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전략 트렌드]
{초연결 시대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들…빅 데이터가 수익 창출원}
인터넷에 연결된 ‘의자’, 건강 진단기로 변신
(사진) 스마트 온도조절기 네스트를 만든 네스트랩스의 공동 창업자 매트 로저스(왼쪽)와 토니 파텔.

[강성호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세계 각국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매년 스위스에 모여 미래를 전망하는 다보스 포럼을 진행한다. 금년도 다보스 포럼의 주제는 ‘제4차 산업혁명의 이해’였다.

이 포럼을 주최하는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WEF) 회장은 “우리는 지금까지 우리가 살아왔고 일하고 있던 삶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기술 혁명의 직전에 와 있다. 이 변화의 규모와 범위, 복잡성 등은 이전에 인류가 경험했던 것과는 전혀 다를 것”이라는 말로 이 모임의 시작을 알렸다.

이 포럼에서는 4차 산업혁명을 ‘3차산업혁명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바이오산업·물리학 등의 경계를 융합하는 기술 혁명’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1차 산업혁명은 증기의 힘으로 시작됐다.

이어 2차 산업혁명은 전기에너지를 통해 대량생산 체제를 만들어 냈다. 그리고 이를 뒤이은 3차 산업혁명은 전자기술과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고도의 생산 체계를 만들어 냈다. 이제는 이를 거쳐 제4차 산업혁명에 이르렀다고 설파한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는 인공지능, 3D 프린팅, 자동차의 자율 주행 기능, 사물인터넷(IoT), 바이오테크놀로지 등이 산업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 시기에는 IoT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사이버 세계와 물리적 세계가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하나의 통합 시스템이 구축될 것으로 보인다.

이 시스템에서 각각의 하드웨어들은 스마트폰처럼 데이터를 축적해 이를 필요에 따라 해석해 가며 스스로 자동 갱신한다. 그래서 인간이 부르면 자동차가 혼자 달려오고 집 안의 전자 제품들도 사람과 정보를 주고받으며 작동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처럼 네트워크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이 긴밀하게 연결돼 정보를 주고받는 사회를 일컬어 ‘초연결 사회(Hyper- connected Society)’라고 말한다. 이 말은 2008년 미국의 정보기술 컨설팅 회사인 가트너가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트너는 초연결 사회에서 비즈니스 변혁의 핵심 동인으로 IoT를 들고 있다. 그러면서 2020년께는 IoT 기기가 260억 개가 넘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 세계 인터넷 사용 인구를 4인 가정으로 환산했을 때 한 가정당 무려 40여 개의 IoT 기기가 존재하게 된다.

◆일반 사물의 스마트화 ‘스마트 싱즈’

이러한 초연결 사회로의 진전에 따라 비즈니스의 패러다임 변화도 일어나고 있다. 일차적인 부분은 스마트 싱즈(smart things)의 급속한 출현이다. 스마트 싱즈는 IoT 환경에서 구현되는 스마트 기기다. 즉, 일반 사물이 스마트화된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스마트 의자나 스마트 책상 같은 것이다. 기존의 의자와 책상에 환경을 감지할 수 있는 센서를 부착한다. 그리고 센서를 통해 입수한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프로세서와 이를 다른 기기로 전송할 수 있는 네트워크 장비를 추가한다.

그러면 이 스마트 의자와 책상을 이용하는 사람의 특성을 자동적으로 센싱할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수집된 정보는 다른 스마트 싱즈와 연계돼 사용자의 생산성 향상이나 건강 증진 등과 같이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스마트 싱즈의 연결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산출된다. 이러한 데이터는 이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수익 창출의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이렇게 IoT 환경 하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형태의 비즈니스를 ‘연결형 비즈니스’ 또는 ‘매개형 비즈니스’라고 한다.

이는 인간의 생활 패턴과 다양한 사물과의 연결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유형의 사업을 말한다.

구글은 2014년 네스트랩스를 32억 달러에 인수했다. 네스트랩스는 둥글게 생긴 온도조절기와 네모 모양의 가스 감지기를 생산하는 스마트 홈 업체다. 주력 제품은 온도조절기로, ‘네스트’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이 제품을 집 안에 설치하면 기기 스스로 최적의 온도를 찾아 집 안의 온도를 적정 수준으로 조절해 준다. 네스트랩스는 하드웨어 판매를 통해서도 수익을 창출하지만 네스트를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다.

이 비즈니스 모델이 바로 ‘러시아워 리워드 프로그램(Rush-hour Reward Program)’이다. 이 사업이 흥미로운 것은 고객이 이 프로그램에 가입하면 네스트를 활용한 온도 조절을 고객이 아니라 네스트랩스에서 직접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더운 여름날, 직장인들이 퇴근할 무렵과 같은 일정한 시간대에 에어컨의 사용량의 급증한다. 이렇게 되면 일시에 전력 사용량이 많아지기 때문에 발전소에 과부하가 걸리기 쉽다. 그러면 이에 따라 발전소 운영에 낭비 요인 발생하게 된다.

