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제 65호 (1997년 03월 04일)

'중 미래 낙관' 한-중관계 변화없다

기사입력 2006.09.04 오전 11:59

2월 19일 중국 권력의 상징적 핵심인물이요 개혁·개방의 총설계사인 덩샤오핑이 93세를 일기로 사망하였다. 그동안 꾸준히 사망설이나돌았기 때문에 덩 사망의 충격은 그리 크진 않았지만 전세계는덩사후의 후계구도, 중국 정치·경제의 증가된 불확실성, 그리고그것이 자국에 미치는 제반 영향을 파악, 대응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우리 정부나 기업의 입장에서도 포스트 덩시대의 중국의새로운 진로 선택에 맞추어 대중 경제교류 구도의 내용을 정비해야할 때이다.많은 사람들은 장쩌민 후계체제가 포스트 덩시대를 일단 인계받아개혁·개방정책을 지속적으로 수행할 것으로 믿고 있다. 개혁·개방정책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는 논거로는 시장지향형 경제개혁·개방의 실수혜자가 당·정 고위층이고 중국경제의 시장화·개방화가 상당히 진전되어 중단의 기회비용이 큰데다가 좌경 보수파가 집권한다 할지라도 개혁·개방은 계속될 수밖에 없는 체제적관성(systemic inertia)과 유인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 8명의 장정세대중 팽진 등 3명 남아

문제는 앞으로 중국의 개혁·개방정책의 속도 방향 범위 심도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변화될지에 관한 것이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덩이라는 권력균형자가 없는 상황하에서 중남해 권력투쟁이 서서히고개를 들 것이고 개혁·개방의 방법론 논쟁이 가열됨에 따라 대내외 정책 수행상의 진폭과 불연속성이 커질 것이라는 점이다.실제로 향후 6개월여 동안에는 당주도하에 국민 및 사회의 재통합을 위한 대대적인 정치적 학습이 강화되거나 각 정치파벌간의 세력및 이해의 조정을 위한 정풍운동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또한 지금까지의 경제효율위주의 정책을 수정, 지역간 소득격차를 축소하고 사회적 형평을 개선하기 위한 보완조치가 실행될 수도 있을 것이며 중국의 거시경제정책도 덩 사망전 보다 보수적으로 운용될 소지가 높다.이는 덩 사망에도 불구하고 중국 개혁·개방정책의 기조가 흔들리지 않을 것이나 당·정내의 분위기가 일시적으로 경색됨을 의미한다. 따라서 우리의 대중 경제교류에 주는 충격효과(shockeffect)도 그리 크지 않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보다 중요한 사실은 현재의 한-중 경제관계가 중국과 한국의 몇 몇 지도자에 의해좌지우지되는 단계는 지났으며 덩 사망이전에 양국 정부와 기업이나름대로 대비책을 수립해 놓은 것도 충격의 흡수에 기여했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대중 경제교류의 확대추이는 앞으로도 지속될것이며 양국간 교류패턴도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실제로 한중간의 경제교류는 지난 92년 8월 수교이후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왔다. 96년 한국의 대중수출은 1백10억달러, 수입은84억달러로 교역규모가 수교후 4년사이 3배인 1백94억달러로 증가했으며 이제 중국은 한국의 세번째, 한국은 중국의 네번째 교역상대국으로 부상했다.

