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문화 선도…정규직 전환율 48% 달해}

[한경비즈니스=김현기 기자] 정부는 올해부터 청년 실업을 해소하고 재취업을 희망하는 경력 단절 여성 및 은퇴한 장년층에게 일자리를 마련해 주기 위해 ‘시간제 일자리’를 적극 장려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전일제 근로자가 시간 선택제 일자리로 전환하거나 기업에서 시간제 일자리의 근로조건을 개선하면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기업은 인력 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근로자는 양질의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소위 노사 간 ‘윈-윈 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한 방침인 셈이다.

시간 선택제는 자녀보육·퇴직준비·학업·간병 등의 개인적 사유로 일정 기간 동안 근로시간을 단축해 근무하는 일자리 제도를 말한다. 전일제 근로자보다 적게 일하면서도 고용 면에선 큰 차별이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CJ, ‘고용 불안 없는’ 시간제 일자리 ‘화제’
(사진) (사진)서울 남산의 CJ본사 전경. (CJ 제공)

◆시간제 직원들에게 다양한 혜택 제공

기업들도 정부와 발맞춰 시간제 일자리 확산에 나섰다. 대표적인 곳이 CJ그룹이다. CJ그룹은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많은 양의 일자리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질적인 면에도 신경을 써 업계와 근로자 양측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CJ CGV·CJ푸드빌·CJ올리브네트웍스 등의 시간제 직원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CJ그룹은 한 발 더 나아가 이들이 전문 인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육성책도 펼치고 있다. 시간대별로 인력 운용을 유연하게 해야 하는 업의 특성상 시간제 일자리는 불가피하다. 따라서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확산에 앞장선 것이다. 무엇보다 2013년부터 계약 기간의 제한을 전면 폐지함으로써 본인이 희망하는 시점까지 ‘고용 불안’ 없이 일할 수 있도록 했다.

4대 보험과 퇴직금을 비롯해 각종 수당은 물론 정규직 수준의 다양한 복리후생 정책도 마련했다. 장학금 지급 및 학자금 대출이자 지원을 통해 안정적으로 학업과 일을 병행할 수 있도록 돕는 한편 무료 영화 관람과 같은 계열사별 할인 정책을 통해 자부심도 높였다.

또한 시간제 일자리 직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제도를 운영하면서 이들을 전문 인력으로 키워 나가는 데 힘쓰고 있다. CJ CGV·J푸드빌·CJ올리브네트웍스 등 3개 계열사는 회사가 정한 일정 기간(최소 3개월)이 지나면 정규직 전환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최근 3년간 3개사 지원자들의 정규직 전환 비율도 48%에 달할 정도로 높은 편이다.

CJ그룹 관계자는 “서비스업은 사람이 하는 일이다. 현장에서 고객들과 직접 마주하며 생긴 노하우는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시간제 일자리 직원들을 단순한 아르바이트생으로 치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들의 경험과 경력을 높이 사 안정적으로 서비스 전문 인력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인사 정책상으로도 다양한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CJ그룹은 청년층 일자리 창출에 앞장설 뿐만 아니라 은퇴한 장년층들 및 경력 단절 여성들의 재취업을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나서며 바람직한 일자리 문화를 창출해 가고 있다. 시간제 일자리로 근무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 점이 이들에게는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육체적으로 무리가 가지 않기 때문에 장년층 직원들은 건강을 지키면서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대부분이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경력 단절 여성들은 시간제 근무를 통해 가정과 직장 생활에서의 균형을 적절하게 유지할 수 있다.

CJ그룹은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 3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5년 고용 창출 100대 우수 기업’에 CJ CGV·CJ푸드빌·CJ프레시웨이 등 3개 계열사가 선정됐다.
CJ, ‘고용 불안 없는’ 시간제 일자리 ‘화제’
(사진)CJ CGV에서 근무하는 한 여성이 고객에게 영화 티켓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CJ 제공)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 지원 등 높은 만족도

초등학교 교사로 퇴직한 뒤 CJ대한통운의 실버 택배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부산시 동래구의 손모(74) 씨는 “기다렸던 물건을 받는 사람들의 좋아하는 모습에 보람이 생겼고 출근할 수 있는 직장과 동료가 있다는 것이 너무 감사하다”며 “건강이 받쳐 준다면 언제까지나 할 생각”이라고 밝게 웃으며 말했다.

2013년부터 실버 택배 사업을 운영해 온 CJ대한통운은 손 씨처럼 만 60세 이상 시니어 인력 500여 명을 대거 채용했다. 이들은 현재 서울·부산·경남 등 70여 개 거점에서 활동 중이다. 연로한 인력들이 신체적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하루 4시간 정도 교대로 번갈아 가며 근무한다. 배송 장비로는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전동 카트, 자전거, 동력 손수레 등을 이용한다.

시니어 인력들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수익은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대신 근무시간이 길지 않아 신체적으로 부담이 가지 않는다. 이 때문에 건강을 지키면서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다. 특히 시니어 인력들의 대부분은 동료나 일반인들과 대화, 사회참여 등에서 높은 만족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인 CJ CGV도 60세 이상 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도움지기’를 채용하고 있다. 도움지기는 극장 내 입장 및 퇴장 안내 등 현장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을 말한다.

극장 운영 전문가 양성센터인 CGV 유니버시티(UNIVERSITY)에서는 시니어 인력들을 위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시니어 인력의 현장 적응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병행하고 있는 것이다.

2012년 10월부터 서울 지역의 CGV 극장을 중심으로 시범 운영하기 시작했고 2013년 2월부터 이를 전국으로 확대해 분기별 채용을 통해 현재 전국 CGV 지점에서 총 60여 명의 도움지기가 일하고 있다.

경력 단절 여성들의 성공적인 재취업을 돕기 위해 도입한 ‘CJ리턴십’ 제도는 재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2013년 CJ그룹은 출산과 육아로 선택의 여지없이 직장을 떠나야만 했던 여성 인력들에게 재취업의 기회를 제공하는 CJ리턴십을 선보였다. 업계로부터 경직된 취업 시장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CJ리턴십은 시간제와 전일제 등 2가지로 운영되며 급여는 근무시간에 비례해 지급한다. 그 외 모든 처우는 전일제 정규 직원과 동일하다.

특히 근무자들의 이전 경력을 살려 직무 전문성을 개발할 수 있도록 디자인·인사·마케팅 등 전문 직군에도 시간제 일자리를 마련해 질적으로 차별화했다. CJ그룹 관계자는 “시간제 일자리 직원들을 회사와 함께 성장해 나가는 인재로 육성한다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henrykim@hankyung.com

[기사 인덱스]
- “CJ CGV 미소지기는 천직의 길을 열어준 열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