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interview] “최고의 헤리티지클럽 만들겠다”
반얀트리 클럽앤스파 서울의 김준상(53) 총지배인은 2월 1일 취임한 ‘신임’이지만, 베테랑이다. 2010년 반얀트리 서울 오픈 직후부터 지난해 초까지 반얀트리의 클럽디렉터로서
대한민국 0.1%의 사교클럽의 싹을 틔운 주인공이다.

“가족 같아요. 여느 호텔에는 가끔씩 며칠 머무르지만 반얀트리 멤버십 회원들은 거의 매일같이 봐요. 무려 20년 회원이죠. 해외 유수의 명문 클럽 부럽지 않은 헤리티지클럽(heritage club)을 만들고 싶습니다.”

미국의 ‘르네상스클럽’, 영국의 ‘런던캐피털클럽’, 일본의 ‘도쿄아메리칸클럽’이 노블레스 사교클럽으로 이름이 나 있다면, 한국에선 ‘반얀트리클럽’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서울 남산에 위치한 반얀트리 클럽앤스파 서울(이하 반얀트리 서울)은 특급 호텔인 동시에 다양한 클럽 활동으로 주목받는 사교클럽이다. 멤버십 클럽 회원만 3800명에 이른다.

김준상 신임 총지배인은 이러한 클럽 회원에 대한 애정이 누구보다 각별하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1월까지 반얀트리의 클럽디렉터로서 회원 관리와 운영을 총괄하며 4~5년을 회원들과 울고 웃었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잠시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 등의 총지배인을 거쳐 지난 2월 반얀트리 서울의 수장으로 돌아왔다.

1년 만에 금의환향하셨네요.
“새롭고 설렙니다. 멤버십 회원들이 ‘잘 왔다’고 반겨줍니다. 이제 총지배인으로서 더 크게 보고, 더 큰 역할을 해야겠다는 마음입니다. 제가 반얀트리에 처음 온 날이 2010년 8월 1일이에요. 한여름이라 수영장을 잠깐 둘러보러 나갔는데 회원들이 제 앞으로 줄을 섰어요. 당황했죠. 당시엔 아무것도 몰랐지만 회원들 의견을 메모하고 개선하려 노력했어요.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불편하다고 하면 나무로 포장하고, 골프장 입구의 턱이 위험하다고 하면 경사로도 만들고. 회원들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볼 때마다 생각나고 그래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클럽디렉터로서 회원들의 얘기를 가까이서 들었기에, 누구보다 앞으로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반얀트리 서울은 호텔과 회원들이 참 끈끈한 것 같습니다.
“그렇죠. 식사나 각종 모임 때 오라는 얘기가 참 많아요. 회원들이 호텔에 와서 피트니스 후 사우나하고 가는 식이 아니라, 서로 적극적으로 네트워킹 하는 것을 중시하니까요. 반얀트리 서울에서는 골프, 자전거 운동 관련 소셜클럽, 각종 예술과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교육클래스 등 회원 전용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어요. 여행을 같이 가기도 하는데, 여행하며 샤워도 하고 술도 같이 마시다 보면 진짜 친해질 수밖에요.”

‘특별한 회원’들도 궁금하네요.
“일반 특급 호텔의 주 고객층이 나이 지긋한 자산가들이라면, 반얀트리 서울의 경우 40대 전문직 회원이 많아요. 어린 자녀가 있어 키즈클럽을 이용하기 위해 오는 경우가 많고요. 대개 해외 유학을 다녀왔고 다양한 레포츠를 즐기는 활동적인 성향이 강합니다. 그래서 골프는 물론 오토바이, 자전거, 조깅, 산책 등 수많은 동호회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참, 브리지 동호회 때문에 회원 가입을 한 경우가 있을 정도로 반얀트리의 브리지클럽은 인기가 높습니다. 브리지 게임은 한 번 해보면 ‘어디에서 배웠는가’ 단박에 알 정도로 모임이 중요한데, 반얀트리 클럽이 잘하기로 유명하죠.”

