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의 재산 유지 비결은 ‘교육’
부의 집중도가 심한 국가일수록 교육은 앞선 자의 방패가 되고 쫓는 자의 창이 될 수밖에 없다.

‘복권의 저주’란 말은 거액의 복권 당첨금을 수령한 사람이 수년 내 파산에 이른다는 이야기를 비유한 말이다. 2002년 3억1500만 달러(약 3600억 원)를 수령해 역사상 최고액 당첨자가 됐던 미국인 잭 휘태커는 5년 만에 파산했다. 플로리다에서 진행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복권 당첨자 중 약 1%가 매년 파산한다. 사회 평균의 두 배다. 짧은 시간에 많은 돈을 번 연예인과 운동선수, 신진 벤처 부호들도 비슷한 경험을 한다. 유명 래퍼인 50센트나 마이크 타이슨, 마이클 잭슨 등이 파산으로 충격을 준 바 있다.

모든 부자가 이런 불행의 전철을 밟지는 않는다. 미국의 케네디나 로스차일드, 록펠러 같은 명문가들은 길게는 몇 세기에 걸쳐 부와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그들의 입지는 정·재계에 넓게 펼쳐져 철옹성 같은 입지를 유지 중이다. 명문가와 신흥 부호 사이의 어떤 다른 점이 이와 같은 차이를 만들어 낼까. 바로 교육이다. 명문가 자제들은 어떻게 하면 가문이 이룩한 부를 지킬 수 있는지에 대해 어려서부터 강도 높은 교육을 받는다. 일탈해도 다시 돌아갈 수 있는 안전선이 어디인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들의 부를 보호해 주고 재무 설계를 해주는 패밀리 오피스라는 전문 업체까지 있을 정도다. 이는 록펠러가 처음 사용한 용어로, 자산 배분, 상속, 증여, 가업 승계, 세금 문제, 자선 활동까지 아우르며 가문의 부를 보호하고 관리해 주는 업체다.

교육은 부를 지키는 데 그치지 않고 창출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미국 내 학력별 임금 상승률은 최대 0.4% 포인트 벌어져 있다(석사 이상 2.2%, 전문대졸 1.8%). 교육에 대한 수요를 높이는 요인이다. 이에 따라 교육 관련 물가지수는 연평균 5.5% 상승해 평균보다 4% 포인트 정도 높다.

교육에 대한 집착은 미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부의 집중도가 심한 국가일수록 교육은 앞선 자의 방패가 되고 쫓는 자의 창이 될 수밖에 없다. 중국이나 한국 등의 신흥국에서도 마찬가지다. 교육산업은 자본주의의 숨은 성장 산업이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