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욕심은 늘 문제를 불러옵니다. 국내에서 양악수술은 얼굴이 작아지는 동안 수술, 연예인 수술로 많이들 알려져 있습니다. 굳이 양악수술을 할 필요가 없는 얼굴 골격임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양악수술을 받기를 원하는 환자들은 점점 늘어만 났고 또 이에 편승해 무분별하게 시행을 하는 병원도 많아졌습니다.


양악수술은 상악이나 하악이 정상범위에서 벗어난 상태를 바로잡는 악교정수술입니다. 아래턱이 위턱보다 길고 돌출된 주걱턱, 얼굴의 좌우가 맞지 않는 안면비대칭, 중앙안면부가 움푹 패인 접시형 얼굴, 얼굴길이가 비정상적으로 긴 얼굴, 돌출입을 동반한 무턱, 웃을 때 잇몸이 많이 보이거나 뻐드러져 있는 돌출입, 구순구개열로 인한 안면 비대칭 및 주걱턱 등 일상생활이 불편한 상태를 교정하는 수술입니다. 한마디로 양악수술은 단순한 미용성형이 아닌 턱의 기형을 바로잡는 목적으로 생겨난 수술입니다.


성형, 미용수술은 일반 외과수술과는 다릅니다. 즉, 암 수술처럼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받아야 하는 수술이 아니기 때문에 기능적이나 기형적인 문제가 있는 경우는 반드시 양악수술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미용적인 목적으로 수술을 받는다면 선택은 환자의 몫입니다. 수술을 받기 전 수술로 인해 얻을 수 있는 효과와 수술을 위해 환자나 환자 가족들이 희생해야 하는 부분을 저울질 하고 판단해 수술을 결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10이라는 효과를 얻기 위해서 100을 희생해야 한다면 수술이 성공적이었다 해도 환자에게도 이 수술이 제대로 된 수술이었을까요? 간혹 희생을 감수하고도 수술을 감행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특히 연예인을 지망하는 경우 10을 위해 1000을 희생하기도 합니다. 실제 이런 분들은 수술을 해 드리긴 하지만 미용을 목적으로 한 수술의 성공여부는 해부생리학적으로 수술이 잘 되었다 하여도 자신이 만족하지 못하면 효과 대비 저울질을 잘 했다고 볼 수 없겠지요.
[최봉균 원장의 얼굴뼈이야기] 양악수술 전, 수백 번 고민하라
요즘 타 병원에서 양악수술을 받고 재수술을 받기 위해 내원하는 환자분들이 많습니다. 대부분 수술 전 사진을 가지고 와서 수술 전과 달라진 것이 없다고 하소연합니다. 오히려 수술 전 모습이 더 예쁜 경우도 많아 수술 한 이유를 되물으면 ‘상담 실장 언니들이 권유했다’, ‘TV를 보니 양악수술을 받고 예뻐졌더라’, ‘인터넷 비포애프터 광고를 봤다’ 등 다양한 대답이 돌아옵니다.


병원에서는 어떻게든 수입을 올리기 위해 많은 수술을 해야 하기 때문에 환자의 얼굴에 약간의 문제만 있어도 그 부분을 지적하며 수술을 권합니다. 그런데 이 세상 모든 사람을 통틀어서 중앙선을 기준으로 좌, 우 한치의 오차도 없이 똑 같은 사람이 있을까요? 없습니다.

양악수술 후 효과가 없어 재수술을 위해 찾아오신 환자분들도 분명 수술 전 상태를 보면 비대칭이나 프로필상에 어느 정도 문제는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문제점들은 저 같은 전문가의 눈에는 잘 보이지만 일반 사람들 눈에는 전혀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스스로 느끼고 주변사람들도 공감해 주길 바란다면 어떤 양악수술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바로 비대칭이든 주걱턱이든 전문의가 아닌 일반인들도 인식할 수 있을 정도의 비정상적인 프로필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본인 역시 평소 일상생활 중 불편함을 느끼는 기능적 문제도 있어야 양악수술 후 만족도가 높습니다.

다른 병원에서 양악수술을 권유 받고 제게 재 상담을 오시는 분들 중에 증상이 정말 미미한 경우가 있습니다. 일반인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증상인데 이런 경우 저는 환자분께 저울질 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립니다. 수술 후 변함없는 부분 때문에 주변 지인이 의구심을 품는 것을 감안한다면 근본적인 해결 방법인 양악수술을 권해드립니다.


양악수술을 받으시면 정확한 위치에 정확하게 대칭인 얼굴이 되실 수 있으며 환자분도 만족하고 저 역시도 만족할 것입니다. 물론 양악수술 대비 간단하고 효과 좋게 문제를 해결 할 만한 수술, 즉 Plan B도 제시 해드려 선택의 폭을 넓게 해드립니다.


제가 양악수술을 두려워하거나 실력이 부족해 환자분들께 이렇게 말씀 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국내에서는 양악수술이 너무 남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양약수술의 세계적인 메카 대만 CGMH(장경기념병원)에서 해외근무를 하고 성형외과학의 가장 권위 있는 학술지(SCI저널)에 여러 논문이 등재되어 양악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저에게는 2~3시간이면 끝나는 간단한 수술이지만, 수술을 받는 환자에게는 전신마취 후에 얼굴의 절반을 재배치하는 너무나도 큰 수술이기 때문입니다.


낙장불입(落張不入), 한번 내어놓은 패는 다시 물릴 수 없습니다. 양악수술도 마찬가지 간단하게 리셋 버튼을 눌러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좋겠지만 잘못된 수술이 불러온 결과는 인생을 좌우할 만큼 엄청나고 재수술 역시 쉬운 일은 아닙니다.

양악수술뿐만 아니라 사각턱수술, 광대뼈축소술, 무턱수술 등 안면윤곽 수술 역시 고민하고 또 고민하시고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조희태 기자 jobnj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