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신인맥⑬ 신한금융그룹]
‘포스트 한동우’ 놓고 조용병 행장·위성호 사장 등 ‘잠룡’들 각축전
고졸 출신 임원도 5명
신한금융그룹에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 포진
[한경비즈니스=조현주 기자] 신한금융그룹은 올해 초 ‘2016년 신한 경영 포럼’을 개최해 ‘세계적 금융그룹(World Class Finance Group)’이라는 그룹의 야심 찬 비전을 내놓았다.

이 비전을 조기 달성하기 위해서는 그룹을 이끌고 있는 경영진과 임원급 인사들이 그에 맞는 위상을 갖춰야 한다.

한경비즈니스는 2016년 6월 기준으로 신한금융그룹의 주요 계열사 상무 이상 임원 51명에 대한 학력·연령·출신대학·학과 등을 분석해 이들의 면면을 들여다봤다.
신한금융그룹에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 포진
◆차기 회장 자리 놓고 ‘리턴매치’

먼저 신한금융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신한은행은 지난해 2월 초 취임한 조용병 신한은행장이 이끌고 있다. 조용병 행장은 그룹 내에서 ‘글로벌 감각’이 남다른 최고경영자(CEO)로 분류된다.

조 행장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84년 신한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은행에서 인사부장과 기획부장을 거쳐 2007년부터 2009년 2월까지 미국 뉴욕지점장으로 근무했다. 뉴욕에서 한국에 돌아온 이후 글로벌사업 그룹장을 담당하면서 신한은행의 글로벌 전략인 아시아 금융 벨트 구축을 위한 밑그림을 그렸다.

조 행장은 2011년 신한은행 부행장직을 거쳐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을 역임했다. 그는 글로벌자산운용사의 수장으로서 글로벌 시장의 트렌드 변화를 경영에 반영하는 한편 자산운용 등의 분야에서 글로벌 네트워킹을 확대하는 등 글로벌 역량을 갖출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조 행장은 지난해 취임사에서 “신한은행이 ‘세계적 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해 글로벌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며 글로벌 진출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신한금융그룹의 주요 계열사 중 하나인 신한카드는 위성호 사장이 이끌고 있다. 조 행장과 동문 출신인 위 사장은 지난해 신한은행장 자리를 놓고 조 행장과 격전을 벌였던 인물이기도 하다.

위 사장은 2010년 ‘신한 사태’ 당시 지주 홍보담당 부사장이었기 때문에 그룹 내에서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라인으로 분류된다. 행장 선임 당시 그룹의 아픈 역사와 무관한 중립적인 인사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그룹 안팎에서 강조되면서 결국 신한 사태와 거리가 먼 ‘중립파’로 분류된 조 행장이 승기를 거머쥐게 됐다.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임기가 내년 3월로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조 행장과 위 사장은 차기 회장 후보 대상자 핵심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또 한 차례 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전·현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1순위로 거론되는 분위기 속에서 이들이 그룹의 핵심 계열사를 맡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위 사장은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이후 은행에 입행해 부행장을 거쳐 계열사 사장직에 오르기까지 조 행장과 유사한 과정을 밟았다. 그는 1985년 신한은행에 입행해 인사부 차장, PB사업부장 등을 거친 뒤 2004년부터 신한금융지주에서 통합기획팀장·인사팀장·경영관리팀장 등 주요 부처를 두루 경험했다.

2008년 신한금융지주의 부사장직에 올랐고 2011년 4월 부행장으로 다시 은행에 돌아왔다. 2013년 5월 신한카드 부사장을 거쳐 같은 해 8월 신한카드 사장에 취임했다.

2015년 초 은행장 선임 당시엔 조 행장이 위 사장을 누르고 행장직에 선임됐지만 앞으로는 예측 불가다. 위 사장은 지난 8월 연임에 성공해 그룹 내에서 입지를 더 확고하게 다지고 있다.

그는 작년에도 1년간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연이은 연임 성공은 그가 보여준 우수한 실적 덕분이었다. 지난해 신한카드는 전년 동기 대비 9.4% 늘어난 694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올 상반기에도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의 악조건 속에서 작년 동기보다 1% 늘어난 3552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행장·계열사 사장…고려대 출신 강세
신한금융그룹에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 포진
신한금융지주 회장 후보군에는 조 행장과 위 사장 두 사람 외에도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 이병찬 신한생명보험 사장, 민정기 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등 5대 계열사(은행·카드·금융투자·생명보험·자산운용)의 대표들이 있다.

