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톤 트럭 기준 연간 200만원 연료비 절감…친환경 이미지 효과도

[승용차 넘어 상용차로] 택배·유통업체, 전기트럭 도입 팔 걷어
전기차 하면 골프장 카트를 우선 떠올리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엔 전기를 동력으로 한 이동 수단이 산업 분야 곳곳에서 활용되고 있다. 유통·물류 업계는 전기차의 연료비 절감 효과에 주목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1톤 택배용 전기트럭은 대당 연간 200만원, 0.5톤 전기트럭은 134만원의 연료비를 아낄 수 있다. 서울시는 2014년 11월부터 6개월간 택배용 전기트럭 시범 사업을 진행한 바 있다.

도심 택배 트럭은 주행거리가 하루 50km 정도로 짧기 때문에 전기차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서울시의 분석이다.

CJ대한통운은 2013년부터 실버 택배 사업에 다목적 전동차를 이용하고 있다. 아파트 단지 내 실버 택배 거점으로 대형 택배 차량이 화물을 싣고 오면 시니어 배송원이 각 동별로 배송하는 형태다.

◆쿠팡 “전기차 1000대 도입”

CJ대한통운은 ‘스마트 카트’로 불리는 다목적 전동차 130여 대를 활용 중이다.

스마트 카트는 220볼트 일반 전원으로 8시간 충전 시 최대 50km를 주행할 수 있다. 최고 속도는 시속 15km다. 운전석 후면 적재함에 최대 200kg의 화물을 실을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전국적인 전기차 충전 거점 및 차량 양산 현황 등을 감안해 전기차를 물류 배송에 활용하는 방안을 중·장기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소셜 커머스 쿠팡은 좀 더 적극적이다. 쿠팡은 지난해 11월 대구시와 친환경 첨단 물류센터 건립에 관한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쿠팡은 전기 화물 배송 차량을 도입한 세계 최초 친환경 물류센터를 대구에 건립하고 대구시는 행정·재정 지원과 투자 환경 조성 등에 노력하기로 하는 내용의 협약이었다.

쿠팡은 대구에서 시범 사업을 추진한 뒤 전국에 순차적으로 전기차 1000여 대를 도입할 방침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쿠팡은 우선 이달 말쯤 삼륜 전기차 2대를 물류 운송에 시범 도입할 계획이다. 이후 이르면 6월께 삼륜 전기차를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대구시는 달성군 소재 산업단지 등의 물류센터 건립 부지를 쿠팡 측에 제안한 상태다. 대구시는 또 정부에 1톤 전기 화물 배송 차량 개발을 건의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1톤 전기차 개발 등을 통한 정부 차원의 관련 산업 육성 및 지원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국내 완성차 업계는 전기 화물차보다 승용 전기차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틈새시장은 중견·중소기업들이 채우고 있다.

자동차용 동력전달장치 제조업체 디아이씨(DIC)는 지난 3월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제 전기자동차 엑스포에서 전기모터 방식을 채택한 주행거리 연장형 택배 전기차, 픽업 타입의 다목적 전기차 등을 선보였다.

이 회사의 택배 전기차(가칭 ‘칼마토’)는 기존 출시된 1톤 트럭의 모터와 배터리 등을 개조한 형태다.

기본적으로 배터리의 전기에너지를 사용해 주행하지만 주행 중 배터리 잔량이 30% 이하가 되면 발전용 엔진으로 전기를 생산해 배터리를 충전하는 방식으로 연속 주행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주행거리 연장형 복합 모드를 통해 거리를 최대 400km까지 늘린 제품”이라며 “기존 화물차를 충분히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해당 차량을 이르면 올 4분기 안에 양산해 낼 계획이다. 출시 예상가는 38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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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업계도 소형 전동차 활용

식품 및 프랜차이즈 업계의 전기차 활용도 가속화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자체 전동 카트를 제작, 활용 중이다. 신형 전동 카트는 기존 반자동 카트와 달리 이른바 ‘야쿠르트 아줌마’가 발판 위에 탑승해 이동할 수 있는 형태로 개발했다. 전기차 배터리 셀과 동일한 LG화학의 중대형 리튬이온 이차전지를 채택한 제품이다.

일반 전원으로 8시간 정도 충전하면 하루 활동하기에 충분한 전력을 갖출 수 있다. 최고 속도는 시속 8km다.

한국야쿠르트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2012년부터 2년의 연구와 테스트 과정을 거쳤다. 전기 카트 개발 업체인 대창모터스·티에스, 냉장 전문 회사 오텍캐리어·카이스전자 등과 협업했다. 약 3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사용했다.

신형 전동 카트는 2014년 12월부터 지급하기 시작해 올해 3월 기준 약 4000대가 보급됐다. 가격은 대당 약 800만원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BBQ는 기존 배달용 오토바이 대신 초소형 삼륜 전기차를 도입한다. 지난해 12월부터 수도권 직영점을 중심으로 배달용 삼륜 전기차 7대를 도입, 시범 운영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배달 문화를 창출하기 위해 전동차를 도입하기로 했다”며 “이르면 다음 달 배달용 전기차를 30대까지 확대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BBQ가 사용 중인 전기차는 성지기업의 ‘쓰리윙’이다. 쓰리윙의 완충 시간은 40분이며 한 번 충전으로 50km를 주행할 수 있다. 최고 속도는 시속 50km다. 두 명까지 탐승할 수 있고 적재 중량은 100kg이다. 가격은 대당 380만원이다.

유통 업계는 오프라인 점포망을 활용해 전기차 충전 시설을 확대하고 있다.

이마트는 전국 82개 점포에 141대의 전기차 충전기를 보유 중이다. 주요 운영 지역은 서울 등 수도권 54개 점포 및 제주 3개 점포 등이다.

롯데마트는 전국 18개 점포에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했다.

GS리테일도 전기차 충전소 구축에 나선다. GS리테일은 지난 3월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와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사업 등에 관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회사 측은 전기차 사용이 많은 제주 지역 GS25에 올해 안에 충전소를 운영할 방침이다. 지역별 전기차 보급 추이에 맞춰 전국 편의점은 물론 슈퍼마켓에도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GS리테일은 향후 전기차 판매 사업에도 나설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choi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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