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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붉은 건물을 찾아보세요, 목단가옥 [MZ공간트렌드]

    한남동을 거닐다 보면 낮은 건물 사이로 솟아 있는 붉은 벽돌 건물을 만날 수 있다. 바로 레드 한남, 목단가옥이다. 도대체 뭐하는 곳인지 궁금해하는 사람들부터 건물 외관 사진을 열심히 찍는 사람들까지, 건물은 이목을 집중하기에 충분했다. 목단가옥은 외형만으로도 이미 한남동의 새로운 흐름을 주도하는 듯 보였다.전통적이고 이국적인 공간의 미이곳은 본래 2층 구조로 된 나전칠기 공방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를 4층짜리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된 것이 목단가옥이다. 직접 구운 10만 장의 벽돌을 하나씩 손으로 쌓아올렸다고 한 걸 생각하면, 건물이 '정성' 그 자체로 설명되는 듯하다.입구에 들어서면 물이 졸졸 흐르는 작은 샘물을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예로부터 사람들이 나누어 마시던 샘물로, 겨울에도 얼지 않고 지속적으로 흐르는 물이었다고. 건물을 새로 지을 때 목단가옥이 이를 복원했다. 샘물 소리에 이끌려 건물로 향하는 붉은 계단을 밟으면 1층으로 통하는 고풍스러운 옻칠 문이 나온다. 문을 열자마자 이곳이 과연 우리나라가 맞는지 두 눈을 의심하게 된다. 만약 우리나라가 맞으면 조선시대인 듯 보이고, 아니라고 하면 홍콩 혹은 중동의 알 수 없는 나라를 떠오르게 한다. 브런치 티카페로 운영되고 있는 1층에서는 화려한 인테리어에 놀란 건 잠시, 다채로운 음식으로 특별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특히 화려한 옻칠 작품과 자개, 타일로 완성된 인테리어는 사진을 찍고 싶은 예술혼을 자극하는 것만 같다. 어느 공간 하나 허투루 버리지 않은 이곳의 정성이 방문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목단가옥의 카페는 지하 1층에 마련돼 있다. 카페 벽면은 초록색

    2023.10.25 09:40:49

    붉은 건물을 찾아보세요, 목단가옥 [MZ공간트렌드]
  • “껍데기는 가라!” 알맹상점 서울역 리스테이션 [MZ공간트렌드]

    유독 극단적인 날씨가 기승을 부렸던 한 해였다. 벚꽃이 예년보다 일주일이나 일찍 개화했는가 하면 여름 내내 상상하지 못했던 불볕더위가 지속됐다. 그렇다고 겨울이 따뜻했던 것도 아니었다. 그간 우리가 환경 보호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에너지를 아끼고 분리 배출하고 텀블러를 사용하는 등 작지만 소중한 한 걸음을 내디딜 용기가 절실하다. 그 걸음을 성실히 내디딜 수 있게 해 주는 공간이 있다. 바로 제로 웨이스트 숍이다. 그중 망원동에서 처음 시작된 알맹상점은 동네 주민들은 물론 환경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으며 입소문이 퍼졌고 재작년에 2호점을 오픈했다. 도시의 에너지가 모이는 도심 한복판 서울역에 말이다.  옥상 정원에서 만나요캐리어를 끌고 어디론가 떠나는 사람들, 대형마트에 쇼핑하러 가는 외국인들을 지나 서울역 4층에 가면 새로운 공간을 마주할 수 있다. 바로 서울역 옥상 정원이다. 하늘이 뻥 뚫린 옥상에 조성된 잔디와 정원은 분주했던 마음을 가라앉게 만든다. 이곳에 유일하게 자리하고 있는 가게가 있으니 알맹상점 리스테이션이다. 초록빛 식물로 가득 덮인 건물은 한눈에 봐도 “친환경적이다!”라는 감탄을 자아낸다. 알맹상점 리스테이션에 들어서는 길목에서 이곳을 가리키는 간판을 볼 수 있다. 제로 웨이스트 숍답게 간판은 버려진 병뚜껑을 가득 채워 알록달록한 색을 완성했다.알맹상점은 과대 포장으로 인해 발생되는 불필요한 쓰레기는 줄이고 우리 삶에 꼭 필요한 ‘알맹이’만 골라 사용하자는 의미의 알맹상점이다. 망원동 알맹상점과 달리 알맹상점 리스테이션은 카페도