이병찬 신한생명보험 사장은 조 행장, 위 사장과 마찬가지로 고려대 출신 ‘잠룡’으로 분류된다. 1982년 고려대 수학과를 졸업한 이 사장은 같은 해 삼성생명에 입사해 30년 넘게 생명보험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았다.

그는 2001년 신한생명보험 상무를 시작으로 신한금융그룹과 인연을 쌓았고 이후 신한생명의 부사장, 고문을 거쳐 신한생명 연수원장직을 역임했다. 2015년 3월부터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의 상근 감사를 맡으며 신한생명을 떠났다가 지난 3월 사장에 선임돼 화려하게 복귀했다.

이 사장은 보험업계에서 34년 경력을 쌓은 ‘베테랑’이지만 이 사장의 복귀를 두고 업계에서는 다소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우세했다. 신한금융그룹의 계열사 사장 중 신한생명 출신 사장은 이 사장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그룹에서 이 사장의 전문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과 민정기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은 서울대 출신 CEO로 묶인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강 사장은 1980년 외환은행에 입행하면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강 사장은 신한금융투자의 전신인 옛 신한증권에 1988년 신입 사원으로 입사해 2012년 신한금융투자 최초로 ‘증권맨’ 출신 CEO에 올랐다.

강 사장은 지난 3월 신한금융지주 계열사 대표로는 처음으로 3연임에 성공해 그룹 내에서 진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다. 강 사장이 연달아 연임에 성공한 배경에도 그의 전문성을 높게 평가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민 사장은 1982년 서울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 대학원 무역학과를 수료했다. 1987년 조흥은행에 입행해 런던지점장까지 지냈다.

2006년 4월 조흥은행이 신한은행에 합병된 뒤에는 신한금융지주에서 리스크관리팀과 전략기획팀장을 거쳤고 2010년 신한금융지주 전무, 2012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으로 각각 승진했다. 2015년 2월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에 선임되면서 현재까지 자산운용을 이끌고 있다.


◆임원 출신 대학은 고려대·서울대 순
신한금융그룹에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 포진
신한금융그룹에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 포진
신한금융그룹에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 포진
한경비즈니스가 신한금융지주·신한은행·신한카드·신한금융투자·신한생명보험·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상무 이상 임원 51명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 임원 중 고려대 출신이 23.5%(12명)로 가장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고려대 출신으로는 조용병 신한은행장,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이병찬 신한생명보험 사장 등 주요 계열사 CEO뿐만 아니라 신한금융지주의 임영진 부사장과 임보혁 부사장, 신한생명보험의 배기범 부사장과 손명호 부사장 등의 임원들이 있다.

고려대 출신에 이어 서울대 출신 임원이 19.6%(10명)로 2위를 차지했다.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서울대 경영학과), 민정기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서울대 독어독문학)이 대표적이다.

신한은행의 권재중 부행장(서울대 경제학과), 허순석 부행장보(서울대 법학과), 신한금융투자의 김병철 부사장(서울대 경제학과) 등이 서울대 출신 임원으로 꼽힌다. 이 밖에 연세대·성균관대·한양대·동아대 출신 임원이 각각 3.9%(2명)로 뒤를 이었다.

출신 학과별로는 경영학 출신이 33.3%(17명)로 가장 많았고 경제학 21.6%(11명), 법학 7.8%(4명), 회계학과 수학이 각각 3.9%(2명)로 분석됐다. 최종 학력은 학사가 62.7%(32명)로 가장 많았고 석사가 23.5%(12명)로 뒤를 이었다. 고졸 출신 임원도 9.8%(5명)로 꽤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박사 출신 임원은 3.9%(2명)로 집계됐다.

임원 대부분은 1960년대생으로 50대 초·중반(52~56세)인 임원이 70.6%(36명)에 달했다. 이들 중 가장 고령은 한동우 회장으로 68세다.

신한금융그룹 임원 중 가장 어린 인물은 고준호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상무다. 고 상무의 올해 나이는 47세다. 서울대 농경제학과를 졸업한 고 상무는 현재 신한 BNP파리바자산운용에서 기금솔루션본부를 총괄하고 있다.

cho@hankyung.com

[신한금융그룹 기사 인덱스]
-한동우 회장, '따뜻한 리더십'으로 '당당한 1등' 만들다
-신한금융그룹에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 포진
-재일 동포들이 모은 종잣돈…'1등 금융'으로 활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