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의 국내 최대 디지털 가전 테마파크 ‘일렉트로마트 영등포점’ 가보니]
[유통 현장] 남자들의 놀이터 '일렉트로마트' 흥행 비결은?
(사진) 일렉트로마트 영등포점 입구. /이승재 기자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일렉트로마트는 지난해 이마트가 첫선을 보인 디지털 가전 테마파크다. 키덜트(어린이 같은 어른) 장남감과 드론, 액션 카메라, 모바일 전문 기기 등을 만날 수 있다.

지난해 6월 문을 연 일렉트로마트 킨텍스점(1호점)은 ‘남자들의 놀이터’로 불리며 오픈 10개월 만에 연간 목표 매출액 300억원을 조기 달성했다. 누적 방문객은 약 18만 명으로 월평균 1만4000명 정도가 찾는다.

일렉트로마트는 남자들의 열렬한 지지 속에 이마트 부산센텀시티점과 영등포점에 2·3호점을 열었다. 올해 5월에는 최초의 로드숍인 ‘일렉트로마트 판교점’을 선보였다. 일렉트로마트 중 규모가 가장 큰 영등포점을 찾아가 봤다.

지난 8월 2일 오후 3시 30분. 평일임에도 여름휴가를 맞아 색다른 피서를 보내기 위해 매장을 찾은 사람으로 가득했다.

입구에는 일렉트로마트의 상징인 ‘일렉트로맨’의 웅장한 모습이 눈에 띄었다. TV 보는 히어로, 드론 날리는 히어로, 게임하는 히어로 등 익살스러운 표정의 일렉트로맨 캐릭터가 매장 곳곳에 비치돼 유쾌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정만 영등포점 매장매니저는 “일렉트로마트는 대형 가전, 소형 가전, 디지털 가전 등 모든 가전제품을 아우르면서도 드론 체험존, 피규어 전문존 등 특색 있는 차별화 포인트를 갖춘 통합 가전 매장”이라고 소개했다.

오후 4시가 되자 드론 시연이 시작됐다. 새장을 뒤집어 놓은 것 같은 시연장에서는 평일 하루 3회(오후 4·6·8시), 주말 4회(오후 2·4·6·8시)에 걸쳐 매장 직원이 드론을 띄운다. 참여를 희망하는 사람은 직원의 지도 아래 드론을 날려볼 수 있다.

시연장에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드론을 체험해 보려는 소비자로 붐볐다. 이곳에서는 스마트폰 등 스마트 기기를 사용해 구동하는 스마트 토이(캐릭터 완구) 시연도 상시 진행된다.

엄춘식(25·서울시 영등포구) 씨는 “10만원대의 미니 드론을 보유하고 있다”며 “여러 제품을 구경하다 보니 더 비싼 고급 제품으로 갈아타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고 말했다.

일렉트로마트 영등포점의 가장 큰 특징은 남성 선호 상품군에 대한 편집숍을 대거 선보이는 점이다. 가전 중심의 매장을 넘어 남성 관련 상품 전반에 걸친 트렌드를 느낄 수 있다.

우선 패션과 미용에 투자하는 남성을 일컫는 ‘그루밍족’을 겨냥해 종합 패션·뷰티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남성 토털 패션 편집매장 ‘알란스’에서는 독창성 있는 디자이너들의 잡화 아이템을 중심으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의류·구두·타이 등을 판매한다.
[유통 현장] 남자들의 놀이터 '일렉트로마트' 흥행 비결은?
(사진) 스타일링 컨설팅 등을 제공하는 바버숍. /이승재 기자

‘뷰티&바버숍’에서는 베르소·산타마리아노벨라·잭블랙 등 해외 유명 남성 브랜드 화장품을 구입할 수 있다. 1960~1970년대 영국의 클래식한 분위기에 젖어 헤어 스타일링은 물론 관련 컨설팅도 받을 수 있다.