그런데 이 러시아워 리워드 프로그램에 가입하면 해당 고객의 집은 고객이 도착하기 1시간 전부터 집 안의 온도를 서서히 낮춰 준다. 그러면 전력 사용이 분산돼 발전소의 과부하를 방지하고 이에 따라 발전소 운영비용도 감소한다.

그러면 네스트랩스는 전기 회사들로부터 절약된 비용의 일부를 받고 이 중 일정 부분을 프로그램에 가입한 고객에게 되돌려 준다. 전력 도매가가 평상시에는 메가와트당 40달러 정도이지만 피크타임에는 1000달러 수준이다.

따라서 피크타임을 피해 싸게 구매해 적정가격에 판매할 수 있다면 충분히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이러한 연결 비즈니스를 통해 창출된 부가가치를 전기 회사와 고객 그리고 네스트랩스가 나눔으로써 일석삼조의 이득을 얻게 된다.

◆BP, 직원 건강 데이터로 의료보험료 낮춰

글로벌 정유사인 브리티시페트롤륨(BP)은 직원들에게 핏빗(Fit-bit)이라는 웨어러블 기기를 나눠 줬다. 이 기기로 직원들이 얼마나 걷는지, 뛰는지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직원들의 건강을 증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었다.

여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BP는 이 데이터를 활용해 의료보험사와 협의, 직장 의료보험료를 낮출 수 있었다. 직원들의 건강도 챙기고 의료보험료도 낮추는 효과를 얻는 것이다.

네트워크에 의한 연결은 기존의 사업 분야에서도 그 영향력이 증대되고 있다. 2015년 7월 23일 미국의 월가에서 주목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아마존의 기업 가치가 월마트를 뛰어넘은 일이었다. 아마존의 주가가 당일 20% 폭등하며 월마트의 시가총액을 추월한 것이다.

이후 이 차이는 더 벌어졌다. 2014년 기준으로 월마트의 매출은 4850억 달러로 아마존의 830억 달러를 5배 정도 웃돈다. 하지만 기업 가치 면에서는 아마존이 훨씬 더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시장 가치에 대한 높은 평가의 비결 역시 아마존이 가지고 있는 연결의 경쟁력에서 찾아볼 수 있다. 연결의 관점에서 본다면 아마존과 월마트는 연결의 범위와 대상에서 차이가 있다. 월마트는 공급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일차적인 형태다.

하지만 아마존은 그 범위가 훨씬 넓다. 기존의 월마트와 같은 상거래에서 상품과 상품,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서비스 판매의 형태로 그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즉, 거래의 대상이 제품 그 자체에서 이제는 제품을 매개로 발생하는 연결이 거래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은 아마존의 상품 상세 페이지에 잘 나타나 있다. 아마존의 상세 페이지는 이베이 등과 같은 일반적인 오프마켓과 차이가 있다. 아마존의 상세 페이지는 상품 하나에 하나만 존재한다.

이러한 상품 상세 페이지는 아마존 또는 상품 판매자가 만들고 관리한다. 이미 상품 상세 페이지가 존재한다면 다른 판매자는 여기에 자신의 가격 및 배송 정보만 입력, 그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구매자는 누구에게 상품을 구매하든지 간에 이 상세 페이지에 상품 및 구매에 대한 리뷰를 남긴다.

이를 통해 특정 상품에 대한 정보가 분산되지 않고 한곳에 모이게 된다. 이를 통해 편리하게 구매자와 상품과의 연결뿐만 아니라 다양한 판매자와의 연결, 관련된 상품과의 연결이 한곳에서 이뤄지게 만들었다. 이처럼 고객의 시간을 절약해 주면서 다양한 연결이 이뤄질 수 있도록 배려한 시스템이 아마존 경쟁력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소비자가 바뀐다…‘진정성’이 키워드

초연결 사회의 진전은 고객 마케팅 측면에서도 새로운 차원의 접근이 요구된다. 초연결 시대에는 소비자들이 구매에 대한 의사 결정에 활용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대폭 증가한다. 스마트폰만 가지고 있으면 해당 상품에 대한 엄청난 양의 정보를 접할 수 있다.

한편으로 소셜 미디어의 영향력이 증대됨에 따라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이 소비 활동에 영향을 준다. 이처럼 네트워크의 발달은 소비자의 구매 의사 결정에 영향을 주고 소비 패턴을 변화시키고 있다.

따라서 제한된 범위의 정보를 가지고 구매 의사 결정을 유도하는 개념의 마케팅은 한계에 부닥칠 수밖에 없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상품에 대한 정보와 함께 상품이 지닌 진정한 가치를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이 보완돼야 한다.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자신의 상품이 지닌 진정성의 요소를 찾아 이를 개발하고 마케팅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진정성이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이미지로 자신의 브랜드를 구축해 나가는 것이 초연결 시대의 핵심적인 차별화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에 연결된 ‘의자’, 건강 진단기로 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