    2023.09.12 13:42:39

    “껍데기는 가라!” 알맹상점 서울역 리스테이션 [MZ공간트렌드]
  • 사랑방에 모여 앉아 도란도란, 홍건익 가옥 [MZ공간트렌드]

    사진 : 홍건익 가옥 제공입추가 지났지만 여전히 에어컨 없이는 살기 어려운 여름이다. 아무리 온난화를 넘어 열대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해도 이건 너무하다 싶을 정도다. 그렇다고 에어컨 바람에만 의지하자니 냉방병이 가만두지 않는다. 옛날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여름을 났던 걸까. 생각도 잠시. 한옥에 가면 뜨거운 햇빛 속에 움츠러들었던 진짜 바람이 ‘살랑’하고 지나간다. 그리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기만 해도 좋은 여유를 선사한다. 서촌 숨은 명소 홍건익 가옥에서 말이다. 서울시 민속 문화재 제33호경복궁역 1번 출입구로 나와 사직동주민센터로 가는 방향으로 걸어가다 보면 홍건익 가옥을 만날 수 있다. 가옥은 작은 꽃집과 카페 사이에 자리해 있다. 하지만 골목 안쪽에 있어 유심히 살펴보지 않으면 이곳을 발견하기 쉽지 않은 곳이다. 그래서 그럴까. 골목에 빼꼼히 얼굴을 내밀고 있는 한옥을 발견하자마자 유레카를 외치고 싶은 그런 이상한 한옥집이다.홍건익 가옥의 대문에 들어서기 전 이 가옥의 정체 등이 담긴 설명문을 볼 수 있다. 이곳은 1934년에서 1936년 사이에 만들어졌고 홍건익이라는 상인의 집이었다고 한다. 그는 상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히 어떤 일을 했느지, 어떤 사람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1935년 전후 일제강점기라는 뼈아픈 시간을 지나며 이 집이 탄생했다. 우리 것을 지키는 동시에 강제로 근대화돼야만 했던 그 시간을 이 한옥은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실제로 홍건익 가옥은 전통 한옥과 근대 한옥의 특징 모두를 갖추고 있다. 이에 건축적 가치는 물론 건축 당신의 기본 구조를 잘 유지하고 있다는 이유 등을 인정받아 2013년

    2023.08.17 15:27:26

    사랑방에 모여 앉아 도란도란, 홍건익 가옥 [MZ공간트렌드]
  • 신입생 여러분 환영합니다! 경리단길 남산대학 [MZ공간 트렌드]

    신입생 여러분 환영합니다!경리단길 남산대학망리단길·송리단길·해리단길·황리단길 등 다양한 ‘○○단길’들이 탄생하기 전에 이태원의 경리단길이 있었다. 힙의 상징이자 밀레니얼 세대들이 즐겨 찾던 곳으로, 주민들과 외국인들이 조화를 이루는 이색적인 동네였다. 길거리에 앉아 커피나 맥주를 즐기는 모습은 이곳의 풍경 중 하나였고 주택가 사이에 자리한 특별한 가게들을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했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단길’이 너무 많아진 탓일까. 단길들의 조상 격인 경리단길을 찾는 발걸음은 현저히 줄어들었다. 이에 공간 브랜드의 대표 주자 ‘글로우서울’이 나섰다. 경리단길에 대학 캠퍼스를 만들어 버렸다는 소식이다. 기상학과 호우주의보 내부. 기둥처럼 자리한 모니터에는 세계 기상 상황이 보인다. Ⓒglowseoul도시 재생을 위한 공간 브랜딩경리단길의 이름은 ‘육군중앙경리단’의 ‘경리단’에서 따왔다. 경리단 건물 자리에서 하얏트호텔 앞과 그 주변 골목을 의미하며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알려졌다. 2016년 이후 다양한 지역에서 경리단길을 따라 20개 이상의 단길이 생겨나면서 경리단길의 영향력이 이전과는 달라졌다. 특히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으로 인해 기존 소상공인들이 쫓겨나면서 거리 곳곳에는 ‘임대’라고 붙은 빈 건물들이 늘어났다. 젠트리피케이션은 어느 한 지역이 번성하면서 임대료가 올라 기존 주민이나 가게들이 이를 감당하지 못해 떠나는 현상을 뜻한다. 이에 글로우서울은 남산대학 프로젝트, 즉 경리단길 살리기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에 옮겼다.이처럼 글로우서울은 지역에 어울릴

