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E&S, 국내 첫 ‘친환경에너지타운’ 조성…바이오·제약 사업도 재정비

[한경비즈니스=김태헌 기자] SK그룹의 미래 먹거리의 중심에는 ‘신에너지’와 ‘바이오·제약’이 있다. SK그룹은 미래 성장 동력으로 이들 산업을 선택하고 그룹과 관계사의 역량을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수펙스추구협의회 내 ‘에너지신산업추진단’을 통해 그룹과 각 관계사의 역량을 집결하고 있다.
SK그룹, ‘에너지가 미래다’ 신산업추진단 가동
SK이노베이션 연구원이 이산화탄소로 플라스틱 원료를 만들 수 있는 그린폴(Green Pol)을 연구하고 있다.

에너지 사업 이끄는 ‘이노베이션·텔레콤’

SK그룹은 지구온난화 등으로 에너지 분야가 주목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전통적인 에너지 기업뿐만 아니라 구글과 소프트뱅크 등 정보기술(IT) 기업들까지 신에너지 영역에 뛰어들고 있다.

SK그룹은 에너지신산업추진단 단장에 유정준 수펙스추구협의회 글로벌성장위원장 겸 SK E&S 대표를 선임했다. 유 단장은 SK이노베이션을 거쳐 SK E&S 대표를 맡으며 SK그룹의 에너지 관련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또 SK그룹은 사업에 힘을 싣기 위해 에너지신산업추진단을 향후 ‘에너지신산업성장특별위원회’로 확대, 개편해 추진 동력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특히 추진단 설립을 계기로 해외 기업은 물론 국내 중소기업과도 다양한 협력을 추진할 방침이다. 에너지신산업추진단은 그룹 내 신에너지 분야 중·장기 계획과 전략을 수립하는 싱크탱크 역할을 맡아 관계사별 신에너지 분야의 역량을 업그레이드해 각 분야의 산업 리더로 키워 낸다는 방침도 정했다.

먼저 SK이노베이션은 리튬이온전지 분리막(LiBS)을 2004년 세계에서 셋째로 상업화하는 데 성공하는 등 전기차 시장에 일찌감치 뛰어들었다. 또 그간 기아차와 중국 베이징자동차 등에 배터리를 공급해 왔다. 최근에는 메르세데스-벤츠와 리튬이온 배터리 셀 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지난해에는 충남 서산 배터리 공장 증설 결정을 내리고 총 450억원을 들여 생산능력을 종전 400메가와트시(MWh)에서 800MWh로 두 배 확대했다. 전기차 시장 확대를 염두에 둔 전략으로, SK이노베이션은 2020년 세계 전기차 규모가 6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SK E&S는 지난해 12월 준공한 국내 최초의 친환경에너지타운 조성에 참여해 가축 분뇨 시설 등 기피·혐오 시설에서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한다. 생산된 바이오 가스는 자회사 강원도시가스에서 정제돼 도시가스로 공급되고 있다.

SK텔레콤도 올해 1월 한국전력공사와 에너지 신산업 공동 협약을 체결하고 ▷전기차 충전 인프라 공동 사용 ▷나주 에너지밸리 전기차 자율 주행 기반 기술 및 솔루션 공동 개발 ▷스마트시티 내 마이크로 그리드(에너지 저장장치가 융·복합된 차세대 전력 체계) 시스템 공동 구축 및 확장 사업 공동 협력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SK텔레콤과 한국전력공사는 2020년까지 총 5000억원을 공동투자해 사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특히 SK텔레콤의 스마트 그리드(지능형 전력망) 사업과 에너지 관리 시스템(EMS)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에너지 사업 역량과 한전의 에너지 신산업 분야의 노하우가 접목된다면 국제 경쟁력을 갖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SK그룹은 전망하고 있다.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이 이산화탄소 관련 연구, SK E&S가 신·재생에너지 친환경 에너지타운, SK텔레콤이 사물인터넷(IoT) 기반 에너지 효율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주사, SK바이오텍 지분 100% 인수

SK그룹은 최근 한미약품 사례처럼 신약 개발에 따른 기업 가치 상승과 매출 확대에도 주목한다. 그룹 내 제약·바이오 개발사는 SK케미칼·SK바이오팜·SK바이오텍 등이 있다.

SK그룹 지주사인 SK(주)는 지난 2월 25일 이사회를 열고 의약품 생산 회사(CMO)인 SK바이오텍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또 SK바이오텍의 사업 확대를 위한 설비 증설 등 재원 확보를 위해 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진행하기로 했다.

SK바이오텍은 SK(주)의 자회사인 SK바이오팜이 지난해 4월 의약품 생산 사업을 분할해 설립한 회사로, 이번 SK바이오텍 지분 인수는 SK가 글로벌 바이오·제약 시장에서 선도 업체가 되기 위해 SK바이오팜의 신약 개발 사업과 함께 SK바이오텍의 의약품 생산 사업도 적극 육성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앞서 SK바이오텍은 지난해 11월 세종시 명학산업단지에 증설 부지를 확보(2만5000평)해 현재 16만 리터인 생산 규모를 2020년까지 64만 리터로 확장할 예정이다.

세계 최초로 상업 시설에 적용한 연속 공정 기술을 기반으로 의약품 생산 사업의 성장과 수익성 강화에 집중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의약 완제품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글로벌 유망 업체와의 협력과 인수·합병(M&A)도 적극 검토 중이다.

SK케미칼은 국내 백신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SK케미칼은 지금까지 백신 사업 인프라 구축과 연구·개발(R&D)에 약 4000억원의 비용을 투자해 왔다. 2012년에는 경북 안동에 세계 최고 수준의 백신 공장 L하우스를 완공해 ▷세포배양 ▷세균배양 ▷유전자 재조합 ▷단백 접합 백신 등 모든 기반 기술과 생산 설비를 보유했다.

최첨단 차세대 무균 생산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어 새롭게 발생하는 전염병에 대한 신규 백신 개발과 대량생산 체제도 갖췄다.

지난해는 SK케미칼이 자체 기술로 개발한 백신이 시판된 원년이기도 하다. 그동안 국내 백신 산업은 수입 의존도가 높고 중·장기적인 투자 형태는 극소수에 불과해 수급 불안이 발생한 경우가 많았지만 SK케미칼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SK케미칼은 지난해 성인용으로는 국내 최초, 소아용으로는 세계 최초로 세포배양 독감 백신인 ‘스카이셀플루’를 상용화했고 효능과 안전성 측면에서 검증 받으며 출시 첫해 누적 주문·판매량 360만 도즈(1도즈=1회 접종)를 돌파했다.

이 회사는 2000년 이후 R&D 분야에 매출의 12~15%를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이는 국내 제약 업계에서 보기 드문 사례다. 현재 폐렴구균 백신, 대상포진 백신의 상용화를 앞두고 있고 프리미엄 백신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k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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