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피스쿨'에서 강아지들이 유치원 교육을 받고 있다. /김기남 기자
'퍼피스쿨'에서 강아지들이 유치원 교육을 받고 있다. /김기남 기자
“오전 10시. ‘엄마’가 챙겨준 간식 도시락을 들고 유치원 차를 기다린다. 유치원에 도착해 일정대로 예절 교육과 사회성 교육을 받는다.

식사 후엔 이빨을 닦고, 하원할 땐 중요 내용을 적은 알림장을 챙겨 집으로 향한다.” 지난 5월 18일 찾은 강남구 역삼동의 강아지 유치원 ‘퍼피스쿨’에서 매일 일어나는 일상의 모습이다. 사람이 아니라 강아지들의 모습이다.

‘퍼피스쿨’은 국내 최초의 강아지 유치원이다. 집 안에만 있어 사회성이 부족한 강아지들에게 강아지 친구를 만들어 주고 사회성을 길러 주는 교육을 진행한다. 이날 찾은 이곳에는 수십여 마리의 강아지들이 교육을 받고 있었다.

“초코, 앉아!”라는 말이 무섭게 초콜릿색의 강아지 한 마리가 선생님 앞에 앉았다. 이어 차례로 출석을 부르듯이 강아지 이름을 호명하자 수업에 들어온 아이들처럼 강아지들이 선생님 앞에 줄을 지어 앉는다.

사람이 강아지 탈을 쓰고 행동하는 것처럼 착각할 만큼 이미 유치원에 모인 강아지들은 ‘사람’이었다.

유치원은 시간표대로 움직인다. 오전 10시 등원과 출석 체크를 하고 오전 식사와 배변 트레이닝, 놀이방 친구들과의 사회 활동 등의 교육을 받는다.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는 각자의 방에서 낮잠을 잔다. 이후 기본 예절 예습과 복습, 산책과 음악 감상을 한 뒤 하원 준비를 한다.

발 소독, 눈·이빨 닦기, 모발 관리를 받고 유치원 차로 하원하거나 견주가 방문해 애견을 데려간다. 하루 평균 40~50마리의 강아지가 이곳을 찾고 회당 이용료는 2만5000원이다.

강아지 유치원은 강아지들의 체력을 고려해 견주가 날짜를 선택하고 차량 운행 시간을 정해 방문한다.

이곳에 등록된 강아지만 2000마리가 넘을 만큼 인기가 좋다. 또 ‘퍼피스쿨’은 강아지 재활 프로그램인 ‘수중 러닝머신’ 프로그램과 애견 호텔도 운영 중이다. 수중 러닝머신은 물속 운동과 스파, 근육 뭉침을 풀어주는 마사지까지 제공한다.

2006년부터 운영된 퍼피스쿨의 2대 전지욱 원장은 “최근 몇 년 사이 강아지 유치원이 많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교육도 다양화되고 있다”며 “애견 산업은 이제 대기업이 탐낼 만큼 규모가 커지고 체계가 잡혀 가는 단계”라고 말했다.

한경비즈니스=김태헌 기자 k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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