    2023.07.18 16:20:23

    신입생 여러분 환영합니다! 경리단길 남산대학 [MZ공간 트렌드]
  • 추억이 아니라 취향입니다, 작은 연필 가게 ‘흑심’ [MZ공간트렌드]

    추억이 아닌 취향입니다작은 연필 가게 흑심- 연필의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는 레트로 숍‘추억’이라는 단어가 주는 정감이 있다. 하지만 추억은 추억일 뿐 지나간 것은 잊어버려야 한다고 말하기엔 아까운 물건들이 많다. 그중 하나가 연필이 아닐까. 쓸 때마다 나는 서걱서걱 연필심의 소리와 쓰다 보면 뭉툭해지는 연필 끝의 모양, 그리고 다시 연필깎이에 꽂아 혹은 칼로 결을 따라 깎아내는 과정까지. 짧고도 지난한 여정으로 뾰족한 촉을 얻게 되고 필기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 가치를 부여하고 연필이라는 취향을 존중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 있다. 연남동에 있는 ‘작은 연필 가게 흑심’이다.  과정의 미학시간이 되면 깎아야 되는 연필과 달리 펜은 한 자루도 다 쓰기 어려울 만큼 여유로운 잉크가 담겨 있다. 색·촉감·브랜드 등이 모두 다양하기 때문에 고르는 재미마저 쏠쏠하다. 지워지지 않는다는 가장 큰 단점도 수정 테이프를 활용하면 되고 나아가 지워지는 펜까지 나왔으니 ‘바쁘다 바빠 현대 사회’에서 연필 대신 펜을 선택할 이유는 충분해 보인다. 하지만 가끔은 연필이 그립기도 하다. 손에 흑심이 까맣게 묻은 줄도 모르고 깍두기 공책에 가나다라를 열심히 쓰고 잘못 써서 지우개로 박박 지우며 지우개 가루를 후 불던 그때가 새록새록 떠오를 때가 있다. 펜보다 가볍고 쓰고 지우기가 편하고 연필만이 지닌 색감이 연필꽂이에 연필 한두 자루씩 넣어 두게 만든다.하지만 작은 연필가게 흑심은 연필이 더는 추억의 뒤안길로 사라질 도구가 아니라고 말한다. 연필은 여전히 누군가에겐 필수품이자 누군가에겐 개인의 취향이기 때문이다. 바

    2023.06.18 10:53:51

    추억이 아니라 취향입니다, 작은 연필 가게 ‘흑심’ [MZ공간트렌드]
  • 잠깐 요 앞에 파리 좀 다녀올 게요, 한남동 아스티에 드 빌라트 [MZ공간 트렌드]

