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다드림커뮤니케이션 표철민 / 도메인 토털서비스로 금맥 캔 ‘중학생 CEO’인터넷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그에 따른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도 수없이 늘고 있다. 이러한 수많은 인터넷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성공비결의 하나로 꼽히는 원칙이 있다. ‘선점’이다. 먼저 깃발을 꽂는 사람이 인터넷비즈니스에서 우월적인 지위를 갖고 사업을 전개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주)다드림커뮤니케이션의 표철민(윤중중 3년)군은 인터넷에서 비즈니스 기회를 포착하고 재빨리 ‘금맥’을 캐들어간 N세대.“지난 95년 인터넷에 흥미를 느끼고 99년 사이트를 준비하면서 도메인에 많은 관심을 가졌어요. 도메인사이트를 개설해 7개 도메인을 등록하는 한편 도메인등록대행을 했죠. 다행히 호응이 높아 지난해 1월에 본격적인 도메인포털사이트를 구축하고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어려서부터 가졌던 사업가란 막연한 꿈을 초등학생 때 음반과 8mm 영화제작 등으로 내보이기도 했던 표군이 인터넷 사업에 뛰어든 배경이다. 다행히 집에서도 큰 반대는 없었다. 도메인등록대행도 수익이 짭짤했다. 자신감이 생긴 표군은 지난해 4월에 사업자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도메인과 관련한 모든 것을 제공하는 도메인 토털서비스를 사업방향으로 잡았다.독도도메인 기증으로 네티즌들에 유명세당시 도메인관련 사업은 등록 경매 등 제 각각으로 사업이 나뉘어 이뤄지는 것을 보고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다. 미리 확보해뒀던 독도도메인(www.tokdo.co.kr)을 독도주권을 지키기 위한 네티즌들의 모임인 독도사랑동호회에 기증하기도 했다. 이름이 알려지면서 의뢰가 늘어 7천여개의 도메인등록을 대행하는 실적을 올렸다. 덕분에 여의도의 오피스텔에 어엿한 사무실도 마련할 수 있었으며, 지난해 7월에는 아예 법인으로 전환했다.그러나 지난해 도메인등록 열기가 말해주듯 곧 경쟁이 치열해졌다. 게다가 10대가 사장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오히려 고객이 떨어져나가는 일마저 생겼다. “10대라는 이유만으로 고객들이 믿지 못할 때 가장 힘들었다”는게 표군의 기억이다. 변신을 시도했다. 사업방향을 단순한 도메인등록 대행에서 홈페이지제작, 웹호스팅 및 서버구축, 컨설팅, 프로모션 등으로 넓혔다. 프로그래밍, 웹디자인, 서버 등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10대들이 사업에 동참했다. 이러한 사업구조의 다변화를 기반으로 표군은 “올해에는 지난해 매출 8천만원보다 5배 정도 늘어난 4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표군은 “올해를 발전의 원년으로, 2003년을 제2도약의 시점으로 잡고 사업을 더욱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5개월간의 작업 끝에 다드림커뮤니케이션의 사이트를 전면 개편, 실시간 다중결제방식 도메인등록시스템과 실시간 도메인경매시스템을 갖추고 지난 1월17일 ‘다드림 비전 2001’이란 행사를 갖기도 했다. 사이트 전면 개편과 함께 사업확장도 추진, 곧 다드림솔루션과 다드림텔레콤 등 2개 계열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다드림솔루션에서는 B2B솔루션과 실시간 다중언어 채팅시스템을 개발하며, 다드림텔레콤에서는 IMT-2000에 들어갈 게임 등의 콘텐츠 개발을 담당한다”는 것이 표군의 설명이다.