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냑은 달콤한 포도이자 화사한 꽃이다

[주류 트렌드]
봄처럼 향긋한 코냑
1 Remy Martin 1738 Accord Royal | 레미 마틴은 1724년 첫선을 보인 이후 수 세기 동안 최상급 코냑 중 하나라는 위상을 지켜왔다. 그중 ‘레미 마틴 1738 어코드 로얄’은 1738년 당시 프랑스 왕 루이 15세가 레미 마틴 코냑의 우수성을 인정하고 포도 재배 면적을 확장할 수 있도록 예외적 특권을 준 것을 기념해 출시한 제품. 4~20년간 숙성시킨 그랑 상파뉴와 프티 상파뉴의 오드비(코냑 원액)를 블렌딩하고 독특하게도 토스팅한 오크통에서 숙성해 매끄럽고 균형감 있는 풍미를 지닌다.

2 Hennessy XO | 코냑 브랜드 가운데 특히 유명한 헤네시는 세계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할 정도. 그중 풍만한 곡선을 그리는 유리병 안에 담긴 ‘헤네시 XO’는 브랜드를 상징한다. 세계 최초의 X.O(Extra Old) 코냑이기 때문. 1870년 모리스 헤네시가 가족과 친지를 대접하기 위해 귀한 원액만을 엄선해 블렌딩한 것이 시초다. 맛도 병 모양만큼 풍성한데, 짧게는 10년에서 많게는 30년 이상 숙성한 100여 가지 오드비를 블렌딩해 만든다. 마치 좋은 위스키를 마실 때처럼 향신료와 참나무, 과일, 가죽 향과 꽃향기가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오랜 여운을 남긴다.

3 Ferrand Cognac 1840 Original Formula | 메종 페랑은 코냑업계의 신흥 강자다. 2025년 세계적 주류 전문 매거진 <드링크 인터내셔널>이 선정하는 ‘베스트셀링 및 톱 트렌딩 코냑 브랜드’ 순위에서 각각 3위와 2위에 랭크됐을 정도다. 인기 비결은 기존 코냑보다 알코올 함량이 높아 풍부한 맛을 낸다는 것. 그중 ‘페랑 1840 오리지널 포뮬러’는 19세기 코냑의 황금시대를 재현한 제품으로, 생기 넘치는 포도와 꿀 향, 향신료가 조화를 이룬다. 45%의 강렬한 알코올 함량은 일반적 코냑 음용법을 넘어 온더록스부터 칵테일까지 다양한 변주가 가능하다.
4 Martell Cordon Bleu | 1715년에 설립한 마르텔은 유명 코냑 브랜드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유구한 역사만큼 전설적인 ‘유산’도 많다. X.O급 ‘마르텔 꼬르동 블루’도 그중 하나. 1912년 처음 출시했으니 100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코냑 마니아들의 마음을 훔치고 있다. 100가지 이상 오더비에서 비롯한 복합적인 밸런스와 묵직하고 긴 여운이 매력. ‘꼬르동 블루’가 프랑스어로 최고 만찬을 뜻하는 만큼 유독 푸드 페어링이 뛰어난데, 생선류와 육류는 물론 케이크 같은 디저트와 사과, 치즈 등 종류를 가리지 않고 모두 잘 어울린다.


이승률 기자 ujh8817@hankyung.com | 사진 박원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