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안정 위해 부동산 부양 나서…증시에도 긍정적 신

'2월 선전 50% 급등' 다시 들썩이는 중국 집값
지난 2월 중순 이후 중국 증시는 시클리컬 업종(철강·비철·석탄·건자재·부동산 등 경기순환 종목)이 시장의 반등을 주도하면서 회복세가 나타났다.

인민은행이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막을 앞두고 단행한 지준율 인하가 본격적인 상승 동력으로 작용한 모습이다. 한편으로는 2005년 이후 최저 수준에 도달한 밸류에이션도 가격 측면에서 주가 반등을 이끌었다고 판단된다.

실제로 3월 기준 대부분의 업종 밸류에이션이 지난 10년 평균을 웃돌며 상단에 위치한 반면 철강·석탄 등 업종은 여전히 평균을 밑돌고 있다. 어떤 면에서는 산업구조가 비슷한 한국 주식시장과도 비슷한 모양새를 나타내고 있다.

2016년 중국 경제의 두 가지 목표는 경제성장률 6.5~7%의 성장 유지와 공급과잉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다. 또 구조조정의 핵심은 과다한 기업 부채의 해소와 한계 기업의 정리일 것이다.

그 과정에서 경기 하강은 불가피하고 중국으로서는 경기 하강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정부의 재정 적자를 늘리고 가계 부채를 불리는 방법으로, 기업 부채 축소분을 정부 부채와 가계 부채로 이전하려고 하고 있다.

우선적으로는 정부의 재정 적자 규모 확대다. 재정 적자 규모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3~4% 수준으로 확대해 상대적으로 건전한 중국 정부의 빚을 만들어 경기를 받치겠다는 생각으로 판단된다.

이와 함께 부동산 경기 부양으로 역시 상대적으로 양호한 중국 가계의 부채 확대를 유발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즉, 경기를 유지하면서 기업 부채를 가계 부채로 이전하기 위해서는 부동산 경기 부양이라는 전통적인 수단이 필요한 시점인 것도 사실이다.
'2월 선전 50% 급등' 다시 들썩이는 중국 집값
◆지방 중소도시는 주택 재고 여전

지난 2월 한 달간 중국 선전의 집값은 무려 50%나 폭등했다는 보도가 나온다. 또 2015년 중국 주식시장으로 몰렸던 투기성 자금이 최근 1선 도시 부동산 시장으로 다시 몰리면서 가격 버블을 키우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실제로 2016년 2월 주택 가격 변동세를 보면 선전뿐만 아니라 나머지 1선 도시인 베이징(9.0%)과 상하이(15.0%)의 집값도 전국 주택 가격 상승률(5.3%)을 모두 크게 웃돌았다.

1선 도시의 부동산 과열 현상은 1월 가계 대출과 통화량 지표가 두 달 연속 시장 예상을 대폭 웃도는 등 유동성이 확대되면서 본격화됐다.

또 실물경제가 부진해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상황에서 가격 상승세가 나타나는 1선 도시로 유동성이 집중적으로 유입됐고 1선 도시와 2, 3, 4선 도시의 주택 가격의 양극화는 더욱 심화됐다. 결국 상하이·선전 등 주요 1선 도시들은 ‘외지인 구매 규제, 부동산 대출의 담보 비율 상향’ 등 부동산 규제책을 내놓기 시작했다.

한편 부동산 분야에서 중국 정부의 가장 큰 숙제는 3선 이하 도시의 심각한 주택 재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2015년 이후 중국 정부는 지방 도시의 주택 재고를 해소하기 위해 지속적인 통화 완화 정책과 부동산 부양책을 내놓았지만 문제는 1선 도시로 돈이 몰리면서 가격 버블을 만들고 있어 부동산 부양 정책의 딜레마가 발생한 것이다.

즉, 지난 2월 춘제 연휴 전후로 발표된 주택 대출 한도 확대(계약금 비율 인하), 부동산 취득세·영업세 인하 등 부양책과 3월 1일 지준율 인하까지 부동산 부양책이 적극적으로 제시됐지만 정책의 효과가 3~4선 도시가 아닌 1선 도시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경기를 안정시키기 위해 부동산 부양 정책이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향후 1선 도시의 선별적인 규제 강화가 지속되고 이를 통한 1선 도시 주택 가격의 안정을 추구하는 정책이 지속될 전망이다. 또 3~4선 도시 수요 촉진을 위한 농민공(농촌 출신 도시 노동자) 도시 이전 지원, 거래비용 인하 등 차별적인 정책 부양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개발 투자 업종 등 관심

중국 부동산 가격의 버블 논란은 10년째 시장의 화두이며 전혀 새로운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중국의 낮은 도시화율과 가계의 낮은 레버리지를 감안할 때 중국의 전체적인 부동산 버블 붕괴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6년 가격에 대한 판단이 중요한 이유는 1~2선 도시의 ‘가격 버블’과 3~4선 도시의 ‘투자(재고) 버블’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결국 중국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1선 도시 규제와 2~4선 도시의 주택 부양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만난 중국 주요 증권사의 이코노미스트는 2분기 이후 2선 도시의 집값 상승을 전망하고 있었다. 난징·청두·우한·창사·시안 같은 2선 도시의 집값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과 함께 결국 톱 20개 도시의 부동산이 중국 전체 부동산 시장의 40%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큰 틀에서 보면 올해 중국 정부가 경기를 관리하기 위해 부동산 시장을 부양하고 추가로 지준율 인하를 5번 정도 더하는 통화 완화를 하면 2016년 중국 전체 부동산 시장은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1~2월 중국의 부동산 개발 투자 관련 지표는 반등에 성공했다. 1~2월 부동산 개발 투자는 전년 대비 증가율 3%(12월 1%)를 기록하며 약 2년 만에 증가 폭이 확대됐다. 이에 따라 중국의 부동산 경기 반등이 2분기 중국 정부의 대규모 재정 적자를 수반한 인프라 투자의 반등과 함께 투자 경기를 안정화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올해 2분기 중국 증시는 부동산 개발 투자 및 관련 밸류체인(전후방 산업) 업종에 대한 관심이 계속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으로 중국의 부동산 경기 회복은 광범위한 업종에 파급력을 가진다.

개발 투자와 거래량 회복은 부동산 및 건축·인테리어는 물론 소재(철강·화학·시멘트·에너지)·산업재(기계·운송)와 정부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업종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가격 상승이 수반되면 자산 효과를 통해 내구재 소비를 촉진해 왔다. 이는 과거 2009년과 2012년 부동산 회복기의 밸류 체인 강세에서도 확인되는 부분이다.

주식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대목이다. 하지만 아직 중국 주식시장의 상승 추세 진입을 이야기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여전히 과잉 산업 구조조정과 부실 처리라는 숙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요 산업 우량 주식들의 주가도 하락 폭이 커 여전히 개별 종목에 대한 장기적인 접근이 유망할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된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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