    ‘잔디를 밟지 마시오’라는 표지판을 보면 괜히 한 번 밟아 보고 싶은 청개구리 같은 심보 때문일까. 현생을 충실히 사는 것이 바빠 여행은 꿈도 꾸지 못할 때면 해외에 대한 로망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 마련이다. 이들을 위로하기라도 하듯 ‘아스티에 드 빌라트’는 파리 매장을 고스란히 서울로 옮겨 놓았다. 오랜 전통을 간직한 만큼 브랜드의 신념도, 매장의 분위기도 모두 ‘고유’할 따름이다.아스티에 드 빌라트의 전경(아스티에 드 빌라트 제공) 프랑스 파리가 통째로1996년 파리에서 시작된 아스티에 드 빌라트는 과거에서 얻은 예술적 영감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브랜드다. 디자이너인 이반 페리콜리와 베누아 아스티에 드 빌라트가 창립했고 식기류·향수·조명·가구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인다. 인테리어 소품에 대해 알 만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프랑스 여행 갈 때 꼭 들르는 매장 중 하나다. 그래서 그럴까. 한남동 플래그십 스토어가 생기자마자 줄을 서 들어가야 할 만큼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브랜드의 가장 특별한 점은 상품을 전통적인 방식에 착안해 만든다는 점이다. 제품들의 정체성 역시 18~19세기 프랑스 문화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현지에서는 파리지앵의 전통을 이어 받는 브랜드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라고 하니 브랜드 자체가 이미 프랑스인들의 삶을 대변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아스티에 드 빌라트의 2층에는 세라믹 제품을 만날 수 있다.(아스티에 드 빌라트 제공) 파리 매장을 그대로 재현하다아스티에 드 빌라트라는 브랜드를 잘 몰라도 매장을 스윽 한 번 둘러보면 그리 낯설지 않은 식기류가 눈에 들어올 것이다. 스누피 형상

    2023.05.23 10:39:22

    잠깐 요 앞에 파리 좀 다녀올 게요, 한남동 아스티에 드 빌라트 [MZ공간 트렌드]
  • ‘할메니얼’을 위한 약과 쇼룸, 북촌 ‘생과방’ [MZ공간트렌드]

    우리는 이상한 시대에 살고 있다. 누군가는 하루 한 푼도 안 쓰는 무지출 챌린지에 참여하고 있지만 누군가는 아침 일찍 오픈런까지 하며 명품을 구입한다. 개인이 모여 곧 트렌드를 만드는 시대다. 먹거리도 마찬가지다. 어릴 적 할머니가 입에 하나 넣어 줬음직한 간식을 줄 서서 사먹는 이들이 생겨났다. 이들의 집중 공략 대상은 바로 ‘약과’다.비밀스러운 약과의 세계할머니와 밀레니얼의 합성어 ‘할메니얼’은 할머니들이 선호하는 옛날 음식이나 옷을 즐기는 밀레니얼 세대를 일컫는다. 이들의 특징은 먹거리에서 잘 나타난다. 마카롱·치즈케이크·브라우니 등 유럽산 디저트 대신 전통 디저트를 찾는다. 그중에서도 할메니얼들의 원픽은 단연 약과가 아닐까. 이들의 욕구를 충족이라도 하듯이 약과 판매를 넘어 전시까지 한 쇼룸이 있다. 바로 북촌에 있는 약과 전문점 ‘생과방’이다.생과방은 안국역 3번 출입구에서 나와 가회동길로 쭉 걷다 보면 만날 수 있다. 아니, 사실 이곳은 그리 쉽게 발견할 수 없다. 낮은 주택과 주택 사이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을 만큼 좁은 골목을 지나야 생과방에 입성할 수 있다.고려 시대에는 약과의 인기가 아주 높았다. 약과로 인해 물가가 오르고 민생이 불안정해 약과 제조 금지령이 내려졌을 정도다. 하지만 조선시대에 와서 약과는 주로 왕실과 귀족들이 즐기던 귀한 별식으로 자리매김했다. 이후에도 의례·명절·잔칫상 등에 쓰일 정도로 약과는 귀한 음식 그리고 없어서는 안 될 간식으로 여겨졌다. 생과방은 고려 시대 약과를 몰래 만들었다는 사실을 오마주해 비밀스러운 장소에 만들어졌다. 과거에서 영감을

