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에는 어떤 가치가 있을까. 비트코인의 가격은 어떻게 정해지며, 그 본질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가상자산 따라잡기]
엘살바도르는 2021년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공식 채택했다. 법정통화 채택 2주년을 맞아 열린 고용 박람회에 전시된 비트코인 전시물. 사진=연합뉴스
엘살바도르는 2021년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공식 채택했다. 법정통화 채택 2주년을 맞아 열린 고용 박람회에 전시된 비트코인 전시물. 사진=연합뉴스
비트코인을 보는 관점은 다양하다. 비트코인 백서에 명기돼 있듯이 개인 간 전자 화폐 시스템의 일종으로 보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화폐라기보다는 자산의 일종인 디지털 금융 자산으로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잉여 전력의 금융화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존재하고, 4차 산업혁명 흐름의 상징적 징표 또는 무분별한 양적완화를 보완하기 위해 미국이 만들어낸 유동성 창구라는 시각도 있다.

이처럼 다양한 관점이 존재한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관심을 받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비트코인은 왜 가치가 있을 수 있고, 가격은 어떻게 정해지는지, 그리고 본질적으로 비트코인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가치’의 근원은 신뢰와 수용

비트코인은 화폐의 한 형태로 유통되거나 가치를 저장하는 자산으로 활용되며, 그에 따라 가격이 정해진다. 휴대성, 대체가능성, 희소성, 가분성, 공인성 등 돈의 특징도 가지고 있다. 비트코인은 법정화폐 또는 금, 은과 같이 물리적 특성에 의존하기보다는 수학적 특성에 의존한다. 이런 특징은 이용자들의 신뢰와 수용이 있기 때문에 발생한다. 결국 화폐의 기능이 국가와 사회의 신뢰와 수용에 근거하는 것과 유사하게 비트코인은 탈중앙화된 시스템에 의해 작동하지만 ‘신뢰와 수용’이라는 특징을 가졌기 때문에 가치가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필요한 물건을 사기 위해서는 돈을 내야 한다. 이때 지불해야 하는 돈의 양을 가격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재화 또는 서비스의 가격은 어떻게 정해질까.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수요는 어떤 상품을 일정한 가격에 구입하고자 하는 것이고, 공급은 어떤 상품을 일정한 가격에 팔고자 하는 것이다. 수요와 공급이 맞아 떨어지는 지점에서 가격이 정해진다. 비트코인도 마찬가지다.

수요와 공급은 늘어나거나 줄어들 수도 있다. 수요가 늘어나면 가격은 오르게 되고, 수요가 줄어들면 가격은 떨어지게 된다. 반대로 공급이 늘면 가격은 내리고, 공급이 줄어들면 가격은 오르게 된다. 상품의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큰 영향을 받는다.

비트코인은 블록체인을 활용한 시스템으로 총 공급량이 2100만 개로 최대 발행량이 정해져 있다. 창시자인 사토시 나카모토조차 이를 바꾸지 못하도록 설계돼 있다. 또 4년마다 도래하는 반감기를 통해 공급의 속도를 늦춰준다. 수요 측면에서는 가상자산 및 블록체인 관련 산업이 발전하고 성장함에 따라 비트코인의 대중화가 진행돼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 기관들이 참여하고 넘어서 국가까지 참여하게 된다면 수요량은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왜 비트코인 일까…다시 보는 가치와 장단점
P2P 방식의 새로운 화폐 시스템

그렇지만 세계가 발전하고 기술이 진보하면서 그 수요량이 꾸준히 증가할 것인지, 혹은 새로운 기술이 발견돼 패러다임을 바꿀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꾸준히 시장을 관찰하며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본질적으로 비트코인은 무엇이고, 어떤 것을 알아야 할까. 비트코인은 새로운 지불 시스템이자 완전한 디지털 화폐를 가능하게 하는 합의 네트워크다. 중앙 권력이나 중간 상인 없이, 사용자에 의해 작동하는 최초의 분권화된 P2P 지불망으로 작업증명(Proof Of Work·POW) 합의 알고리즘을 사용하고 있다. ‘비트코인’이라는 명칭은 컴퓨터의 단위를 뜻하는 비트(bit)와 화폐를 뜻하는 코인(coin)에서 유래됐다.

1990년대 정보기술(IT) 버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기존 중앙집중식 금융 시스템에 대한 비판과 회의가 커지는 시대적 배경 속에서 사토시 나카모토(개인 또는 집단)는 은행과 같은 중앙기구가 없더라도 네트워크 참여자들에 의해 P2P 방식으로 스스로 작동하는 새로운 화폐 시스템을 구상했다. 2008년 10월 31일 비트코인 백서를 작성했고, 2009년 1월 3일 비트코인 제네시스 블록을 생성했다. 이후 비트코인에서 활용된 블록체인 기술이 전파되며 다양한 가상자산이 등장하게 됐다.