“중학생이 세운 벤처로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벤처창업을 희망하는 후배들에 대한 모범이 되고 도움도 줘야 한다는 부담이 있죠. 하지만 잘 해나갈 자신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경영학을 공부해 훌륭한 전문경영인이 되고 싶습니다.” 스트레스가 쌓일 때면 여의도공원에서 농구를 하며 날려버리거나 아예 일을 덮어버린다는 N세대 CEO 표군의 맺음말이다.★ 대진컴퓨터 강대근·이석주 / 아버지 가게 한귀퉁이서 월 2천만원 매출‘314-05-88157’ 대전광역시 서구 가수원동에 자리잡은 ‘대진컴퓨터’의 사업자 등록번호다. 컴퓨터 조립판매 및 A/S가 사업내용이다. 8평 남짓한 이 업소를 꾸려가는 주인공은 강대근(사진 위)군과 이석주군. “싼 가격, 좋은 품질이 모토”라는 강군과 이군은 충남기계공고 정밀기계학과 3학년생들로 대학진학을 앞두고 있다.“전자제품을 판매하는 아버지덕에 어려서부터 수없이 많은 컴퓨터를 분해·조립하면서 컴퓨터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그러던중 고등학교 2학년 때 직접 조립·판매사업에 도전하고싶은 마음이 생겨 사무실을 냈습니다.” 강군의 말이다. 일단 결심을 하자 밑천이 필요했다. 컴퓨터 딜러생활에 뛰어들었다. 모은 돈이 3백만원이 되면서 구체적으로 사업을 추진했다. 역시 사업에 꿈을 갖고 있었던 친구 이군이 같은 금액의 돈을 보태면서 합류했다. 물론 양가 집안의 반대도 적잖았다. “대학진학후 사업을 벌여도 늦지 않다”는. 그러나 고집을 꺾지 않은 강군과 이군은 강군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가게의 한 귀퉁이를 빌려 문을 열었다. 그게 99년12월.동업인만큼 강군과 이군은 업무를 분담했다. 컴퓨터에 일가견이 있는 강군이 컴퓨터 조립·판매와 A/S를 담당하고, 이군은 경리 세무 영업 등을 맡았다. 그러나 시작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부품을 판매하는 업체들이나 구매를 의뢰하는 사람들이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믿지를 못하겠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고. 그나마 친구 학교선생님 등의 도움을 받아 알음알음으로 판매를 해나갔다. 이군이 맡은 안살림도 마찬가지였다. 장부관리 세금 등 전혀 접해본적이 없는 일들이었다. 때문에 “주위 어른들이나 다른 업체 담당자들에게 수없이 묻고 배웠다”는게 이군의 말이다.컴퓨터 딜러 아르바이트로 자금 마련차츰 시간이 지나면서 고교생이 창업한 곳이라는 소문이 나자 영업은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여유가 생기면서 대학특례입학을 겨냥하고 삼성전자와 성균관대에서 주최한 창의력경진대회와 KAIST에서 주최한 컴퓨터 창의성 경진대회에서 은상과 장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덕분에 이름도 알려지고 ‘못 믿겠다’는 반응이 ‘대견하다’는 격려로 바뀌었다. 조립의뢰도 늘었다. 손이 달리면서 같은 과 친구 2명을 채용했다. 인터넷에 홈페이지를 만들고 관리하는 일, 조립과 A/S를 새로 들어온 두 친구에게 맡겼다. 대신 강군은 영업·판매에 주력했다. 네트워크 구축, 홈페이지 제작 등의 사업도 병행했다.영업과 A/S를 강화하고 사업내용이 늘면서 요즘 한달 평균 2천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 가운데 수익은 8% 정도. 그 돈으로 빌린 자금을 갚고 4명의 직원이 월급을 가져간다. 신학기가 되면 더욱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는 강군은 “대부분의 고등학생들이 용돈을 받아쓰지만 월급으로 용돈을 대신한다. 10대 때 무언가 해봤다는게 큰 의미가 있다”며 자부심을 내비친다.“지금같은 소규모 사업에 만족하지 않습니다. 네트워크 등 컴퓨터관련 공부를 한 후에 사업을 더 키우고 싶습니다. 궁극적으로는 빌 게이츠처럼 성공하고 싶습니다.”