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IT 기업들의 해외 마케팅 성공 비결

최근 개봉된 키아누 리브스 주연 블록버스터 ‘지구가 멈추는 날’을 본 사람이라면 영화 중간 중간에 등장하는 LG전자 휴대전화와 TV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영화가 진행되는 중 잠깐이지만 선명하게 등장하는 LG 로고는 전 세계 영화광들의 머릿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영화 ‘오션스트웰브’에서는 알 파치노가 삼성전자 휴대전화를 갖기 위해 노력하는 장면이, 매트릭스 리로디드에도 삼성전자 휴대전화가 등장한다. 이렇게 국내 정보기술(IT) 기업 제품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간접광고(PPL)를 하는 일이 잦아지는 것은 내수시장이 아닌 해외시장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국내 기업들의 의지를 담고 있다.2000년 IT 버블 이후 국내 중소 IT 업체들은 큰 교훈을 얻었다. 국내 시장만을 보고 사업을 하면 언젠가는 한계에 부닥칠 수밖에 없는 것을 깨달은 국내 IT 기업들이 해외시장 진출을 늘리고 있다. 수요가 한정적이고 시장 상황에 따라 판매 예측이 불확실한 국내 시장과 별도로 대규모 잠재 수요를 발굴할 수 있는 해외시장에 국내 IT 기업들이 눈을 돌린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지난해와 똑같은 가격에 판매해도 30% 이상 수익을 더 올릴 수 있는 고환율 상황은 국내 IT 기업들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물론 해외시장 개척은 어려운 일이다. 특히 삼성전자나 LG전자와 같이 해외 유통망을 확보하지 못한 중소 IT 업체는 해외시장을 조사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e메일과 인터넷은 중소 IT 업체에도 쉽게 해외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국내 대표 IT 기업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새로운 기술과 디자인을 적용한 다양한 신제품을 통해 세계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삼성전자는 세계에서 가장 얇은 6.5mm 초슬림 발광다이오드(LED) TV, 인터넷 기능, 다른 멀티미디어 기기와 연결성을 강화한 다양한 TV, 풀 터치스크린 휴대전화, 차세대 저장 장치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장착 캠코더 등으로 IT 부문 주도권을 이어갈 계획이다. 또 슬림 블루레이디스크 플레이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지털 액자 등 기존 제품과 차별화한 제품을 준비했다. 또 올해 업계 최초 24mm 10배 광각줌을 채택한 디지털 카메라도 출시할 예정이다. 이 제품은 스마트 버튼, 스마트 오토 장면 인식, 얼굴 인식 기능 등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LG전자는 세계 최소 두께(20mm)를 구현한 24인치 LED 모니터, 신개념 UI(User Interface)를 적용한 다양한 터치스크린폰 및 스마트폰, 세계 최초 3세대 와치폰 등을 출시해 모바일 시장 확대에 나선다. 또 넷플릭스, 야후, 유튜브, 시네마나우 등 온라인 콘텐츠 제공 업체들과 제휴를 확대해 최신 영화 및 동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안방에서 시청할 수 있는 브로드밴드 TV, 네트워크 기능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플레이어 등도 올해 선보일 예정이다.지난 2006년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 급기야 2007년에는 눈물을 머금고 상장폐지를 해야 했던 국내 휴대전화 제조업체 팬택은 올해 미국 시장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휴대전화 업체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12개 모델을 미국 시장에 출시한 팬택은 노키아, 삼성전자 등 거인들과의 싸움에서 경쟁력 있는 가격을 앞세워 세를 확장하고 있다.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미국 시장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팬택이 다시 한 번 일어설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해답은 AT&T 등 이동통신 사업자와 협력을 강화해 미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휴대전화를 100달러 미만의 낮은 가격에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팬택은 미국 소비자들이 메시지를 보낼 때 편리하도록 쿼티(Qwerty) 자판을 내장한 모델, 슬림 휴대전화를 싼 가격에 공급했다. 