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 488호 (2005년 04월 11일)

이종희 총괄 사장

기사입력 2006.09.04 오후 12:01

대담 = 양승득 편집장

“인적 자원, 서비스, 시설, 안전 등 모든 면에서 우리는 세계적인 항공사들을 뛰어넘을 자신이 있습니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직원의 유니폼을 교체하는 등 대한항공의 대변신을 이끌고 있는 이종희 총괄 사장은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이다. 특유의 소탈한 표정에다 조용한 말투였지만 안전, 시설,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초일류 항공사로 거듭나고 있다는 점을 수치를 들어가며 상세하게 설명했다. 특히 안전문제에 관해서는 “안전은 기본 중의 기본으로 국제항공운송협회의 안전점검을 지적사항 없이 완벽하게 통과할 만큼 세계 최고수준에 도달했다”고 단언했다. 이사장은 더불어 “(기업경영은) 사람이 출발이자 끝”이라며 “앞으로도 글로벌 시장을 리드할 수 있는 인재육성에 전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유니폼을 교체하는 등 대대적인 변신에 나서고 있는 배경은 무엇입니까.

대한항공은 지난해에 민영화 35주년을 맞았습니다. 35년 동안 열심히 일한 덕에 세계적으로 화물수송 2위, 여객수송 15위 수준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에 안주할 수 없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도약하자, 세계 10위권에 진입하자는 목표를 세우게 된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글로벌 경쟁을 리드할 수 있는 인재를 기르고 분위기도 바꿔야 합니다. 여기다가 소비자들에게 대한항공이 확 달라졌다는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까지 더해져 그 일환으로 전직원의 유니폼을 교체한 것이죠.

‘한번 해보자’는 의지의 표명이군요.

그렇습니다. 분위기를 바꾸자는 것입니다. 새로운 유니폼은 세계 최고의 디자이너가 만들었습니다. 세계 항공업계에서도 처음 있는 일입니다. 파격적인 색깔과 최첨단의 디자인으로 만들었지요. 이로 인해 ‘회사가 변하고 있다, 세계 10위권에 진입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직원들 사이에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한 다른 계획이 있습니까.

우리는 승객들의 요구수준이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코노미클래스 승객들도 개인비디오를 보길 원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처럼 좀더 나은 서비스를 받고자 하는 고객의 욕구는 앞으로 더욱 커질 것입니다. 이에 서비스 질 향상과 더불어 비행기 내부시설의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항공기 내부 벽이나 시트 색깔을 모두 바꿀 예정입니다. 기존의 구형 비행기도 신종 비행기로 교체하고 있으며 2010년까지 총 10조원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시련이 적지 않았는데요.

우리는 그동안 정말 각고의 노력을 해 왔습니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 항공법을 충족시키는 안전 자구책도 마련했습니다. 교육훈련에도 온힘을 쏟았습니다. 틈만 나면 엔지니어들의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더불어 조종사와 지상 간에 통신수단도 획기적으로 개선했습니다. 비행감시시스템 등을 마련하는 데 5,000억원을 투자했습니다. 안전시스템이 가장 잘 갖춰진 것으로 유명한 델타항공을 벤치마킹했는데 우리가 델타항공보다 규모는 작지만 기능은 거의 같은 수준으로 올라섰습니다. 안전은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회사에서는 모든 투자의 최우선을 안전에 두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다 보니 직원들 사이에서 이제는 ‘옛날의 대한항공이 아니다’는 자신감이 생겨났고 외부평판도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안전문제는 해결된 것으로 봐도 무방한 것인가요.