이마트가 일렉트로마트 전용으로 소싱한 여행 가방 전문 매장과 시계 매장, 안경 등 액세서리 편집매장, 밀리터리 편집숍 등도 만나볼 수 있다. 아웃도어와 스포츠 용품, 캠핑과 서핑, 자전거 등 활동적인 남성을 위한 전문 매장도 인기다.

매장 한쪽에는 200여 종의 수입 맥주를 갖춘 주류 코너도 마련돼 있다. 모던한 바 분위기를 연출한 ‘일렉트로 바’에서는 쇼핑 중간 커피나 생맥주 등을 곁들인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유통 현장] 남자들의 놀이터 '일렉트로마트' 흥행 비결은?
(사진) 쇼핑 중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일렉트로 바’. /이승재 기자

◆일반 가전에서 마니아 가전까지

일렉트로마트 영등포점은 통합형 가전 전문점으로서의 경쟁력도 갖췄다. 대형 가전에서부터 소형 가전, 디지털 가전 등 모든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다양한 체험 공간이 어우러져 있다. 오디오·RC카 등 마니아층 고객을 위한 매장이 특히 인기다.

‘붐마스터(Boom Master)’에서는 LP 음반 재생이 가능한 턴테이블 등 각양각색의 음향 기기를 접할 수 있다. 붐마스터는 100% 수작업 제작 방식의 오디오 전문 브랜드다.

가방이나 여행용 캐리어에 블루투스 오디오 시스템을 장착, 안방에서도 여행 온 기분으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스피커 등을 선보인다. 리폼 숍을 통해 자기만의 오디오도 제작할 수 있다. 전국 일렉트로마트 최초로 입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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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RC카 시운전이 가능한 전용 서킷. /이승재 기자

남자의 로망으로 불리는 RC카를 시운전하며 오밀조밀한 재미를 맛볼 수 있는 전용 서킷도 갖춰져 있다. 모델카·RC카 매장에 설치된 서킷은 넓은 트랙과 다양한 지형지물로 이뤄져 있다. 이곳에서는 평일·주말 관계없이 수시로 시연이 진행된다.

이형근(24·서울시 관악구) 씨는 “RC카를 처음 운전해 봤는데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었다”며 “저렴한 제품을 구입해 취미로 즐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의경 복무 중인 박건태(22·서울시 영등포구) 씨는 “휴가 중 선임과 함께 카메라를 구입하기 위해 방문했다”며 “신기한 제품이 많고 구성도 좋아 마치 남자들의 천국에 온 듯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디지털 가전 테마파크의 탄생 배경에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감성과 열정이 있었다. 정 부회장은 일렉트로마트 기획 단계에서부터 오픈 때까지 실무진과 소통하며 더욱 즐겁고 혁신적인 가전 매장이 되도록 지원과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일렉트로마트 기획과 관련해 실무진의 보고를 받은 정 부회장은 “기존 가전 전문점과 차별성이 잘 보이지 않는다”며 “가전 매장만이 줄 수 있는 흥미진진함이 돋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30~40대 남성이 열광하고 추억할 수 있는 가전 매장을 만들기 위해 실무진과 끊임없이 소통했다. B급 감성의 히어로 일렉트로맨이 탄생하게 된 데에도 정 부회장의 아이디어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렉트로마트 영등포점은 기존 가전 매장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꾸준한 매출 신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5~7월 이마트 영등포점 가전 매장의 매출 순위는 전국 이마트 중 25위에 머물렀다. 반면 올해 리뉴얼 후 전국 일렉트로마트를 포함한 이마트 가전 매장 중 매출 1, 2위를 다투고 있다.