비트코인의 특징은 우선 탈중앙화다. 통제하는 중앙은행 없이 비트코인 참여자에 의해 생태계가 구성되고 시스템이 작동한다는 것이다. 오픈소스 방식으로 누구나 비트코인 생태계에 참여 가능한 공개 P2P 시스템이 구축돼 그 누구도 비트코인 시스템 전체를 소유하거나 조종하지 않는다. 또 1990년대 처음으로 제시된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돼 누구나 비트코인을 사용할 수 있다. 국가에 국한되지 않고, 실시간으로 전 세계로 전송될 수 있다는 디지털의 특징도 보유하고 있다.

독점할 수 없는 비트코인 네트워크

반감기도 비트코인의 특징 중 하나다. 총 발행량이 2100만 개로 고정되며, 채산성은 4년마다 절반으로 감소하고 있다. 컴퓨터 연산능력을 활용해 암호화된 문제를 풀고, 이에 대한 인센티브로 비트코인을 받는다. 발행 후부터 현재까지 관리 주체가 정해져 있지 않음에도 큰 문제없이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으며, 위·변조 및 이중 지급의 위험이 없다.

언제든지 시장 가격으로 거래가 가능하다는 환가성을 지녔으며, 거래자의 개인정보를 제시하지 않고 거래자가 생성한 주소를 통해 주고받기 때문에 익명성이 강화돼 있다. 다만 주소의 생성자를 파악하면 거래자를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완전한 익명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독점적으로 소유할 수 있는 사람도 존재하지 않는다. 비트코인은 전 세계의 모든 비트코인 사용자에 의해 통제된다. 개발자들이 소프트웨어를 개선하고는 있지만, 모든 사용자가 사용할 소프트웨어와 버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따라서 개발자들이 비트코인 프로토콜에 대한 변화를 강요할 수 없다. 모든 사용자가 서로 호환되는 상태를 유지하려면 동일한 규칙을 준수하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야 한다. 비트코인은 모든 사용자가 완전히 합의해야만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 모든 사용자와 개발자에게는 이러한 합의를 지켜낼 만한 강력한 동기가 있다.

우리가 은행을 신뢰하고 사용하는 이유는 은행이 사람들의 거래 내역인 회계원장을 잘 관리하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은 네트워크에 연결된 사람들이 은행의 역할을 대신해 거래내역을 관리한다. 이를 ‘분산원장’이라고 하는데, 블록체인을 활용해 공동으로 회계원장을 관리한다고 이해하면 쉽다. 이 회계원장에는 지금까지 처리된 모든 거래가 포함돼 있어서, 사용자의 컴퓨터에서 모든 거래의 유효성을 검사할 수 있다. 각각의 거래는 모든 사용자가 자신의 비트코인 주소에서 비트코인을 보내는 것을 완전히 제어할 수 있도록 한다. 보내는 주소에 상응하는 디지털 서명으로 보호된다. 누구나 특수 하드웨어의 연산력을 활용해 거래를 처리하고 이 서비스에 대한 대가를 비트코인으로 얻을 수 있고, 이를 금 채굴에 빗대어 ‘채굴’이라고 표현한다.

10분마다 새로운 블록 생성

채굴은 거래를 처리하고, 네트워크를 안전하게 보호하며 시스템 내에 있는 모두의 일체 동기화를 유지하기 위해 컴퓨터의 연산능력을 사용하는 과정이다. 모든 국가에서 활동하는 채굴자들은 그 누구도 네트워크에 대한 지배권을 가지고 있지 않도록 해 완전히 분권화되도록 설계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금 채굴과는 다르게 비트코인 채굴은 안전한 지불 네트워크를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유용한 서비스에 대한 대가로 보상을 제공한다. 채굴은 2140년 마지막 비트코인이 발행된 후에도 필요할 것이다.

약 10분 동안 쌓인 비트코인 거래 기록은 서로 검증 과정을 거친 후 하나의 블록에 묶이게 된다. 이때 정해진 함수 문제를 가장 먼저 푼 채굴자에게 새로운 블록을 등록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되고, 비트코인을 보상받게 된다. 비트코인 블록은 10분에 한 개씩 생기는 셈이다. 채굴자가 많아질수록, 즉 컴퓨터의 연산량이 높을수록 함수 문제가 빨리 풀리므로 시스템에선 자동적으로 난이도가 조절된다. 즉, 해시레이트(채굴을 위한 연산처리능력을 측정하는 단위)의 상승은 난이도를 상승하게 만들고 채굴자 개개인들의 보상이 줄며,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하게 된다.

채굴량에는 반감기라는 것이 존재하는데 당초 블록 1개를 만들면 1BTC를 보상받았다면, 반감기 이후 블록 1개를 만들면 0.5BTC를 보상으로 받게 된다. 즉, 시간이 지날수록 채굴자는 많아지는데 반감기로 인해 보상은 더욱 줄어들게 된다. 과거 비트코인 해시레이트는 꾸준히 증가했고, 그에 따라 가격도 꾸준히 증가했다. 해시레이트가 증가하는 것은 그만큼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신뢰성과 보안이 더욱 강력해진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비트코인의 본질에 대해 알아봤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일 수 있지만 비트코인의 기본 개념을 다시 점검하며 가상자산의 본질을 돌이켜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왜 비트코인 일까…다시 보는 가치와 장단점
표상록 블록엑스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