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신인맥⑦ GS그룹]
{그룹 임원 40명 승진… ‘4세’ 전진 배치}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1년 계획은 곡식을 심는 일만한 것이 없고 10년 계획은 나무를 심는 일만한 것이 없다. 평생 계획을 세울 때는 인재를 키우는 일보다 나은 것이 없다.”

허창수 GS 회장이 올해 그룹 신년사에서 한 말이다. 의례적인 인사말로 비쳐졌던 한마디였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엄청난 의미가 깃들어 있다. 바로 미래의 GS를 이끌 차세대 ‘인재 육성’이다. 그리고 이 말은 올해 GS그룹의 정기 임원 인사에 녹아 들었다.

GS그룹은 올해 인사를 통해 온전한 3세 경영 시대를 개막하는 한편 주요 그룹들 가운데 보다 빨리 4세 경영 시대를 시작했다.
GS그룹 ‘세대교체 바람’ 계열사 CEO 대거 교체
◆유일한 ‘2세’ 허승조 부회장 퇴진

2016년을 맞은 GS그룹의 가장 큰 변화는 고(故) 허만정 창업자의 2세 중 유일하게 계열사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허승조 GS리테일 부회장의 퇴진이다. 그 대신 이 자리에 3세 경영인인 허연수 GS리테일 사장이 대신하게 됐다.

이에 따라 GS그룹은 허창수 회장과 허진수 GS칼텍스 부회장, 허용수 GS에너지 부사장,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 허연수 GS리테일 사장으로 이어지는 완벽한 3세 경영 체제에 들어서게 됐다.

GS의 변화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3세 경영의 완전체로 전환됨과 동시에 이들의 장성한 아들과 조카들이 경영 일선에 전면 배치됐다. 가장 눈에 띄는 이들은 허준홍 GS칼텍스 전무와 허서홍 GS에너지 상무다. 이들은 각각 상무에서 전무로, 부장에서 상무로 승진했다.

먼저 허준홍 전무는 허만정-허정구-허남각으로 이어지는 GS그룹의 직계 장손이다. 그는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의 장남이며 허창수 회장의 5촌 조카다.

1975년생인 허 전무는 2005년 GS칼텍스로 입사했다. 여수공장에 입사한 후 2010년부터 중국·인도·러시아 등에 윤활유 제품을 파는 윤활유해외영업팀에 근무했고 이때 윤활유 인도법인 설립을 주도하는 등 역할을 수행했다.

이후 2013년 싱가포르법인 원유·제품 트레이딩 부문장을 거쳐 지난해 본사로 복귀해 LPG 사업부문장을 맡았고 회사 주요 사업 부문에서 경영 능력을 쌓았다. 

허서홍 GS에너지 상무(전략·집단에너지사업부문장)는 고 허정구 삼양통상 명예회장의 3남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의 장남이다. 그룹에는 GS홈쇼핑으로 입사해 2012년 GS에너지 부장으로 옮겼다.
GS그룹 ‘세대교체 바람’ 계열사 CEO 대거 교체
◆GS칼텍스, 임원 평균연령 52.7세

이처럼 GS그룹이 본격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하면서 올해 임원 명단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작년에는 그룹 전체의 상무급 이상 임원 승진자가 24명(GS건설 포함)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계열사 4곳의 대표이사를 교체하는 동시에 부사장 승진 6명, 전무 승진 9명, 상무 신규 선임 및 전배 27명 등 총 46명을 이동시키며 40명의 임원을 승진시켰다. 이는 경영진의 세대교체에 따른 과감한 변화로 풀이된다.

이 중에서도 특히 GS칼텍스의 임원 인사 폭이 컸다. 총 51명의 상무급 이상 임원 중 허준홍 전무를 포함해 무려 10명(19.6%)의 승진자가 탄생했다. 임원들의 나이도 젊어졌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등재된 상무급 이상 52명 임원의 평균연령은 53.17세였지만 올해는 52.7세로 조사됐다.