(강대근), “사업을 해볼수록 신기하고 재미있습니다. 판매 한건을 이룰 때도 쾌감이 짜릿하니까요. 경영학을 공부하고 경험도 쌓아 전문경영인이 되고 싶습니다.”(이석주). 동안의 10대 사업가 강군과 이군이 내비친 야무진 포부다.★ 아트넷펀드 김규호 / 반짝 아이디어 인터넷 접목 ‘고3 사장’서울 금천구 창업지원센터에서 만난 김규호(16.문일고 2학년)군은 아직 얼굴에 여드름이 사라지지 않은 고등학생. 올해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고달픈 고3’이 되지만 두툼한 사업계획서를 하나하나 설명하는 김군의 눈빛은 반짝거린다. 김군은 지난해 ‘아트넷펀드(Art Net Fund)’라는 아이디어로 특허출원을 했고, 내친김에 사무실도 마련했다.“초등학교 때부터 PC통신에 푹 빠졌어요.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 만나 정보를 교환하는 것이 너무 신기했죠.”김군이 인터넷이 몰고온 혁명적인 변화를 체험하고 아트넷펀드라는 독특한 사업구상까지 하게된 계기는 아버지 덕분. 한국통신 생활관장이자 소설가인 아버지 김영근씨가 신문에 연재했던 소설을 출판하려고 했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무산됐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김군은 “인터넷에 아버지의 소설을 홍보하고 관심 있는 사람들을 모아 투자를 받자”는 생각에 이르렀다. 이 아이디어는 비록 실행되지 못했지만 ‘아트넷펀드’라는 창업 아이디어로 연결됐다.“영화, 음반, 도서출판 등 문화산업 기획자가 아트넷펀드에 홍보를 의뢰합니다. 그럼 아트넷펀드는 장차 출시될 음반, 영화, 책 등의 내용 중 일부를 인터넷, PC통신, ARS, 휴대폰 등을 통해 알립니다. 이 기획에 호감을 갖고 있는 사람은 아트넷펀드에 투자합니다. 투자한 영화나 음반 매출이 많을수록 투자자와 나누는 이익금은 커지는 시스템이죠.”투자자가 입을 손실에 대해 김군은 “영화에 투자한 사람은 영화표를, 음반에 투자한 사람은 CD를 준다. 원금만큼 상품을 구입하기 때문에 손실은 없다. 다만 미리 구입한다는 것이 일종의 선물거래와 비슷하다”고 말했다.김군은 기획자와 수요자를 연결시켜 수수료 수입을 얻거나 사이트의 광고수입, 직접 문화상품을 기획해 제작을 의뢰하는 등 다각적인 수익모델을 전개할 계획이다. 일종의 문화산업체를 구상하고 있는 것이다.김군은 이 아이디어로 지난해 호서대학교 주최 2000년 벤처창업경연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했고, 금천구 벤처창업지원센터의 10여평짜리 사무실을 월 15만원에 임대받는 등 파격적인 대우를 받았다. 지난해 특허출원한 결과는 2월초 나올 예정. 특허가 등록되면 지적재산권 대여료 수입도 기대된다.인터넷 홍보 통한 문화산업 수익모델 창안김군의 학업성적은 반에서 1등, 올해 목표는 2002년에 신설되는 서울대 기술경영학부에 진학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주중엔 새벽 2시30분까지 공부하고, 주말에만 사무실에 나와 사업구상에 몰두한다.대학에 꼭 진학하려는 이유에 대해 김군은 “대학은 벤처창업을 도와주는 재단이나 기금도 많고, 아이디어를 얻는데 도움이 되는 교수님이나 친구들과 만남도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무엇보다도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게 제 꿈이에요.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들도 제 꿈과 비전을 함께 공유할 수 있어야 합니다.” 벌써부터 직원들 선정 기준까지 정해놓은 김군의 얼굴에서 여느 벤처기업 사장 못지 않은 정열과 논리가 느껴진다.★ 신발전문점 리멤버 이은혜 / 야무진 장사수완 … 동대문 상가 ‘똑순이’서울의 명물로 떠오른 동대문 두산타워 6층. 신발점포들이 몰린 곳이다. 여느 상가처럼 주간은 소매, 야간은 도매로 영업을 한다. 이곳 명물 가운데 한 사람이 ‘딸기’로 불리는 이은혜(19)양이다. 