    2023.04.26 10:08:50

    ‘할메니얼’을 위한 약과 쇼룸, 북촌 ‘생과방’ [MZ공간트렌드]
  • “재즈를 수혈하세요” 코튼 클럽 사운즈 한남[MZ공간 트렌드]

    2016년 겨울 개봉된 뮤지컬 영화 ‘라라랜드’는 환상적인 음악 연출로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이 영화 속 의미 있는 장소를 꼽자면 단연 재즈클럽 아닐까. 서울 한복판에서도 ‘라라랜드’를 연상케 하는 재즈클럽을 만날 수 있다. 미국인가 싶을 정도로 이국적인 분위기에 ‘불금’을 맡겨 본다.  ◆사운즈 한남을 찾아서‘코튼 클럽 사운즈 한남’에 가기 위해선 한남동의 대표 복합 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한 사운즈 한남으로 가면 된다. 사운즈 한남은 카카오의 자회사인 제이오에이치(JOH)가 만든 복합 문화 공간으로, 도심 속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을 제안한다. 1983㎡(600평)대에 달하는 이 건물은 특이하게도 중앙에 소규모 광장이 있고 그 주변에 가게들이 블록형으로 자리해 있다. 이곳은 서점·카페·식음료점을 비롯한 각종 다양한 브랜드로 채워져 있다.코튼 클럽은 사운즈 한남 5층에 자리하고 있다. 재즈 공연을 볼 수 있다고 해서 넓은 공연장을 상상했다면 오산이다. 이곳은 좁은 공간에 처음 보는 사람들과 옹기종기 모여 재즈 공연을 감상하는 곳이다. 1919년 미국에 금주법이 제정됐던 시절, 숨어서 술을 마시던 사람들처럼 숨어서 재즈를 보러 온 기분이랄까….무대를 비롯한 벽면에 쳐져 있는 붉은 커튼이 이곳의 분위기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튼(cotton)이 아니라 커튼(curtain)이 아닐까 자꾸만 간판의 글씨를 다시 읽어 보게 될 정도다. 공연을 하지 않는 브레이크 타임에는 붉은 커튼 속에 숨어 있던 흰색 벽면이 나타나고 빔 프로젝터 영상이 비쳐진다. 재즈 음악과 관련된 영화·공연 등의 영상이 나오면서 모든

    2023.03.24 10:16:42

    “재즈를 수혈하세요” 코튼 클럽 사운즈 한남[MZ공간 트렌드]
  • 궁 안에서 만나는 식물원, 창경궁 대온실[MZ공간 트렌드]

    봄이 오기 전이 가장 춥다고 했던가. 찬바람을 잠시 피할 여유를 창경궁 안에서 찾았다. 바로 한국 최초의 서양식 식물원 대온실이다. 현대에 와서 만들어진 공간이라고 오해할 만큼 세련됐지만 사실 대한제국 때 만들어진 오래된 건물이다. 이 특별함 때문일까. 많은 이들이 온실의 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추운 겨울과 따뜻한 봄, 두 계절을 품은 특이하고 매력적인 공간이 아닐 수 없다.  최초 서양식 식물원혜화역으로 나와 서울대병원 뒤쪽으로 걷다 보면 창경궁을 만날 수 있다. 창경궁은 1418년 왕위에 오른 세종이 생존한 상왕인 태종을 모시기 위해 지은 궁이다. 오랜 시간 그 자리를 지킨 만큼 창경궁은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임진왜란(1592) 때는 궁이 불에 탔고 인조 2년(1624) 이괄의 난으로 또다시 소실됐다. 창경궁은 여러 복원을 거듭하며 궁궐로서의 위상을 지켜 왔다. 하지만 1907년 순종이 즉위하면서 크게 훼손되는 사건을 맞이하게 된다. 순종은 즉위 즉시 거처를 덕수궁에서 창경궁 바로 옆의 창덕궁으로 옮겼고 일제는 그를 위로한다는 명목으로 창경궁의 전각을 헐고 동물원과 식물원을 만들었다.창경궁의 대온실은 그때 지어진 식물원으로, 일제가 조선 왕조의 격을 떨어뜨리고 놀림거리로 만들기 위해 만든 것이다. 궁내 전각 60여 채를 헐어낸 자리에 일본식 건물을 만들고 벚꽃을 심었다. 또한 일제는 창경궁의 명칭을 창경원이라고 이름을 바꿔 격하시킨 다음 일반 시민에게 개방했다.그런 창경궁은 광복 40여 년이 지나서야 옛 모습을 되찾을 수 있었다. 1984년 창경궁 복원 계획에 따라 대온실과 창고를 뺀 부속 건축물은 철거되거나 과천대공원으로 옮겨졌다. 벚나무들은

