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재로 공익재단 설립하는 CEO]
서경배 회장, 사재 3000억원 들여 과학재단 출범
조창걸 명예회장도 싱크탱크 ‘여시재’ 세워
‘중견기업부터 대기업까지’, 공익재단 설립 나선 회장님들
(사진)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9월 1일 기자회견을 갖고 서경배 과학재단 설립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경비즈니스=조현주 기자] “인류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소망을 이루는 삶을 꿈꿔 왔다. 재단 설립을 통해 그 꿈과 소명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려 한다.”

최근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3000억원의 사재를 출연해 ‘서경배 과학재단’을 설립했다.

서 회장은 지난 9월 1일 열린 ‘서경배 과학재단’ 설립 기념행사에서 “한국도 이제 노벨상을 받을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며 “재단에서 지원 받은 과학자들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기 바란다. 노벨 과학상을 받는 한국인 과학자가 나오기까지 20년, 30년이 걸리더라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서경배 과학재단은 ‘혁신적 과학자의 위대한 발견을 지원해 인류에 공헌한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다. 재단 이사장은 서 회장이 맡았다. 김병기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강봉균 서울대 자연과학대 교수, 오병하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교수가 이사직을 맡았다.

서 회장은 이 재단을 통해 생명과학 분야의 신진 과학자를 발굴해 기초과학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계획이다. 매년 젊은 과학자 3~5명을 선발해 과제 1개당 최대 25억원(5년 기준)의 연구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서 회장은 앞으로 재단에 동참하는 이들을 늘려 재단을 1조원 규모로 키워 나가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서 회장의 이 같은 결단은 기업인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 지도층의 도덕적 책임)를 실천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서 회장에 앞서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 김준일 락앤락 회장 등도 대규모 출연금을 선뜻 내놓으며 공익재단 설립에 나섰다.
‘중견기업부터 대기업까지’, 공익재단 설립 나선 회장님들
◆여시재에 5000억원 추가 출연 계획

조창걸 명예회장은 지난해 12월 사재를 들여 공익재단 ‘여시재’를 설립했다. ‘시대와 함께하는 집’이라는 뜻이 담긴 여시재는 민간 싱크탱크로, 한국판 브루킹스연구소를 표방하고 있다.
조 명예회장은 재단을 위해 한샘 주식 60만 주(당시 시가 약 1000억원)를 팔고 이를 법인 설립 기금으로 지원했다. 조 회장은 향후 지분을 처분한 자금 등으로 5000억원 정도를 더 지원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시재는 동북아시아와 새로운 세계 질서, 통일 한국, 도시의 시대 등 3개 분야로 나눠 정책 솔루션 연구, 인재 양성, 지식 플랫폼 조성에 나설 계획이다.

조 명예회장은 지난 4월 이사장직을 내려놓고 재단을 떠나면서 여시재의 독립성을 지켰다. 조 명예회장에 이어 이사장을 맡은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는 지난 8월 18일 열린 여시재 공식 출범 기자 간담회에서 “21세기 대전환기를 맞아 한국과 동북아, 세계의 미래 변화를 예측하고 능동적으로 대비하는 역할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김준일 락앤락 회장도 지난 3월 ‘아시아발전재단’을 설립했다. 아시아발전재단은 아시아권 문화 학술 교류 지원, 아시아 의료 취약 지역 아동의 무상 의료 및 장학금 지원, 동포 학생 장학금 지원, 다문화 가정 2세의 안정적 정착 지원, 글로벌 리더와 동남아 지역 전문가 육성 등을 주요 사업으로 추진한다.

아시아발전재단은 김 회장이 출연한 20억원으로 출범했다. 초대 이사장을 맡은 김 회장은 앞으로 500억원 이상으로 출연 규모를 확대해 재단의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꾸준한 기부’

공익재단을 설립한 이후 꾸준히 기부를 이어 가 주목받고 있는 이도 있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2000년 저소득층을 위한 장학 사업 및 사회복지 사업을 목적으로 75억원의 사재를 출연해 ‘미래에셋박현주재단’을 설립했다.

박 회장은 “2010년부터 배당금 전액을 이 땅의 젊은이를 위해 사용하겠다”고 약속했고 이후 6년 동안 총 184억원을 재단에 기부했다.

그 덕분에 재단 설립 이후 현재까지 재단의 장학금을 받은 학생은 해외 교환 장학생, 국내 장학생, 글로벌 투자 전문가 장학생 등을 포함해 6300명에 달한다.

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