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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자일 경영’ 성공 위한 세 가지 포인트[박찬희의 경영 전략]
[경영 전략]전략은 미래를 만드는 일이다. 크고 중요한 일이니 미리 알아보고 구체적인 목표와 실행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거대하고 복잡한 회사일수록 미리 손발을 맞춰 보고 빈틈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투자자와 이해관계인을 설득하고 정책 환경도 호의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하지만 현실에서는 달라진 세상에 맞지도 않는 계획을 들이대며 황당한 목표를 우겨대거나 시도 때도 없이 진행 상황을 따지며 간섭하는 ‘그들만의 권력’이 되는 경우도 있다. 현장에서 직접 일하는 사람들의 투박한 목소리는 ‘게으른 푸념’으로 폄훼되고 경영자는 그럴듯한 전문 용어로 포장된 보고서와 발표, 가지런히 맞춰진 숫자에 중독돼 간다.미리 내다보고 준비하는 전략의 묘를 살리면서 철 지난 계획을 우겨대는 꽉 막힌 경영을 막아내는 것은 세상 모든 경영자의 고민이다. 애자일 경영은 이런 고민에 나름의 답을 제시한다. 직접 일하는 과정에서 마주치는 문제들을 풀어가면서 계획 자체를 수정하고 사업 모델을 진화시키기 때문이다. 그런데 늘 바뀌는 목표와 전략으로 어떻게 구성원들을 이끌어 갈지 생각하면 막막한 것도 사실이다. 목표와 전략은 바꾸면 그만?철 지난 전략 계획을 들이대며 목표 달성을 강요하는 꽉 막힌 경영은 망하는 지름길이다. 애자일 경영의 전도사들은 작은 실천들 속에서 빠르게 배우고 수정해 가는 유연하고 민첩한 전략 개념을 제안한다. 장거리 항해에서 목적지와 일정이 있더라도 태풍과 해류 변화를 만나면 수시로 항로를 고쳐 잡아야 한다는 얘기다.그런데 조금 해보다 안 되면 전략을 바꾸고 나아가 목표 자체도 쉽게 바꾸면 회사는 어떻게 될까. 조금 어려운
2022.08.09 06: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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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경영자가 멍청한 판단을 하는 이유 [박찬희의 경영 전략]
[경영 전략]전략은 크고 중요한, 잘못하면 돌이키기 어려운 일이다. 자칫 그릇된 판단을 하면 기업의(혹은 나라의) 운명이 흔들리니 미리 세심하게 알아보고 준비해야 한다. 경영 전략의 다양한 기법들은 이런 중요한 결정을 위해 개발됐다.그런데 정보 수집과 전략 판단은 사람이 하는 일이라 완벽할 수 없다. 전쟁이든 사업이든 멍청한 짓만 덜해도 이긴다는 얘기도 있듯이 세상일은 무수히 많은 실수들이 맞물려 돌아간다. 탁월한 전략과 리더십, 치밀한 정보 판단은 성공의 기록을 포장한 경우가 더 많다.무엇을 어떻게 하면 멍청한 짓을 덜할 수 있을까. 심리학 분야의 연구들은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이 갖는 ‘마음의 빈틈’을 보여준다. 아무리 훌륭한 경영자도 자신의 잘못을 맞닥뜨리기 싫고 잘하고 있다는 듣기 좋은 얘기를 찾는다.자기 마음대로 안 되는 세상에서 유리한 상황을 가져다 준 ‘운(運)’이 앞으로도 계속된다고 믿다 보면 더욱 과감한(사실은 무모한) 도박에 나서기도 한다. 마음의 빈틈을 찾아 잘못된 판단을 막아 내는 전략의 지혜를 생각해 보자. 카너먼의 ‘체계적 오류’현대 경제학은 인간이 소비나 투자에서 최선의 합리적 선택을 한다는 가정에서 시작한다. 이 합리성이 정보 비용이나 인지 능력의 한계 때문에 ‘제한된 합리성’을 갖는다는 해석도 있지만 이는 주어진 상황 조건에서의 합리적 행동이라고 볼 수도 있다.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은 이와 달리 인간은(어쩌다 하는 비체계적 오류가 아니라) 체계적으로 편향된 의사 결정을 한다는 점을 다양한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한평생 경제학의 가정이 틀렸음을 밝힌 카너먼은 그 공로로 노벨 경
2022.06.14 06: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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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 경영 닻 올린 현대중공업그룹…‘정기선 체제’ 속도