다른 업체들이 풀터치스크린, 고해상도 카메라 등 다양한 기능을 넣은 프리미엄 제품에 주력한 반면 적당한 가격에 편리한 기능을 갖춘 제품을 내놓았다. 또 휴대전화 케이스를 교체할 수 있는 제품을 내놓아 소비자들이 각자 개성과 취향에 맞게 바꿀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전략은 미국 내 회사원들과 10대에게 환영받아 큰 인기를 끄는데 성공했다.물론 아직 팬택은 노키아 모토로라 삼성전자 LG전자와 같은 거인들과 어깨를 겨루기에는 몸집이 작다. 지난해 3분기 미국 휴대전화 시장에서 팬택이 차지하는 비중은 1%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지난 2년간 미국 시장에서 차지했던 위치와 비교하면 현재 팬택은 미국 시장에서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휴대전화 업체 중 하나로 성장하고 있다.팬택은 미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애틀랜타에 있는 지사 인력을 60여 명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휴대전화 업계 거인들이 소모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팬택은 서서히 입지를 키우고 있는 것이다.2000년 초 애플 아이팟에 이어 전 세계 MP3플레이어 시장 2위를 차지했던 레인콤은 세계시장 공략에 다시 나섰다. 미키마우스를 닮은 ‘M플레이어’, 100달러 미만 낮은 가격에 동영상 재생, 스피커까지 내장한 ‘E100’ 등으로 재기를 노리고 있다. 레인콤은 2009년을 기분 좋게 시작했다. 2009년 국제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기존 액정표시장치(LCD)보다 선명한 화질을 제공하는 OLED 적용 휴대용 멀티미디어 플레이어(PMP) ‘아이리버 스핀’, ‘아이리버 피플 20’ 등이 혁신상을 수상했기 때문이다.PMP 업체 유경테크놀로지스는 모바일인터넷디바이스(MID) 초소형 휴대용 PC로 세계무대를 두드릴 예정이다. 지난 2001년 첫 번째 PMP ‘빌립 P1’을 출시한 회사는 이후 PMP, 내비게이션 등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며 휴대용정보단말기(PDA) 부문 기술력을 축적했다. 올해 유경테크놀로지스는 5인치 LCD를 장착한 MID ‘S5’를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 MID 시장은 대만 등 일부 PC 업체가 주도하고 있지만 유경테크놀로지스는 그동안 축적한 GPS, 블루투스, 저전력 기술 등을 신제품에 적용해 경쟁 제품에 비해 사용 시간과 다양한 기능 등 경쟁력을 확보했다.PC용 지상파DMB(원세그) 수신기를 개발해 2006년 일본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코발트테크놀로지는 올해 PC용 HD 수신기(풀세그)를 일본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회사는 자체 기술력으로 크기와 가격을 기존 제품에 비해 대폭 낮춘 PC용 풀세그 수신기로 일본 시장을 다시 공략한다. 회사는 향후 일본뿐만 아니라 브라질 등 다른 국가로 판로를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해외시장 공략을 서두르고 있는 국내 기업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자체 기술 개발을 통해 다른 업체들이 쉽게 따라잡을 수 없는 진입 장벽을 만드는 것이다. 다른 IT 업체들이 유통과 마케팅 등 단편적인 부분에 집중한 반면 이들 업체들은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방법을 택했다. 이들 업체들은 그동안 힘들게 노력한 만큼 2009년 올 한 해 큰 수확을 기다리고 있다.PC에 달려 있는 USB(PC와 주변 장치를 접속하는 버스 규격) 단자는 PC 주변기기 부문을 혁명적으로 바꿔 놓았다. 단순히 주변기기와 PC를 연결하는 것뿐만 아니라 전원 공급이 가능해 전원선 없이 PC 주변기기를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으며 대부분 장치 인식 프로그램(드라이버)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어 PC 주변기기 사업을 크게 확대했다.시중에는 USB 전원을 이용한 다양한 아이디어 상품이 많이 나와 있는데 이 중 USB 전원을 이용해 보온 기능을 제공하는 재미있는 제품들이 있다. USB 보온 컵받침은 USB를 연결하면 따뜻한 온도를 유지해 줘 머그잔을 올려놓으면 항상 따뜻한 커피를 마실 수 있게 해 준다.건조한 사무실에 있다면 USB 미니 가습기를 사용해 보자. 작은 크기로 책상 위에 올려놓기 안성맞춤이며 바로 가까운 곳에 놓을 수 있어 항상 적당한 습도를 유지해 준다. 차가운 발을 위해 USB 발열 슬리퍼를 신어보자. 일반 슬리퍼와 생김새는 같지만 슬리퍼에 연결된 USB 케이블을 PC에 연결하면 발을 따뜻하게 할 수 있다.겨울이 더욱 추운 솔로를 위해 USB 단자에 연결해 물고기를 기를 수 있는 어항도 있다. 컴피시 USB 어항은 PC와 연결해 조명, 온도 조절, 여과 기능 등을 설정해 물고기를 키울 수 있다.이형근·디지털타임스 기자 brupri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