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국내 면세점 시장이 무한 경쟁 체제로 접어들었다. 정부가 한류 확산에 따른 외국인 관광객 특수 등을 이유로 최근 서울에 시내 면세점 4곳을 추가 허용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정부 방안이 확정되자 지난해 11월 심사에서 사업권을 잃은 롯데와 SK는 재도전 의사를 밝혔다. 신세계 등 미처 자리를 잡지 못한 신규 면세점 사업자들은 과잉 경쟁 우려 등으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5월 말 신청 공고 예정
관세청은 이르면 5월 말 ‘신규 시내 면세점 사업권 신청 공고’를 낼 계획이다. 약 4개월의 공고 절차와 2개월간의 심사를 거쳐 올해 말쯤 사업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롯데·SK·현대백화점 등 지난해 사업권을 잃었거나 신규 진입에 실패한 업체들이 사업권을 획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다. 특히 영업 중단 시기가 코앞에 다가온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SK면세점 워커힐점은 대책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서울 잠실에 있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사업권 만료일은 오는 6월 30일이다. 월드타워점에는 1300여 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다. 이 중 롯데면세점 소속 인원이 약 150명, 용역·도급 직원이 150명 정도 된다. 나머지 1000여 명은 각 입점 브랜드 소속 판매 직원이다.
롯데면세점은 ‘롯데 직원 100% 수용’을 원칙으로 유급휴가·교육·전보 등의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월드타워점 인력을 서울 소공점과 코엑스점 등으로 파견하는 형태를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보고 있다. 용역 및 판매 직원의 고용 승계를 위해서도 최대한 협조할 방침이다.
롯데는 6개월간 매출 3600억원을 비롯해 임대료 손실 등 총 4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재개장을 위해 착실히 준비할 것”이라며 “늦어도 6월 중순까지 기존 인력과 유휴 공간을 어떻게 활용지에 대한 종합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네트웍스도 서울 광장동 워커힐면세점의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워커힐점은 5월 16일 영업을 잠정 중단한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면세점 사업권을 상실한 이후 고용 불안과 재고 처리 등 여러 현안에 대한 해결 방안을 모색해 왔다.
워커힐점에는 100여 명의 정직원이 소속돼 있다. 이 중 일부는 신세계·두산 등 신규 면세점 업체로 직장을 옮겼다. SK는 사업권 재도전을 위해 남은 인력을 최대한 품고 갈 방침이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사업권 신청 공고가 나오는 대로 입찰에 참여할 것”이라며 “적지 않은 손실 규모로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교육 훈련 등 다양한 방안을 동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면세점 무한경쟁’ 1년 새 7개서 13개로
신세계는 5월 18일 시내 면세점을 오픈한다. 신세계면세점은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들어선다. 두산도 같은 날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에 두산면세점을 오픈한다.
신라아이파크면세점(HDC신라)과 갤러리아면세점63(한화갤러리아), SM면세점 서울점(하나투어)은 지난해 상반기 신규 허가를 받은 데 이어 최근 각각 문을 열었다.
정부가 올해 면세점 사업자 4곳을 추가 선정하면서 서울 시내 면세점은 지난해 11월 6개에서 13개로 두 배 이상 늘어나게 된다. 신규 사업자들은 반년 안에 확실하게 입지를 굳혀야 하는 셈이다.
한 신규 면세점 관계자는 “사업권을 취득할 때만 해도 큰 기대를 걸었지만 경쟁 업체가 많아지면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며 “당초 예상 매출을 달성하는 것도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면세점 사업은 국가별 매장 수를 한정하는 세계적 명품 브랜드의 유치와 특정 여행 상품에 면세점 투어 코스를 추가하는 등의 영업력이 생사를 가른다”며 “결국 경쟁력 있는 업체만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면세점 허가권을 지닌 관세청의 방침은 분명하다. 관세청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 추이와 국내 시장 상황 등을 주기적으로 검토해 수요가 꾸준히 증가한다면 그에 비례해 사업자를 지속적으로 늘리는 흐름이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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