[비즈니스 포커스]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의 장남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이 지난 10월 12일 사장으로 승진했다. 정 사장은 그동안 그룹을 이끌어 왔던 전문 경영인 권오갑 회장과 현대중공업지주 공동 대표를 맡게 됐다. 조선 부문 중간 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 대표도 겸임한다. 현대중공업그룹의 3세 경영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따라 조선·에너지·건설 기계 등 그룹 주력 사업의 확장은 물론 정 사장이 주도하던 수소·인공지능(AI)·로봇 등의 신사업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그룹 미래 먹거리 직접 챙기는 정기선 사장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한국조선해양 사장은 1982년생으로 대일외국어고를 졸업한 후 연세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뒤 2013년 현대중공업 경영기획팀 수석부장으로 입사했다. 2017년부터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 현대중공업 선박·해양 영업본부 대표,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를 겸임하며 수소·AI·로봇 등의 신사업 발굴과 투자를 주도해 왔다.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 3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 기업 아람코와 수소·암모니아 사업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정 사장은 이 자리에서 아흐마드 알 사디 아람코 테크니컬 서비스 부문 수석부사장과 협약서에 서명했다. 양 사는 협약을 통해 친환경 수소와 암모니아 활용을 위한 공동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다.현대오일뱅크는 아람코에서 수입한 액화석유가스(LPG)를 통해 블루 수소를 생산해 탈황 설비에 활용하거나 차량·발전
2021.10.29 06: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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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경영, 인지 부조화의 불안함을 소통으로 해소하라
[서평] 황금률을 버려라 김병호 지음 | 한국경제신문i | 1만6000원 기업을 운영하는 경영자는 어느 하루도 편안한 날이 없다. 매년 위기의 한 해였다고 회고하며 부족한 성과의 이유를 찾게 된다. 실제로 경영자의 관점에서는 모든 환경이 어렵게만 느껴질 수 있다. 더구나 현시대와 같이 경쟁의 공간적 경계가 무너진 상황에서는 무한한 위협의 두려움에 불안해지며 초조함이 더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리더는 아무리 어려운 여건에서도 희망을 만들어...
2021.02.05 08:4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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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야구단 매각의 ‘숨은 1인치’… ‘사업 재편’과 ‘사회적 가치’
[박찬희의 경영 전략]SK와이번스 야구단이 신세계그룹 이마트에 전격 매각됐다. 2007년 첫 우승 이후 한국프로야구(KBO) 리그의 강자로 군림하며 ‘스포테인먼트’의 선두 주자였던 구단이었기 때문에 팬들의 놀라움이 더욱 크다. 이를 두고 미디어는 물론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서도 참신한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전략 경영의 시각에서 이번 매각 사례를 연구해 보자.사업 재편에 대한 시장의 요구최근 세계 주요 통신 사업자들은 본업 이외의 사업들을 분할해 투자를 유치하거나 매각하는 사업 분할과 재편을 진행하고 있다. 콘텐츠·핀테크·인공지능(AI) 등 사업 내용이 좋다면 일단 갖고 있는 통신망에 얹어 수익 구조를 확보한 후 각각 독립시켜 투자를 유치하거나 매각하고 그 돈으로 ‘모빌리티 시대’에 필요한 지능형 통신망이나 위성 통신 체제를 개발하는 데 쓰는 추세다.2000년대 들어 통신과 미디어가 본격적으로 융합되면서 통신사들의 사업 구조가 복잡해졌다. 인터넷과 모바일의 생태계가 대형 플랫폼 사업자들과 디바이스 업체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콘텐츠 사업자들이 가세하자 졸지에 ‘데이터 파이프라인’으로 전락할까 우려한 통신사들이 다양한 사업들에 투자하거나 직접 경영에 참여한 결과다. 그 성과는 회사마다 엇갈리지만 전기나 도로 같이 안정된 수익을 기대하고 투자한 쪽에서는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 스포츠 팀에 대한 대주주나 최고경영자(CEO)의 관심은(사실 관계를 떠나) ‘회삿돈으로 취미 활동한다’는 오해를 사는 경우가 있어 투자자들의 시선은 더욱 싸늘하다. SK야구단의 모기업인 SK텔레콤 역시 이런 시장의 현실에
2021.02.02 08: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