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쇼핑 시너지 기대…조성 이후 유커 등 유동인구 증가

[상권 17] K스타로드로 '뉴 청담' 시대 연다
청담동에서 명품만큼이나 유명한 것을 꼽자면 ‘연예 기획사’들이다. SM엔터테인먼트·JYP엔터테인먼트·큐브엔터테인먼트 등 대표적인 연예 기획사들이 일대에 자리 잡고 있다.

2013년부터 강남구 주도로 조성 중인 ‘K스타로드’는 청담동 상권에 또 다른 색깔을 더하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에서부터 SM엔터테인먼트까지 이어지는 K스타로드는 현재 3차 조성까지 완료된 상태다.

◆ 명품거리와 조화가 관건

압구정로데오역 2번 출입구를 나오면 화려한 옷을 입은 곰 인형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자세히 살펴보면 소녀시대·엑소 등 한류 스타들의 얼굴이 겹쳐 보인다. 한류 스타를 본떠 만든 ‘강남돌(GangnamDol)’이다. 아트디자이너 듀코비와 연예 기획사가 협력해 제작한 것으로 현재까지 총 18개가 세워져 있다.

이 밖에 강남구는 강남돌 미니어처를 판매하는 팝업스토어 형태의 ‘강남돌HAUS’와 가로수길부터 청담 패션 거리까지 버스를 타고 둘러볼 수 있는 ‘강남 시티 투어’도 운영 중이다.

강남구가 이처럼 ‘한류 문화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데는 이유가 있다. 청담동 상권에 중국인 관광객을 유입하기 위해서다.

특히 압구정·청담동 일대 대로변을 중심으로 성형외과와 피부과 등이 입점해 있어 ‘의료 관광 사업’과의 연계도 염두에 두고 있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지난해 3월 K스타로드의 2차 조성 사업 완료 이후 청담동 일대 유동인구가 21.5% 증가했다”며 “한류 문화에 대한 해외 관광객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인 만큼 상권을 활성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남구청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5년 2월 16만2976명에서 두 달 뒤인 4월 19만7981명으로 나타났다. 인근 상인들 역시 이와 같은 효과를 체감하고 있는 중이다. 박상율 부동산뉴스공인중개사 실장은 “외국인들의 단체 관광 코스에 포함되기도 하면서 청담동에 대형 버스가 들어오는 모습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고 말했다.
[상권 17] K스타로드로 '뉴 청담' 시대 연다
그러나 이와 같은 관광객들의 유입이 청담동 상권의 매출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류 스타를 쫓아온 관광객들 대부분은 유명 연예 기획사에서 운영하는 굿즈숍이나 커피숍 등을 이용하는 데 그치는 경우가 다반사다.

‘스타의 단골집’을 찾아온 관광객 또한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K스타로드가 청담동 상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분위기다.

이동열 어반에셋 이사는 “명품을 위주로 소비하는 청담 상권 중 한류 스타를 중심으로 한 K스타로드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며 “하이엔드 문화가 중심이 되는 청담동 상권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유입된다면 오히려 내국인들의 발길까지 끊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민석 FR인베스트먼트 연구원은 “K스타로드가 청담동 상권에 다양한 문화적 개성을 더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며 “단순히 관광객들을 유입하는 데 그치기보다 이들이 머무르고 즐길 만한 콘텐츠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 viva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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