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시프트업이 단숨에 국내 게임사 4위에 올랐다. 시가총액은 3조8000억 원이다. 시프트업은 미소녀를 내세운 서브컬쳐 장르로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증권가에선 내년 영업이익 3000억원 돌파를 전망한다.

[종목 집중탐구] 시프트업
증시 데뷔한 시프트업, 미소녀 게임으로 中 공략
증시 데뷔한 시프트업, 미소녀 게임으로 中 공략
게임개발사 시프트업이 6월 코스피 시장에 성공적으로 입성했다. 2016년 첫 타이틀 게임인 ‘데스티니 차일드’에 이어 미소녀 건 슈팅 게임 ‘승리의 여신: 니케’(이하 '니케'), ‘스텔라 블레이드’ 등을 성공시킨 게임사다. 공모가 6만 원에 상장한 시프트업은 상장 직후 8만 원대까지 올랐다가 6만 원대 중반에 주가가 형성돼 있다. 시가총액은 3조8000억 원이다. 크래프톤, 넷마블, 엔씨소프트에 이어 국내 게임사 중 시가총액 4위다. 증권가는 시프트업의 신작인 스텔라 블레이드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데다 내년 '니케'가 중국 진출을 앞두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평가하고 있다.

2013년 설립된 이 회사는 모바일, PC, 콘솔 등 주요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되는 게임을 개발한다. ‘니케’와 ‘스텔라 블레이드’ 등 지속 성장이 가능한 제품생애주기(PLC) 초기 단계의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의 대표작인 '니케'는 3인칭 슈팅(TPS) 게임 요소와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의 요소를 통합한 게임으로 높은 품질의 그래픽과 스토리 라인, 정기적인 대규모 콘텐츠 업데이트로 인기를 얻고 있다. 출시 이후 지금까지 누적 매출 1조 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관을 확장하고 주기적으로 콘텐츠를 업데이트해 게임 사용자들의 지속적인 참여를 끌어내는 전략으로 성공을 거뒀다.

글로벌 흥행 게임 2종 보유한 게임사

올 4월 출시된 신작 '스텔라 블레이드’도 국내 콘솔게임 역사상 가장 빠른 시간 내 100만 장 판매고를 돌파했다. 역동적인 플레이와 고품질 3차원(3D) 그래픽에 중점을 뒀다. 플레이스테이션5(이하 PS5) 플랫폼을 통해 출시된 액션 어드벤처 게임으로 미국, 영국, 캐나다, 일본 등 8개국에서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전문 평론 사이트인 메타크리틱 이용자 평가에서 역대 PS5 게임 중 1위인 9.2점의 평점을 기록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회사는 두 대표작의 PLC를 극대화하기 위해 고품질의 대규모 업데이트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6개월 단위로 이뤄지는 주년 이벤트와 여름 및 겨울의 계절 이벤트, 신년 이벤트, 타 IP와의 협업, 신규 스킨 출시 등을 통해 유저들의 관심을 꾸준히 유지하며 PLC를 연장하고 있다.

회사 측은 글로벌 게임 시장이 플랫폼을 불문하고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크로스 플랫폼 확장 역량을 바탕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게임 전문 시장조사기관 ‘뉴주(Newzoo)'에 따르면 2023년 모바일 플랫폼 서브컬처 게임 시장은 70억 달러 규모에서 2026년 PC로의 플랫폼 다변화를 통해 9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PC와 콘솔 플랫폼의 AAA급 액션 어드벤처 장르 게임 분야는 2023년 170억 달러에서 2026년 190억 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프트업은 국내 최고 수준의 개발진과 고효율 개발 프로세스를 갖추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프로젝트 인원이 적은 데도 불구하고 고품질의 게임을 저비용으로 빨리 출시해 높은 생산성을 구축했다. 이 회사의 개발자 1인당 매출 8억 원, 영업익 6억 원, 게임 업계 생산성 1위다.