    2023.03.01 09:38:25

    궁 안에서 만나는 식물원, 창경궁 대온실[MZ공간 트렌드]
  • 생각을 향유하는 공간, 북카페 ‘수연목서’ [MZ공간트렌드]

    경기도 여주와 광주 그리고 양평 그 사이 어딘가의 좁은 도로를 비집고 들어가다 보면 붉은 벽돌의 쌍둥이 건물을 만날 수 있다. 어쩐지 단조로워 보이지만 멋스러운 건물은 누구나 한 번쯤 뒤를 돌아보게 했다. 그리고 그 공간을 누리고 싶은 욕구를 자극한다.   "뭐하는 건물이에요?"붉은색 벽돌 건물로 지어진 수연목서는 총 두 건물로 이뤄져 있다. 한쪽은 목공 스튜디오로, 다른 한쪽은 북카페로 운영 중이다. 본래 이 두 건물은 모두 사진을 찍고 나무를 다루는 작업자들을 위한 공간이었다. 하지만 점차 이웃 주민들과 그곳을 지나던 행인들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여러 문의를 받게 됐다. 도대체 어떤 용도의 건물인지에 대한 질문이었다. 호기심은 결국 일반인들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기에 이르렀다. 작업물을 전시하기로 했던 공간을 책과 커피를 만날 수 있는 북카페로 운영하게 된 것이다.수연목서가 본격적으로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21년 한국건축문화대상에서 우수상을 차지하면서부터다. 수연목서의 우수상 수상 경위에는 ‘담담하면서 명쾌한 건물’이라고 밝히고 있다. 단조로운 형태지만 절대 심심하지 않은 건축에서 아름다움이 새어 나온 것이다. 건축이 주는 미학은 서울 근교로의 나들이를 나온 가족들, 데이트하는 연인들의 발걸음을 향하게 만들었다.직접 만든 마그네틱과 북마크를 판매하고 있다.   나무와 책의 공간 건축주이자 주인장인 최수연 씨가 처음 이 공간을 구상한 것은 단순히 작업 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땅을 보고 여러 콘셉트를 구상해 보던 차에 그는 유럽 여행을 떠나게 됐다. 여행 멤버 중 한 명인

    2023.01.30 09:41:38

    생각을 향유하는 공간, 북카페 ‘수연목서’ [MZ공간트렌드]
  • 창작자들을 위한 도구 집합소, 문구점 ‘포인트 오브 뷰’[MZ공간트렌드]

