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오래 기다리게 했다. 지난 음반발표가 지난해 초였으니까 음반터울이 2년 가까운 셈이다. 몇 달 전 월드컵 시즌에 그의 목소리가 담긴 월드컵송 을 실컷 듣긴 했지만, 평소 TV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가수도 아니니 그의 새 음반을 기다리는 팬들의 마음은 더욱 간절했을 것이다. 더구나 3월에 나온다, 5월에 나온다 하던 그의 음반이 결국 9월에야 선보였으니 말이다.박효신. 한 마디로 ‘노래 잘하는 가수’로 통하는 가수. 가수로서 이 보다 더한 칭찬은 없을 것 같다. 특히 국내에서. 하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 그는 ‘임재범과 비슷한 목소리의 가수’라는 식의 평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그러나 이제 3장의 음반을 낸 4년차 경력의 가수로서 그는 후배 남자가수들에게 새로운 ‘전범’이 되고 있는 것 같다. ‘어, 박효신 스타일이네’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올 만큼., 박효신 자신의 바람을 담은 음반타이틀이다. 그는 이미 한 걸음 한 걸음 그 바람을 채워가고 있는 듯하다. 1, 2집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을 이번 3집에서 감지할 수 있다. 여전히 매력적인 그의 목소리에서 거침없이 쏟아지는 격정적인 느낌보다 가사의 느낌을 더욱 섬세하게 살리고 있는 예민하고 절제된 감성이 더욱 먼저 느껴진다. 가사의 전달력도 한층 좋아졌다. 팬들을 오래 기다리게 한 것에 대한 보상인지 이번 음반에는 무려 15곡이 빼곡히 담겨 있다.한 곡 한 곡 녹음할 때마다 성에 차지 않아 다시 부르고, 또다시 부르기를 수십 번, 결국 녹음을 끝낸 40여곡 중에서 추리고 추려 15곡을 골라담았다. 1, 2집 때도 함께했던 작곡가 신재홍-작사가 윤사라 콤비가 이번에도 타이틀곡 <좋은 사람 designtimesp=22961>을 만들었다. 이들 외에 윤일상, 천성일, 김현철, 나원주, 심상원, 노영심, 이소라 등 일급 뮤지션들이 참여해 박효신의 개성과 조화를 이루었다.타이틀 <좋은 사람 designtimesp=22964>은 현악연주가 가을 분위기를 물씬 풍기게 하는 클래시컬한 느낌의 ‘박효신표’ 발라드. 하지만 이전 타이틀곡의 격정적인 분위기에서는 한 발짝 물러나 한결 절제되고 깊어진 분위기다.음반 첫머리를 장식하고 있는 무채색의 느낌을 주는 <나비의 겨울 designtimesp=22967>도 호소력 면에서는 우선순위에 꼽힐 만하다. 짙은 슬픔을 가득 담은 박효신의 목소리와 대니 정의 색소폰 연주가 가히 일품이다.주로 가을과 썩 어울리는 소울풍 발라드들의 향연 속에 오히려 눈에 띄는 곡들은 비트와 템포감이 있는 곡들이다. 살사리듬이 가미된 미디엄 템포의 곡 , 여성 랩퍼 애니(Anny)가 참여한 힙합스타일의 , 선배 뮤지션 김현철이 선사한 퓨전재즈풍의 , 여성듀오 ‘애즈 원’(As One)이 참여한 디스코풍의 등이 음반 듣는 재미를 더해주는 곡들이다.월드컵송 에서도 느꼈던 거지만 특이한 것은 아무리 경쾌한 템포의 음악이라 하더라도 박효신에 의해 불려지면 그 특유의 짙은 슬픔과 애수의 느낌이 목소리에서 완전히 지워지지 않는다는 것.하지만 이번 음반에서는 특히 경쾌한 곡에서는 그의 목소리가 많이 밝아진 느낌이다.박효신의 목소리는 역시 라이브 콘서트에서 진가를 발휘하는데 그의 콘서트를 보려면 올 연말까지 기다려야 될 것 같다. 그는 올 연말 투어 콘서트로 전국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