시프트업은 다양한 장르와 플랫폼의 게임을 성공으로 이끌었던 역량을 갖춘 개발진이 게임 개발 각 분야를 이끌고 있다. 게임 제작 전반을 총괄하는 김형태 대표를 중심으로 ‘블레이드&소울’과 ‘로스트아크 M’ 등 게임 개발에 참여한 역량 있는 개발진들이 ‘니케’와 ‘스텔라 블레이드’ 등 후속작을 성공시켰다.

텐센트가 인정한 서브컬처 게임 강자

시프트업은 개발자 중심의 기업 문화를 바탕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IP도 확보하고 있다. 최첨단 그래픽 기술과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갖춘 개발 환경을 제공하고, 성과에 따른 유연한 보상 체계 등을 갖춰 100%의 시니어 개발자 유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AI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차기작 개발부터 시프트업만의 차별화된 AI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추가로 개발 효율성을 높이고, 제작 과정을 신속화할 수 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콘셉트화 단계에서부터 프로토타입 게임 플레이를 제작하는 사전제작 단계를 거쳐 방대한 코드를 활용해 작업을 자동화한 제작 단계와 포스트-프로덕션 단계에 이르기까지 각 개발 과정을 최적화할 수 있어, 고품질의 게임을 낮은 비용으로 빠르게 시장에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프트업은 최고의 성과와 비용 효율을 모두 얻을 수 있는 게임 개발 프로세스에 더해 게임 퍼블리셔의 기술과 품질관리(QA) 지원을 통해 게임 품질을 향상하고 있다. 이를 통해 평균적인 AAA급 게임과 비교했을 때 개발 기간은 3분의 2로, 투입 인력은 3분의 1로, 개발 비용도 3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 퍼블리싱은 유력한 글로벌 퍼블리셔인 텐센트와 플레이스테이션에 마케팅 등 서비스를 맡기고 있다.회사가 강점을 가진 게임 개발에 집중하고 있어 마케팅비나 마켓수수료 등의 변동비 지출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시프트업은 IP 경쟁력·개발 역량 통해 유리한 수익 구조를 갖추고 서비스 지역을 넓혀 추가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출시작들의 연이은 성공에 따라 탄탄한 재무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 가고 있다. 2022년 매출 약 661억 원에서 2023년 약 1686억 원으로 1년 만에 약 155%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대표작인 ‘니케’의 월간 이용자 수, 과금 이용자 수 비율, 과금 사용자당 평균 매출 등 성장 지표도 모두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증시 데뷔한 시프트업, 미소녀 게임으로 中 공략
증시 데뷔한 시프트업, 미소녀 게임으로 中 공략
중국 진출하는 '니케'…내년부터 실적 레벨업

회사는 ‘니케’와 ‘스텔라 블레이드’의 IP 경쟁력과 개발 역량을 인정받아 우호적인 퍼블리싱(게임 유통) 계약을 통해 유리한 수익 구조를 확보했다. 마케팅 비용도 퍼블리셔가 모두 부담하고 있어, 개발사와 퍼블리셔 간 수익 배분율에 있어 업계 평균보다 높은 수준을 확보하게 됐다. 이에 따라 차기작 출시 시에도 유리한 계약 조건을 가져올 수 있는 잠재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시프트업은 현재 출시된 대표작들의 IP 확장 전략을 통해 지속적이고 가시성 있는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니케’의 경우 신규 유저 유입과 유지율 증가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서비스 지역 확장도 계획 중이다. ‘스텔라 블레이드’는 PC 버전 등으로 플랫폼을 확장하고 시퀄(후속편) 출시를 통해 글로벌 프랜차이즈 IP로서의 밸류를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증권가는 시프트업의 적정 주가를 7만3000원대로 평가한다. 올해와 내년 실적 추정치를 기반으로 주가수익비율(PER) 24.3배를 적용했을 때 산출된 금액이다. 올해는 ‘니케’의 분기별 업데이트와 ‘스텔라 블레이드’ 효과로 매출 2593억 원, 영업이익 1842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은 ‘니케’의 중국 외자판호가 발급되고 ‘스텔라 블레이드’ PC 버전이 출시되면 매출은 4581억 원, 영업이익은 3320억 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증시 데뷔한 시프트업, 미소녀 게임으로 中 공략
전예진 한국경제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