이들의 출신 대학은 SKY대(서울대·고려대·연세대) 출신이 총 40명으로 전체의 78.43%를 차지했다. 구체적으로는 서울대 15명(29.41%), 연세대 14명(27.45%), 고려대 11명(21.57%), 전남대 3명(5.88%), 한양대 2명(3.9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학과별로는 종합 에너지 기업답게 화학공학과 출신이 21명으로 41.18%를 차지했고 뒤를 이어 경영학 10명(19.61%), 경제학 4명(7.84%), 법학·기계공학 각각 2명(3.92%) 등으로 조사됐다.

현재 GS칼텍스는 허창수 회장의 친동생인 허진수 부회장이 이끌고 있다. 허 부회장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와 1983년 조지워싱턴대 국제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1986년 GS칼텍스에 입사해 30년간 다양한 실무 경험을 쌓았다.
GS그룹 ‘세대교체 바람’ 계열사 CEO 대거 교체
◆허연수 사장, GS리테일 새 사령탑에

그런가 하면 올해 GS그룹의 임원 인사에서 가장 큰 변화가 생긴 계열사로는 단연 GS리테일을 꼽을 수 있다. 허승조 GS리테일 대표가 물러난 자리에 3세 경영인인 허연수 GS리테일 CVS사업부 사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돼 경영 전면에 등장했다. 허 사장은 고(故) 허만정 GS 창업자의 넷째 아들인 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의 아들이다.

1961년생인 허 사장은 2003년 GS리테일 신규점 기획담당 업무를 비롯해 대형 마트 점장, 편의점 사업부 영업부문장, 전사 상품구매 본부장에 이어 최근까지 GS리테일의 주력 사업인 편의점 사업부 대표 등의 현장 중심의 경영을 수행해 왔다.

현재 GS리테일은 대표 체제가 바뀐 것 외에는 큰 변화는 없다. 인사도 외부에서 들어온 임원 없이 내부에서 승진이 이뤄졌다. 권봉주·김용원 GS리테일 전무가 올해 각각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김성기·김경환 상무가 신규 임원으로 이름을 올렸을 뿐이다.

GS리테일 임원들은 GS칼텍스와 달리 출신 대학도 다양했다. 출신보다 철저한 성과에 따른 승진의 결과다. GS리테일 총 임원 17명의 출신 대학 중 SKY대 출신은 4명(서울대 1명, 고려대 3명)뿐이다. 고교 출신 임원도 1명 있었다.

출신 대학 소재지 역시 서울 10명(58.82%), 지방 5명(29.42%), 수도권 및 고등학교 졸업자 각각 1명씩으로 조사됐다. 전공 학과별로는 경영학 5명(29.41%), 경제학 4명(23.53%) 등 상경계열이 높은 비율을 보였다.
GS그룹 ‘세대교체 바람’ 계열사 CEO 대거 교체
◆GS홈쇼핑, 2년 만에 여성 임원 탄생
GS그룹 ‘세대교체 바람’ 계열사 CEO 대거 교체
GS홈쇼핑은 허태수 부회장이 2007년부터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 진두지휘해 왔다. 지난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허 부회장이 이끄는 GS홈쇼핑은 여성 인력을 신규 임원으로 선임한 것이 특징이다.

주인공은 백정희 GS홈쇼핑 상무. 내부 승진으로 여성 임원이 됐다. 이는 2014년 GS건설 이경숙 상무가 내부 승진을 통해 여성 임원으로 발탁된 이후 2년 만이다. 1968년생인 백 상무는 연세대를 졸업했다.

한편 GS홈쇼핑 임원들의 출신 대학은 SKY대 출신이 총 11명으로 총 임원 16명의 68.75%를 차지했다. 서울대 1명, 연세대 6명, 고려대 4명, 서강대 2명, 카이스트 1명 등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출신 학과는 경영학이 6명으로 전체의 37.5%를 차지했고 이어 경제학·전자공학 등 출신이 각각 2명(12.5%)이었다.

cw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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