이마트는 8월 이마트 왕십리점·죽전점 등 기존 가전 매장 리뉴얼을 시작으로 하남 스타필드 신규점 출점 등을 통해 매장 수를 9개까지 늘린다. 일렉트로마트를 이마트의 가전 전문 브랜드로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유통 현장] 남자들의 놀이터 '일렉트로마트' 흥행 비결은?
[일렉트로마트 영등포점 주요 편집매장]

▶붐마스터
[유통 현장] 남자들의 놀이터 '일렉트로마트' 흥행 비결은?
100% 수작업 제작 방식으로 생산된 휴대용 라디오 ‘붐박스(BoomBox)’를 비롯해 각종 음향 기기를 판매하는 전문 매장이다.

가방이나 여행용 캐리어를 개조해 블루투스 오디오 시스템을 장착한 제품 등 독특한 감성의 상품을 선보인다. 매장 내에는 별도 리폼 숍이 자리하고 있다. 원하는 재료와 디자인으로 자신만의 붐박스를 제작할 수도 있다.

▶모델카·RC카 체험관
[유통 현장] 남자들의 놀이터 '일렉트로마트' 흥행 비결은?
현존하는 자동차를 그대로 축소해 현실감을 더한 모델카와 남자들의 로망으로 떠오른 RC카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3만~75만원대 RC카를 전시 중이다. 전용 트랙을 따라 RC카를 운전할 수도 있다. 시연은 수시로 진행된다.

▶알란스
[유통 현장] 남자들의 놀이터 '일렉트로마트' 흥행 비결은?
의류·액세서리·구두·타이 등 패션 제품부터 라이프스타일 소품, 기프트 등 다양한 아이템을 합리적 가격에 만날 수 있는 남성 토털 패션 편집매장이다. 1만~2만원대 티셔츠와 10만원대 팔찌·향수 등이 있다.

▶사이클 캠핑 전문 매장
[유통 현장] 남자들의 놀이터 '일렉트로마트' 흥행 비결은?
스페셜라이즈드·비엠웍스 등 전문 브랜드의 하이엔드 사이클 장비와 스노피크 등 캠핑 장비를 판매하는 편집매장이다. 사이클 매장에는 전문가가 상주하는 리페어 숍도 있다. 자전거 수리는 물론 적합한 자전거·부품 구매와 튜닝 등 다양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뷰티&바버숍
[유통 현장] 남자들의 놀이터 '일렉트로마트' 흥행 비결은?
베르소·산타마리아노벨라·잭블랙·토닉에이 등 20여 종에 달하는 해외 유명 남성 브랜드 화장품을 폭넓게 만나볼 수 있는 뷰티 매장이다. 기본 헤어 서비스는 물론 스타일 컨설팅을 받을 수 있는 바버숍도 있다.

▶밀리터리 택티컬 매장
[유통 현장] 남자들의 놀이터 '일렉트로마트' 흥행 비결은?
밀리터리 택티컬(tactical) 전문 매장이다.

‘암벽등반의 최고난도 수준인 5.10을 뛰어넘는다’는 의미를 지닌 미국 대표 택티컬 종합 의류·기어 브랜드 5.11을 비롯해 해저드포(HAZARD4)·콘도르(CONDOR)·프로퍼(PROPPER) 등 10여 종의 브랜드를 만나볼 수 있다. 서바이벌 게임 마니아 등이 주로 찾는 곳이다.

▶액세서리 편집매장
[유통 현장] 남자들의 놀이터 '일렉트로마트' 흥행 비결은?
루미녹스·샤이놀라·브리스톤·알로 등 스타일리시하고 트렌디한 아이템이 마련된 안경·선글라스·시계 전문 매장이다.

▶3D 피규어 매장
[유통 현장] 남자들의 놀이터 '일렉트로마트' 흥행 비결은?
DSLR 카메라 100대의 포토스캔 부스를 활용한 3D 스캐닝 기술로 360도 전신 이미지 촬영이 가능하다. 촬영 사진을 바탕으로 실물과 같은 피규어를 만들어 낸다.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남길 수 있어 가족 단위 고객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커플 사진을 대신하는 기념품으로도 인기가 높다. 크기에 따라 3만~33만원대 피규어를 제작할 수 있다. 기성 제품도 인기다.

choi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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