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장 7대 유망 산업 (3) '스마트카'
자율 주행차 개발 속도 점점 빨라져

최근 자동차 업계의 화두는 ‘스마트카’다.

스마트카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로 전기차 등 친환경차,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등 다양한 형태의 자동차가 스마트카라는 이름 아래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각종 정보나 오락 등 스마트폰에 집중된 기능을 움직이는 차 안에서 구현하는 인포테인먼트 개념도 담고 있다.

현시점에서 스마트카는 ‘친환경 차량을 기반으로 자율 주행이 가능하며 네트워크 연결을 통해 다양한 활용성을 지닌 최첨단 자동차’로 정의된다.

스마트카 경연장 된 CES

스마트카 시장 규모는 얼마나 될까. 미국 시장조사 기관 스트래지티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카 시장은 지난해 2390억 달러에서 2017년 2740억 달러 규모로 가파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스마트카 산업과 관련해 글로벌 완성차 업계는 전기차 등 친환경차 개발 및 보급에 집중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선두 주자는 미국 테슬라다. 2003년 설립된 테슬라는 10년여 만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전기차 메이커로 성장했다. 테슬라는 전기차 상용화를 넘어 자율 주행 전기차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스마트카 시장에서 커넥티드카도 주목받는 사업 모델 가운데 하나다. 커넥티드카는 네트워크카로도 불린다. 통신망을 활용해 인터넷·모바일 등의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한 차량을 뜻한다. 자동차에 통신망이 연결되면 그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해질 수밖에 없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스마트카는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를 기반으로 빅 데이터와 사물인터넷(IoT)이 연결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첨단 자율 주행 시스템, 차량 제어 시스템을 구현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이차전지와 비메모리 반도체, 메모리 반도체, 센서, 디스플레이 등 최첨단 정보기술(IT) 부품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매년 초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인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도 더 이상 단순 가전 박람회로 볼 수 없게 됐다. IT 업계의 동향을 살필 수 있는 행사이지만 최근 IT 업계와 자동차 업계가 협업하는 스마트카 분야가 CES를 점령한 때문이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6’에서는 각 기업의 스마트카 기술이 속속 소개됐다. 폭스바겐과 제너럴모터스(GM)는 스마트폰 홈 기능을 장착한 전기차 ‘버드(BUDD-e)’와 ‘볼트(Bolt)’를 각각 공개했다.

아우디는 한 번 충전으로 500km를 달릴 수 있는 전기차 ‘e-트론’을 선보였다. 기아차는 자율 주행 기술을 접목한 전기차 ‘소울(SOUL) EV’를 전시했다.

포드는 성능을 보다 향상시킨 전기차 ‘포커스(FOCUS)’를 홍보했다. 포드는 이 자리에서 향후 5년간 전기차 개발에 45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포드는 2020년까지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전 차종의 40%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자동차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전장부품 사업팀을 신설했다. 삼성SDI는 향후 5년간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3조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삼성SDI는 한 번 충전으로 최대 600km까지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용 배터리 셀 기술을 보유 중이다.

LG전자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LG전자는 GM이 CES 2016에 선보인 전기차 쉐보레 볼트의 주요 협력사다. 배터리와 구동 모터 등 11개 핵심 부품을 공급한다.

올해 세계시장에서 차례로 출시될 예정인 볼트 EV 양산 모델은 한 번 충전으로 최대 321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LG전자는 또 차에서 집 안을 제어하는 시스템을 폭스바겐과 공동 개발 중이다.

완성차·부품사, ‘운전자 지원’기술에 사활

스마트카 산업, 자동차·IT 업체 무한 경쟁
스마트카 시장을 놓고 벌이는 경쟁 구도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는 자율 주행차다.

자율 주행차는 스스로 주변 환경과 주행 위험 요소 등을 판단, 대응해 운전자의 관여를 최소화하면서 안전 주행이 가능한 자동차를 의미한다.

자율 주행의 핵심 기술로는 주변 환경을 판단하는 인식과 운전 명령을 내리고 수행하는 제어, 내비게이션 역할을 하는 항법 등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폭우나 폭설, 신호 고장 등 다양한 특수 상황을 자동차가 인지해 대응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 및 자동차 부품 업체들은 첨단 운전자 지원(DAS : Driving Assistance System) 기술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DAS 기술은 운전 중 발생하는 수많은 상황 중 일부를 인지하고 판단, 기계장치를 제어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운전자가 보다 쉽게 운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업계는 DAS 기술을 적용한 신차를 속속 출시하며 자율 주행차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신형 ‘E클래스’ 생산을 독일 진델핑겐 공장에서 시작했다고 지난 2월 29일 밝혔다. 이 차량은 기초 자율 주행 기술 중 하나로 꼽히는 ‘액티브 레인 체인지 어시스트’ 등의 첨단 기술을 도입했다. 운전자가 방향지시등을 켜면 자동차가 스스로 안전하게 차로를 변경하는 기술이다.

현대차그룹은 DAS 기술을 ‘제네시스’ 등에 적용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고속도로 자율 주행’, ‘혼잡 구간 주행 지원’ 등의 자율 주행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달 중 고속도로와 일반 도로에서 시험 운행할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CES 2016에서 자율 주행에 필요한 ‘긴급 자동 제동 시스템’ 등 7가지 핵심 DAS 기술을 공개했다. 상향등 점등 시 카메라 센서가 맞은편 차량을 인식, 해당 차량의 이동 경로만 빛을 차단하는 ‘매트릭스 빔’을 비롯해 ‘교차로 감지 시스템’, ‘원격조종 지능형 주차 보조 시스템’ 등 양산 개발 단계인 기술이 특히 눈길을 끌었다.

IT 업계에서는 양대 산맥인 구글과 애플이 자율 주행차 경쟁에 돌입했다. 애플은 최근 관련 업체 5곳을 인수하면서 2019년쯤 자체 전기 자율 주행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구글은 구글맵 등 관련 데이터를 바탕으로 포드와 협력해 자율 주행차 개발에 나선 상태다. 구글은 지난 2월 14일 ‘렉서스(RX450h)’를 개조해 만든 자사의 자율 주행차가 시험 운행 중 오른쪽 앞에 있는 모래주머니를 피하려다 왼쪽에서 직진하던 버스와 충돌하는 사고를 내기도 했다. 그만큼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세심한 기술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줬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인포테인먼트를 비롯해 초기 자율 주행 기능 등 일부 스마트 기술이 자동차에 접목되기 시작했지만 궁극적 목표인 완전 자율 주행차가 상용화되려면 최소 10년, 길게는 20년 이상 소요될 것”이라며 “미국 캘리포니아 차량관리국의 보고서를 보더라도 자율 주행 관련 시험 운전 과정에서 사람이 개입했지만 피할 수 없었던 사고가 6년 동안 69건에 달하는 등 기술적·제도적으로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choi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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