맞춤신발 및 숙녀화 전문점인 ‘리멤버’에서 일하고 있다. “경기가 안 좋아 걱정”이라는 이양은 현재 대일여상 3학년에 재학중인 여고생. 또래 친구들이 모두 취업이나 진학 등 진로선택으로 고민하지만 이양은 걱정이 없다. 이미 진로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소매를 하지만 1년후 도매로 바꿔 좀 더 시장과 장사를 배우고 나중에 직접 구두공장을 운영하고 때가 되면 장사의 기본이라는 옷장사도 해보겠다”는게 이양이 택한 길이다.이런 당찬 꿈을 가진 이양이 구두소매에 뛰어든 것은 지난해 11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장사를 하고 싶었어요. 친구들도 (장사가)어울릴거라며 권했고요.” 물론 집안의 반대와 걱정도 만만찮았다. 우선 대학진학을 하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고집을 부려” 일을 시작했다. 먼저 구두닦는 방법을 배우고 구두종류와 소재 등을 공부했다. 손님대하는 법도 다른 직원들로부터 ‘코치’를 받는가 하면, 판매하는 방법을 어깨너머로 배우기도 했다. 하지만 손님을 대하는 일이 처음이라 서툰 것은 어쩔 수 없는 일.때문에 “다른 상점 사람들로부터 핀잔도 많이 듣고 심지어 손님과 싸울 뻔한 일도 겪었지만 장사에서 사람상대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고.구두닦기 등도 마다않는 ‘당찬 여고생’하루 종일 서서 판매하는 일이라 다리가 붓고 피곤했지만 이양은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으려 최선을 다했다. 10시에 출근해 5백여족의 구두를 닦고 진열하고 판매하는 일을 마치면 밤 9시. 물건이 들어오는 날이면 퇴근시간은 더욱 늦어진다. 하지만 일을 시작한 후 이런 생활을 하루도 변하지 않고 계속했다. 사교적이고 낙천적인 성격이 큰 도움이 됐다고 이양은 생각한다. “어리다는 이유로 사람들이 막 대하거나 은근히 무시하는 일을 당해도 내색을 하지 않으니 장사의 기본은 배운 셈이라며 넘겨버릴 정도가 됐다”고.일을 시작한지 얼마 안돼 소매에 이력이 붙으면서 아예 낮시간만큼은 점포운영을 이양이 도맡았다. 물건 진열, 판매, 주문 등을 모두 관리하는 ‘주간사장’이 된 것이다. 요즘도 하루 평균 20만원 정도의 판매고를 올린다. 하지만 아직 배울 것이 많다는 것이 이양의 생각이다. 제품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손님에게 제대로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 이양은 디자인과 소재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으며, 두산타워를 찾는 일본손님들이 많아 일본어도 곧 배울 계획이다. “손님이 많으면 장사가 재미있고 신나요. 물건을 파는 방법은 물론 사람들에 대해서도 많이 배우게 되죠.” 아직은 초보라며 겸손해 하지만 꿈만큼은 동대문 어느 사장 못잖은 이양이 그간의 경험으로 체득한 ‘장사론’이다.★ 브레이크 댄스팀 리버스 / ‘춤으로 세상을 흔든다’ 쇼비즈 벤처 추진‘리버스’를 만난 곳은 한 공중파 방송 프로그램의 녹화 장소. 눈짐작으로도 70~80명쯤 돼보이는 소녀팬 무리가 그들을 졸졸 따라왔다. 사인을 해 주기도 하고, 이들과 장난을 치는 한편 녹화 때 출 춤 연습을 하느라 멤버들은 정신이 없었다.리버스는 김정대(19), 인선호·양기연·김현진·우진원·백두현·조충훈·황헌진(17), 조영재(20) 서덕우(20·현재 군입대) 등으로 구성된 브레이크댄스팀이다. 고등학생, 학교를 그만둔 검정고시생, 고등학교를 졸업한 전업 춤꾼 등으로 구성돼 있다.2년전 팀을 결성,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그들에게 2000년은 잊을 수 없는 한해였다. 각종 대회나 ‘배틀’(두 팀의 춤실력 겨루기를 일컫는 말)을 통해 ‘무림의 고수’로 실력을 인정받았고, 유명세를 탔기 때문이다.이들의 삶을 결정적으로 바꿔놓은 것은 방송이다. 