헤리티지클럽, 그 이정표는 어디에 있나요.
“지금 키즈클럽에 다니는 아이들이 다시 자녀를 낳고, 그렇게 세대를 이어가는 클럽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역사죠. 회원들이 보다 자연스럽게 문화와 예술을 향유하며 이곳이 곧 그들 생활의 일부가 되는 것, 인적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비즈니스 교류까지 이끌어내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이 반얀트리 서울이 만들어 가야 할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도 중요합니다. 매년 연말 위시트리(wish tree)를 운영하면서 도덕적인 의무와 책임을 다하는 클럽을 만드는 것이 목표이자 계획입니다.”

클럽 외에 반얀트리 서울의 차별성은 무엇인가요.
“반얀트리는 그냥 호텔이 아니라 도심 속 특급 리조트입니다. 남산을 병풍으로 두른 23만1404㎡라는 드넓은 부지에 수영장, 골프장 등 다양한 부대시설이 펼쳐져 있습니다. 휴가철에 굳이 비행기를 타고 가지 않아도 마치 해외 휴양 리조트를 방문한 것 같은 매력이 있습니다. 서울 시내 특급 호텔 중 객실 내 미니 풀이 설치된 곳은 반얀트리 서울이 유일합니다. 처음에는 청소와 습기 문제 등의 우려가 있었죠. 하지만 반얀트리 하면 풀빌라가 떠오르기에 ‘꼭 풀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결과적으로 이제 반얀트리 서울의 독특한 상징으로 인식되고 있으니 성공한 셈이죠.”

취임 일성으로 “클럽 고객뿐 아니라 모든 고객이 환영 받는 호텔을 만들고 싶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계획이 있나요.
“반얀트리 푸켓을 비롯해 대부분의 반얀트리 호텔은 휴양지에 위치해 있습니다. 도심의 비즈니스호텔과는 문화가 다르죠. 항상 웃고 인사하는 반얀트리 문화, 정말 환영하는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반얀트리 서울은 클럽 회원이 아니면 회원 프로그램을향유할 수 없지만, 1일 투숙을 통해서도 반얀트리의 인상적인 객실과 부대시설을 즐길 수 있습니다. 또한 4월부터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반얀트리를 경험할 수 있도록 지역특산물 및 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야외마켓(MOBT)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반얀트리 서울은 기존 호텔과는 다른 길을 걸어갈 겁니다.”

국내에 또 하나의 반얀트리 호텔이 설립될 것이란 기대도 있습니다.
“실제로 2~3년 전 두 번째 호텔의 장소를 물색한 바 있지만 아직은 구체적으로 추진되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두 번째 호텔이 지어진다면 브랜드 인지도도 올라가고 반얀트리 서울과 윈윈(win-win) 할 수 있는 관계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반얀트리 서울이 설립된 이후 다른 지역 반얀트리 호텔의 한국 고객 이용률도 올라갔습니다. 반얀트리 서울이 도심에 있으니, 국내 두 번째 반얀트리 호텔은 바다가 보이는 곳이면 좋겠습니다.”

반얀트리 클럽앤스파 서울 멤버십 회원 A to Z

반얀트리 클럽앤스파 서울은 3~4대 자손에 걸쳐 대대로 이어지는 패밀리 클럽을 지향한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가족회원으로 가입해 다양한 시설과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김준상 총지배인은 “키즈클럽은 승마, 펜싱, 테니스, 주니어골프, 피겨스케이트 등을 전문가로부터 배울 수 있어 방학 때는 반얀트리 서울에서 줄곧 머무르는 아이들이 많다”며 “강사들 대부분이 영어를 주로 쓰는 원어민이라는 것도 강점이다”라고 귀띔했다. 입회 보증금은 1억3000만 원이며, 연회비는 358만 원이다. 여기에 미성년 자녀 추가 시 2500만 원이 추가되며, 연회비는 약 179만 원을 더 내야한다.

배현정 기자│사진 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