중국에 대한 직접투자 역시 91년에는 69건, 4천2백50만달러에 그쳤으나 96년 1~10월 동안에는 7백30건, 13억5천1백32만달러로 증가하였다. 투자규모와 동기도 변화해 수교전후만해도 중소기업에 의한1백만달러 미만의 원가절감형 투자가 주종을 이루었으나 93년 이후에는 국내 굴지의 기업그룹들에 의한 내수시장 개척형 대규모 투자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그러나 이같은 무역·투자면의 교류확대추이에도 불구하고 포스트덩시대 문제점과 불안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중국내의 전반적 분위기가 냉각됨에 따라 향후 6개월 내지 1년의 기간동안에는중국 당·정지도부가 국내 정치적 문제의 해결에 치우친 나머지 거시경제정책, 대외통상정책, 투자유치 및 수입정책에 많은 신경을쓸 여유가 없고 정치적 조정 분위기로 인해 모든 대내외 정책들이덩사망전보다 보수적으로 신중하게 운영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중국내 설비투자 및 건설 증가율의 둔화, 중국 GDP의 실질성장률의둔화(작년의 9.7%에서 7~8%대로)로 이어질 것이고 한-중 경제협력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97년도 우리의 대중 무역·투자의 증가율은 덩사망 전인96년보다는 다소 둔화될 것이다. 우리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 무신용장거래의 대중 수출에 대한 신중자세 역시 우리의 대중 수출·투자의 증가율 둔화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더욱이 금년 하반기에는제15차 당대표 대회가 열리므로 장쩌민 후계체제의 강화를 둘러싼당과 중앙정부의 내부 권력투쟁과 세력의 재결집이 이루어질 것이고 우리의 대중 경제교류에도 구조적인 변화가 발생할 것이다. 장쩌민 리펑 챠오시 완리 등과 같은 포스트 덩시대의 예비 실세들간의 역학관계 변화는 중국 중앙정부 유관부서간의 대내적인 조정능력의 약화로 이루어질 것이고 이는 정치적 불확실성의 증대와 맞물려 무역·투자유치정책 면의 합리성과 예측가능성을 저해할 것이다.이같은 과도기적 조정능력 약화 현상은 장쩌민의 정국 장악능력에대한 평가가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집단지도체제의 내부결속력이약화되어 새로운 합종·연횡이 펼쳐질 2~3년후에 특히 심해질 것으로 보이는데 중앙정부의 통제력 약화를 틈탄 지방정부 관리들의 자의적 법규해석, 뇌물수수, 준조세의 부과, 위법행위, 대출대금 조기회수 등의 행태가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장-리 후계체제의불안으로 인민폐의 대달러 가치가 일시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며 지방에 따라서는 조세·금융관련 투자환경이 경색·악화되어 외국인투자가 일시적으로 감소할 수 있다.이는 결국 덩사망이 중장기적으로는 우리의 대중 투자·무역 등 경제교류의 구조변화에 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 기업의 입장에서는 덩사망 전의 안정된 정치상황에서 보다 훨씬민활하게 대응하여 대중 시장접근전략, 경제교류의 구도와 내용을조정하여야 함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는 정국불안에 따른 가격·환율의 불안정, 투자과실 송금상의 애로와 환리스크의 증가, 대출·무역통제의 강화에 따른 수입계약 취소나 L/C 대금결제 보류·연기사태 등에 대한 정보수집능력을 높이고 대비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 대중 경제교류 충격 크지 않아

또한 중국 당·정내 인맥의 변화, 분권화 추이 등을 감안할 때 중앙정부보다는 대정부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크고 당·정·군에 많은인맥이 형성되어 있는 상해 사천 요녕 산동 등 지방정부와의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며 특히 지방 토착세력과의 관계를돈독히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하다 할 것이다. 또한 3천만달러이상의 대형투자나 내륙의 자원개발·인프라투자 등 중앙정부의 허가나 심사를 요하는 투자사업의 경우 경제적 타당성 검토와 함께정치적 리스크 평가를 병행하여 신중히 추진해야 할것이다. 그리고포스트 덩체제가 안정될 때까지는 중앙정부의 허가·심사를 요하는3천만달러 이상의 대형 투자, 내륙의 자원개발·인프라투자사업 등에 대해서는 경제적 타당성 검토와 함께 정치리스크 평가를 병행하여 신중히 추진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덩의 사망과 그에 따른 세대교체는 북한의 대외정책노선 변화에도 적지않은 압력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1994년 7월 김일성 사망에 이은 이번 덩의 사망은 동북아에 있어 이념우위의 늙은 「홍(紅)」세대의 퇴진과 실리우위의 보다 젊은 「전(專)」세대의 부상을 알리는 신호탄과 같다. 지금까지 중국에서 중요한 국가대사에 관한 결정은 8명 내외의 80세 이상의 원로들로 구성된 일종의 구수회의라고 할 수 있는 「펑토우 회의」(소위「逢頭회의」)에서 합의방식으로 결정되었으나 리셴녠(92년 6월),등영초(92년 7월), 왕진(93년 2월), 진운(95년 4월)이 사망한데 이어 이번 덩마저 사망함으로써 8명의 장정세대 원로중 팽진, 부일파, 양상곤만이 남게 되었다. 따라서 장쩌민, 챠오시, 완리 등의온건개혁파들이 중국 정책결정에 있어 보다 큰 목소리를 내게 될것이다.

중국 지도부내의 보다 젊고 실용적인 인사 비중의 증가는 북한-중국관계가 지금까지의 혈맹관계에서 앞으로는 「줄 것은 주고 받을것은 받는」 보다 실리적인 관계로 점차 바뀔 것임을 의미한다. 중국의 지도부 세대교체는 고위 당정관료들의 세대교체로 이어질 것이고 테크너크랫들이 거시경제의 수립·실행과정에 보다 광범위하게 포진됨에 따라 북한에 대한 군사경제원조도 사회주의 체제붕괴를 막는 최소한의 액수와 범위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북한도 결국은 당·정 지도부의 진용변화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것이며 실리적인 대외정책 노선으로의 변화에 대한 대내외 압력이늘어나 미·일과의 수교를 앞당기거나 체제유지에 부담이 되지 않는 범위내에서 대만 싱가포르 등 화교권국가와 경제협력을 강화해나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다만 황장엽 망명사건 등으로 인해북한 내부에 군부 보수파의 입장이 강화되어 있는 상태이므로 4자회담의 성사, 남북대화, 남북 경제협력 등이 발전의 계기를 찾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동안 우리 민간기업과의 대북 경제교류는 제한된 범위내에서 매우 선별적이고 불연속적으로 전개될수 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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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6-09-04 1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