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르크 태백부대 본진은 주차장? 드라마 2회에서 벌어지는 알파팀과 미군의 연합작전 및 격투 장면은 캠프그리브스의 정비고에서 촬영됐다. 막사가 서 있던 주차장에서 몇 걸음만 옮기면 되는 곳이다. 드라마에서 보이던 것보다는 작은 규모다. 실내 곳곳에 쌓여 있던 상자들은 말끔히 치워진 상태였지만 낡은 드럼통이나 실내 풍경은 드라마에서 보던 그대로였다. 4회에서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유시진 대위가 본진을 찾는 장면, 윤명주 중위와 티격태격하는 장면 모두 주차장에 설치된 세트장에서 촬영했다. 5회에서는 수화기 너머 어렴풋이 들리는 서대영 상사의 퉁명스러운 목소리조차 감격스러워하는 윤명주 중위의 모습이 그려진다. 캠프그리브스의 진입로와 주차장을 가르는 철조망이 배경이 됐다.8회에서는 태백부대 본진을 찾은 강모연과 유시진-강모연 커플의 대화 장면이 등장한다. 모두 주차장 세트에서 이뤄진 촬영이다. 까만 밤하늘에 쏟아질 것처럼 수많은 별들이 인상적이지만 아쉽게도 CG라고. 딸에 대한 사랑이 지극한 특전사령관 일행의 태백부대 본진 방문이 이뤄진 9회, 늠름한 군인들의 모습이 클로즈업되고 카메라가 뒤로 빠지며 멀리서 다시 한 번 이들을 스케치한다. 캠프그리브스 DMZ체험관(유스호스텔) 바로 옆에 나란히 위치한 장교숙소다. 미군이 철수한 뒤 현재는 비어 있는 낡은 건물이지만 드라마에선 제법 근사하게 그려져 색다른 느낌이었다.설마 이런 장면까지 여기서 촬영했을까 싶은 뜻밖의 장소와 장면도 있다. 악당 아구스의 다이아몬드를 빼돌린 진 소장이 아랍인으로 변장하고 출국하려 했던 우르크 공항이 캠프그리브스 체육관인 것. 틀린 그림 찾기 하듯 영상과 실제 모습을 비교해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오는 7~8월께 리모델링을 앞둔 낡은 체육관 벽면에는 ‘커래히(Currahee)’라는 부대 마크가 아직도 선명하다. 캠프그리브스에 마지막으로 주둔했던 506연대의 상징이다. 흥미로운 점은 영화 의 주인공 라이언이 소속돼 있던 부대가 506연대라는 점이다. 또한 영화 의 이지중대 또한 506연대 소속이었다. “개인의 죽음에 무감각한 국가라면 문제가 좀 생기면 어때. 당신 조국이 어딘진 모르겠지만 난 내 조국을 지키겠습니다.”납치된 강모연을 구하기 위해 본진 위병소 초병들의 제지를 뚫고 나가려는 유시진 대위의 모습은 11회 명장면 중 하나로 손꼽힌다. 그가 뚫고 가려던 철문은 캠프그리브스의 정문. 때마침 철문을 통과하는 자동차에 유시진 대위의 모습이 오버랩되었다.민통선 유일 숙박형 체험시설캠프그리브스는 파주시 군내면 임진강변에 있는 옛 미군 주둔지다. 한국전쟁 정전협정 후 50년간 미2사단 506 보병대대가 주둔하다 2004년 철수했으며 기지는 2007년 4월 반환됐다. 11만8000㎡(약 3만6000평) 면적에 60여 동의 건물 중 장교숙소 한 동을 리모델링해 2013년 12월 ‘캠프그리브스 DMZ체험관(유스호스텔)’이 문을 열었다. 이곳은 미군부대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활용한 안보관광과 DMZ 생태체험 등 다채로운 경험은 물론, 민통선 안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유일한 숙박형 체험시설이기도 하다. 건물 1층은 사무실, 2층과 3층은 숙소, 4층은 강당과 식당으로 꾸며졌다. 총 24개의 10인실 숙소는 군대 내무반의 모습을 재현했고 식사도 군대처럼 식판에 나온다. 주의할 점은 민통선 내에 위치한 시설인 만큼 사전에 예약한 30명 이상 단체만이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체험관의 프로그램 중 눈길을 끄는 것은 ‘DMZ 1129’이다. 민북관광지를 견학하며 워크북의 미션을 수행하고 분단의 아픔을 가진 DMZ의 역사와 지리 등을 익히는 방식이다. 1사단 군악대의 뮤직콘서트와 안보교육이 어우러지는 ‘나라사랑 콘서트’, DMZ에 관한 퀴즈를 풀어보는 ‘도전 DMZ 골든벨’, DMZ 자전거 투어 등 테마별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최근에는 관련 체험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주차장에 촬영 세트와 같은 미군식 천막 막사(드래시 셸터)를 재현하고파병부대 군복과 베레모 착용한 채 기념촬영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팔찌나 군번줄 등 송중기 관련 소품 만들기 체험도 있다.
한편 캠프그리브스 생태안보관광단지 조성사업은 2018년 말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경기도·파주시·경기관광공사는 국비 등 355억원 들여 캠프그리브스 시설 60여 동 가운데 34개 동을 활용, 역사공원(10만2000㎡)과 문화시설(1만6000㎡)을 조성한다. 특히 임진강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일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미군 장교클럽을 리모델링 해 근사한 레스토랑으로 꾸밀 계획이다.
정리 조희태 인턴기자 hi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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