지표인 수출 증가율이 지난해 7월 바닥을 벗어났다. 1분기 1.3%라는 깜짝 경제성장률이 발표된 가운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2.6%로 상향 조정했다. OECD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미국과 함께 가장 높은 수치다.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한국경제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한국경제
1억 원이 넘는 연봉을 받는 국내 근로자 수는 매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국세청에 의하면 억대 연봉자는 2009년 19만7000명에서 2022년 131만7000명으로 13년 사이 6.7배나 늘었다. 2020년까지 연평균 6만5000명씩 증가하다가 2021년과 2022년에는 연평균 20만 명씩 늘었다.

주택 수요 중 일자리와 소득은 가장 중요한 변수다. 수요의 질이 높을수록 주택 가격이 따라서 오른다. 주거 선호 지역이라고 일컫는 서울의 강남권과 소위 마·용·성(마포구·용산구·성동구) 지역은 거주민의 소득 또한 가장 높은 곳이기도 하다. 가장 빨리 반등하고 경제적 충격이 와도 가장 늦게 하락하는 특징을 보인다. 주택 수요가 선순환되고 있는 미국과 일본을 참고한다면 깜짝 경제성장률을 달성한 한국도 주택 시장이 추세적으로 상승하는 방향은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장·미 IAU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