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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천국’이 된 마곡지구 상권, 왜?
[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 지난 8월 22일 찾아간 발산역 LG사이언스파크 입주 예정지. 이곳엔 공사 현장의 굉음만이 가득했다.

재미있는 것은 신축 상가 대부분이 ‘부동산’으로 꽉 차 있다는 점이다. 이는 발산역에서 인천향교까지 이어진 오피스텔 1층 상가까지 비슷한 모습이었다. 사실 이는 신도시 개발 지역마다 흔히 볼 수 있는 풍경 중 하나다.

이곳에서 편의점을 운영 중인 한 관계자는 “자세히 보면 목이 좋은 자리마다 부동산이 다 차지하고 있다”고 말한다.

특히 양쪽으로 통유리를 사용해 가게 내부를 훤히 볼 수 있는 모서리는 신축 상가에서는 최고의 입지 조건으로 친다. 하지만 발산역 신축 상가가 건설되자마자 이 모서리 자리를 채운 것 역시 이들 부동산이었다.

부동산 업체가 굳이 새로 개발된 상권에서 ‘목 좋은 자리’를 차지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 답은 간단하다. 상권이 완성되면 그만큼 높은 ‘권리금’을 받고 나가기 위해서다. 아무리 임대 시세가 높아지더라도 ‘꼭 팔릴 수밖에 없는 자리’를 부동산들이 선점해 놓은 것이다.

편의점 관계자는 “마곡지구 내 임대 시세가 워낙 높으니 부동산 업주로서는 상가 매매 하나만 성사시켜도 돈을 그러모으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그렇지 않아도 높은 임대 시세를 더 높이려고 건물주들을 펌프질하는 곳이 많다”고 조심스럽게 어려움을 전했다.

그러니 이후 이곳에 투자하는 개인 창업자들은 선택권이 두 가지밖에 없다. 부동산을 피해 자리가 좋지 않은 곳에 들어가거나 혹은 높은 임대 시세를 감당할 수 있는 좋은 입지로 입점하기 위해서는 이들 부동산에 거액의 권리금을 지불해야만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상권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다양한 가게들이 입점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상가 길목으로 사람들을 불러 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편의점 관계자는 “부동산 업체들은 빠져나가면 그만이지만 남아 있는 상인들은 사정이 다르다”며 “지금도 부동산만 가득한 1층 상가는 그나마 얼마 없는 행인들도 볼거리가 없으니 잘 지나다니지 않는다”고 전했다.

vivaj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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