스카이얼라이언스 항공사끼리 함께 안전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안전이 보장되지 않으면 함께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지난 4년간 대한항공이 가장 우수하다는 점검결과가 나왔습니다. 지난 1월 IATA(국제항공운송협회)가 실시하는 안전평가를 지적사항 없이 완벽하게 통과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대한항공이 운항, 정비, 운항관리, 객실, 운송 및 지상조업 관리, 조직관리, 화물, 항공보안 등 8개 분야 755개 항목에 걸쳐 진행된 안전검사에서 단 한건의 지적사항 없이 통과한 것은 세계 항공업계에서 싱가포르항공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인재육성에도 적잖게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입니다. 기업은 사람으로 시작해서 사람으로 끝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능한 직원을 얼마나 갖고 있느냐가 성패를 가를 것입니다. 임원을 대상으로 서울대 경영대학원과 제휴해 4개월짜리 MBA과정을 개설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직원들도 회사가 정한 영어시험에 통과하지 못하면 아예 진급할 꿈도 꾸지 못합니다. 여기다가 임원이 되기 위해서 최소한 10가지 업무를 알아야 합니다(대한항공은 경력관리 프로그램인 CDP를 운용하고 있다). 해마다 7~8명의 직원을 해외 MBA에 보내는 것도 인재를 중시하는 경영철학 때문입니다.

고유가가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적지 않은데요.

유가는 우리가 가장 걱정하는 것 중의 하나입니다. 유가가 기존에는 원가의 20%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25% 수준까지 치고 올랐습니다. 앞으로 30%까지 올라간다면 항공사는 살아남기 힘들 것으로 여겨집니다. 향후에도 기름값이 하락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 이유는 우선 개발도상국들이 기름을 많이 쓰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중국이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냥 손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일입니다. 우리도 대안을 찾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대안은 무엇인가요.

우선 기름 소비가 덜한 비행기를 찾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태평양을 건너려면 엔진이 4개는 있어야 했지만 지금은 엔진 2개로도 가능해졌습니다. 보잉777기는 엔진 2개로 350여명을 태우고 태평양을 건넙니다. 앞으로는 기름을 획기적으로 줄인 비행기도 등장할 것입니다. 비행기의 무게를 줄이는 것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불필요한 물건을 싣지 말고 적정량만 실을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이외에도 항로를 줄이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이미 시행하고 있지만 스카이팀 회원사들이 공동으로 원료를 구매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저가 항공사의 등장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겠습니까.

국내에서 저가 항공사를 운용하려고 하는 곳들은 대항항공보다 요금을 20~30% 저렴하게 책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수지타산을 떠나서 대한항공의 영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저가 항공에 뛰어들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미 대한항공은 세계 10위권의 인적자원과 시스템을 갖고 있습니다. 도저히 저가로 운행할 수 없는 여건입니다. 그렇다고 시장환경의 변화를 두고 볼 수만은 없습니다. 국내선 고객들이 국제선을 타기 마련이며, 국내선과 국제선을 연계하는 고객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과 여러 측면에서 선의의 경쟁을 할 것입니다.

‘글로벌 톱10’이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갖춰야 할 것은 무엇입니까.

고객들이 대한항공을 많이 이용해주셔야 되겠지요. 그렇게 하려면 고객들이 많이 찾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합니다. 우선 임직원들의 마음가짐이 달라야 할 것입니다. 차별적인 서비스와 시설도 제공해야 합니다. A380기를 도입하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비즈니스맨들이 기내에서 업무를 보고, 인터넷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춰야 합니다. 오는 5월부터 가능해집니다. 이외에도 비디오와 음식에서도 차별화를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스카이팀 회원사인 델타항공과 에어프랑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이들의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하고 서비스 경쟁력을 갖춘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이미 객실 서비스 부문과 정시 출발 도착은 대한항공이 제일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약력: 1942년 대구 출생. 61년 대구상고 졸업. 67년 단국대 경영학과 졸업. 69년 연세대 경영대학원 석사. 2003년 서경대 경영대학원 박사. 69년 대한항공 입사. 85년 LA여객지점장. 89년 국제여객담당 겸 국제여객마케팅담당 이사. 99년 여객영업본부장(전무이사). 2000년 여객영업본부장(부사장). 2003년 여객사업본부 사장. 2004년 대표이사 총괄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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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6-09-04 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