    과거 어린이들의 꿈과 희망이 샘솟던 공간인 문구점. 용돈이 생기면 가장 먼저 달려가던 문구점에 대한 추억은 누구나 하나쯤은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초등학교 정문과 후문에 자리한 문구점은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랴’는 속담에 딱 맞는 상황을 연출해 왔다. 필요한 준비물이 있든 없든 하굣길이면 새로 나온 학용품이 없는지 두리번거리는 초등학생들의 모습은 너무나도 당연한 풍경이었다.하지만 슬프게도 그런 문구점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10여 년 전만 해도 1만6000개에 달하던 문구점이 전국 8000개 정도로 줄어든 것이다. 해마다 500개 문구점들이 문을 닫는 실정이다. 대형 마트들에서 문구류를 구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커머스를 통해 문구류를 최저가에 구할 수 있다는 점이 그 원인으로 꼽힌다. 소비 형태가 변하면서 당연했던 풍경도 점차 변화하는 중인 것이다. 이제는 문구점이 없는 초등학교도 여럿 보일 정도다. 하지만 그럴수록 문구점에 대한 향수는 점차 진해지는 법. 이제는 성인이 된 이들이 학교 준비물이 아닌 창작자로서 문구점을 찾는다.  아날로그가 필요한 어른들에게우리는 어떤 작업을 하든 PC·스마트폰·태블릿을 거치지 않을 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 연필을 어떻게 쥐었는지 잊어버렸을 정도로 키보드에 익숙해진 우리는 간혹 이름이라도 쓸라 치면 ‘내가 이렇게 악필이었나’라는 조금의 자괴감이 찾아오기도 한다. 물론 키보드 작업의 편리함을 따라올 수 없지만 가끔은 정성스러운 손글씨가 그립기도 하다.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아날로그적 감성을 잃지 않기를 바라는 문구 편집숍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그중

    2022.12.12 14:18:10

    창작자들을 위한 도구 집합소, 문구점 ‘포인트 오브 뷰’[MZ공간트렌드]
  • 이래봬도 ‘공공 도서관’입니다, 손기정문화도서관 [MZ 공간]

     중구에는 손기정 체육공원이 있다. 누군가는 달리기 위해, 누군가는 축구를 하기 위해 찾는 체육공원 구석에 벽돌로 만들어진 작은 도서관이 있다. 작은 정자가 있고 커다란 은행나무가 있는 이곳은 어디에든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을 것만 같다. 이 공간에 책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정겨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물결치는 책장손기정문화도서관은 작년 11월 기존의 작은 도서관을 3배 확장해 공공 도서관으로 승격시켰다. 걸어서 3분이면 서울로 7017에 닿을 수 있고 옛 서울역사 옥상으로 바로 연결되는 공중보행길로도 쉽게 갈 수 있어 높은 접근성을 자랑한다.손기정문화도서관은 붉은 벽돌로 만들어져 있다. 벽은 담쟁이덩굴로 감싸져 있어서 그럴까. 어쩐지 시골에 온 듯한 한적함이 느껴진다. 오래된 건물 분위기와 달리 도서관 내부는 가히 현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현대적’이라는 것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들 사이에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사진을 찍기 좋은 곳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진을 찍기 좋은 스폿은 도서관 입구 앞 작은 분수다. 이름은 ‘물의 정원’이다. 작은 수영장을 가져다 놓은 듯한 분수에는 사람의 목소리도, 음악 소리도 없이 졸졸 시냇물 흐르는 소리만 울려 퍼진다. 분수마저도 이곳에서는 자연의 일부라고 해도 크게 이상하지 않다. 물의 정원과 통유리 사이에 작은 복도가 있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그곳에 앉아 독서를 즐겨 보길 권한다. 선선한 바람과 분수의 작은 윤슬(햇빛이나 달빛에 비쳐 반짝이는 잔물결)이 공간이 주는 위로를 경험할 수 있다.1층 라운지는 카페로 만들어졌지만 현재 운영을 잠시 멈춘 상태다. 그 대신 음악회 등 다