대학로에서 춤추다 iTV 제작진에게 우연히 픽업돼 ‘댄스불패’라는 프로그램에 6개월간 고정 출연하면서 ‘떴다’. 고등학교 축제·쇼핑몰 이벤트 등 행사에 출연하고, 리버스만의 춤으로 대형 콘서트를 두 번이나 열고, 배틀대회를 개최하는 등 그간 정신없이 달려 왔다.지금 이들은 프로와 아마추어 사이를 오가고 있다. 그저 춤이 좋아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는 의미에서는 아마추어지만, 댄서를 직업으로 삼으려 진지하게 고민중이라는 뜻에서는 프로다.오빠부대 몰고 다니는 ‘스타급 댄서’이들은 기획사에 소속되지 않고, 일정관리나 재정문제 등을 모두 스스로 처리한다. 방송으로 유명세를 탄 이후 팀의 월 평균 수입은 급상승 곡선을 그렸다. 공연은 월평균 10회 이상. 행사에는 팀원중 4, 5명이 출연하는게 보통인데 성격에 따라 다양하긴 해도 출연료로 2백만원까지 받는다. 팀을 운영하는데 드는 경비를 빼고 남는 돈을 모두 똑같이 나눈다. “1인당 평범한 샐러리맨들 월급 만큼은 가져가요.” 살림을 맡아보는 팀의 리더 김정대군의 말이다.하지만 당장 올리는 수입은 큰 의미가 없는 듯했다. 보다 더 큰 계획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춤꾼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춤추는 것 말고도 할 일이 있다”는 말이 그 계획이 어떤 것인지 짐작하게 해준다.“댄스스쿨하면 상업적이라고 욕하고, 입장료 받는다면 욕하고, 행사할 때 비디오 촬영해 판매하면 또 욕한다. 생각이 짧은 거다.” 김군의 말이다. 댄서 수명이 길려면 수입도 있어야 하고 충분히 활동할 수 있는 공간도 있어야 하는 것이다.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우리나라에선 춤, 그것도 브레이크 댄스가 버젓한 직업으로 인정받는 전례는 없다. 행사에 출연해도 댄서에게는 차비도 못되는 출연료를 주는 게 보통이다. 고정팬도 많고 유명세를 탄 리버스의 출연료는 다른 댄스팀의 10배 정도다. “우리가 그만큼 올려 놓은 거예요. 그래도 아직 합리적인 수준은 안되죠. 리버스 혼자 배부르려고 그러는 거 아녜요. 댄서들이 다 같이 살자는 거죠.”요즘 이들은 3월경 사무실과 전용 연습실을 얻어 기획사를 차리려고 팀원에게 분배하는 돈을 대폭 삭감했다. “쇼비즈니스 벤처기업이죠.” 우선 리버스를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할 정도의 스타팀으로 키우고, 굵직한 댄스 행사도 개최하고, 스쿨도 운영하고, 또 다른 신인들을 발굴하고 키워서 내보낼 계획이다. SM엔터테인먼트나 대영기획 등 연예산업 매니지먼트사가 하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가수나 탤런트가 아니라 ‘댄서’들로 이 일을 해낼 계획인 것이다.10대가 팀의 주축인 리버스는 학업과 춤을 병행하는 것이 큰 고민이다. 멤버중 김현진과 조충훈은 1학년 때 자퇴를 하고 검정고시를 봤다. 김현진은 이미 검정고시를 통과, 수능시험을 치렀고 예술전문대에 지원하려고 한다. “밤새도록 춤연습하고 학교가서는 잠만 자고, 양쪽 다 제대로 할 수가 없었어요.” 하지만 공부를 그만둘 생각은 없었다. 김현진뿐 아니라 다른 고등학생 멤버들도 수업 빼먹기가 일쑤지만, 학교는 마칠 계획이다. 댄서들이 제대접 못받고 당하기만 하는 이유중에는 ‘가방끈 짧아 아는게 없는’ 것도 포함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이렇게 이들이 자신감을 갖고 계획을 세울 수 있는 바탕은 ‘실력’ 때문이라고 말한다. 브레이크 댄스는 하루라도 연습을 거르면 몸이 굳기 때문에 쉬어서는 안된다. 공연을 앞두고 밤새워 코피 터뜨려 가며 연습하는 것은 기본이다. 리더는 멤버들이 게을러졌다 싶으면 주먹까지 휘둘러가며 혹독하게 연습할 것을 강요한다. 나이차이라고 해봐야 겨우 한두살인데도 멤버들이 리더의 이런 ‘횡포’에 군말하지 않는 건, 실력이 모든 활동의 기본이라는 생각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