    2022.11.28 15:26:54

    이래봬도 ‘공공 도서관’입니다, 손기정문화도서관 [MZ 공간]
  • [MZ 공간 트렌드] 영화관이 불시착했다, 라이카시네마

    우리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대에 살고 있다. 넷플릭스·왓챠·티빙·웨이브·쿠팡플레이 등 적으면 한 개, 많으면 서너 개까지 OTT를 구독하지 않는 사람을 찾기 어렵다. 구독 서비스가 생겨나면서 자연스레 영화관을 찾는 발길이 줄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으로 다중 시설에 대한 거부감이 생긴 탓일까. 하지만 2021년 1월 코로나19 사태가 가장 극심한 시기에 연희동에 한 영화관이 문을 열었다. 그것도 그냥 영화관이 아니라 독립 예술 영화관이다. 영화관이라는 공간의 가치가 변화하고 있는 요즘, 라이카시네마의 존재가 어쩐지 특별하게 느껴진다.  소규모 대면 시대를 꿈꾸다올해 9월 개봉된 뮤지컬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에는 주인공 오세연(염정아 분)과 남편 강진봉(류승룡 분)이 처음 만났던 장소로 서울극장이 등장한다. 두 사람은 극장 앞에서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르고 데이트를 회상한다. 1980년대 향수를 대변할 만한 장소로 채택될 만큼 서울극장은 40년간 문화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하지만 이곳은 코로나19 사태의 후폭풍으로 2021년 8월 31일 영업을 종료했다. 이제는 극장에서 모르는 사람들과 모여 영화를 보는 게 아닌 집에서도 최신 영화를 충분히 즐길 수 있어 오랜 영화관들의 본래 기능을 잃게 된 것이다. 영화관이 사라지고 있는 이때 라이카시네마는 ‘연희동 최초 예술 영화관’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등장했다.라이카시네마가 들어선 스페이스독(SPACEDOG)은 회색빛 콘크리트 건물로 무장한 채 연희교차로 골목에 자리해 있다. 라이카시네마는 39석의 소규모 극장으로, 주로 독립영화·예술영화 등을 상영한다. 광화

    2022.11.01 10:18:10

    [MZ 공간 트렌드] 영화관이 불시착했다, 라이카시네마
  • 과거와 현재를 잇는 공간의 가치, 보안여관 [MZ 공간 트렌드]

    경복궁역 4번 출입구로 나와 궁궐 돌담길을 따라 걷다보면 통의동에 닿게 된다. 한복 체험을 하는 외국인들, 체험 학습을 나온 중고등학생들 등이 눈에 띈다. 이들을 지나면 낮은 건물들 사이로 ‘보안여관’이라고 쓰여 있는 낡은 간판 하나를 볼 수 있다. 간판은 레트로 감성을 좇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노린 마케팅의 일환일까 의심하게 하지만 이곳은 1936년부터 2004년까지 실제로 운영된 여관이다. 지킬 보(保), 편안한 안(安), ‘손님의 안전을 지킨다’는 이 공간을 설명할 때 빠질 수 없는 수식어가 있다. 바로 ‘문학인들의 아지트’였다는 것이다. 문학의 시작점“1936년 가을, 함형수와 나는 둘이 같이 통의동 보안여관이라는 데서 기거하면서 김동리·김달진·오장환 등과 함께 ‘시인부락’이라는 동인지를 꾸며내게 되었다.”서정주 시인은 시 전문지 ‘시인부락’이 통의동 3번지, 보안여관에서 창간됐다고 자서전에서 밝혔다. 1936년 11월, 12명의 젊은 시인들에 의해 만들어진 ‘시인부락’은 1년 만에 통권 5호로 종간지됐만 인간주의적 순수문학을 다루며 생명을 탐구했다는 가치를 인정받아 문학사적으로 귀중한 사료로 남게 됐다.한국의 근대식 여관은 1910년 이후 일제의 식민지 정책으로 도시와 함께 번성하게 됐다. 당시 여관의 역할은 잠을 자야 한다는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공간이었을 터. 하지만 보안여관은 쉼의 공간, 방이라는 명제를 넘어 시인·작가 등이 장기 투숙하며 예술혼을 불태운 곳이다. 보안여관은 서정주·김동리·김달진·오장환뿐만 아니라 이상·이중섭·구본웅 같은 문인·화가들도

    2022.10.26 09:46:18

    과거와 현재를 잇는 공간의 가치, 보안여관 [MZ 공간 트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