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김영란법 신풍속도 : ‘포털 제외’ 논란]
여론 영향력, 이미 기존 매체 넘어서…케이블 채널 소유한 CJ E&M도 적용 대상
언론보다 영향력 큰 포털은 적용 제외?
[한경비즈니스=김태헌 기자] 9월 28일 시행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의 적용 대상을 둘러싸고 ‘잡음’이 일고 있다. 특히 이미 언론보다 더 큰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 네이버와 카카오 등 포털사가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논란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언론보다 영향력 큰 포털은 적용 제외?
◆한국인, 대부분이 포털에서 뉴스 소비

김영란법은 언론사는 물론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을 감안해 케이블 사업자와 사내 소식지인 사보 제작 기업까지 그 대상에 포함했다.

특히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언론사(방송 사업자·신문 사업자·잡지 등 정기간행물 사업자·뉴스통신 사업자·인터넷신문 사업자) 모두를 법 적용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전체 4만여 곳의 대상 기관 중 1만7406곳(42%)이 언론사일 정도로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반면 네이버와 카카오 등 포털사는 김영란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 포털은 자사 서버에 기사를 저장하고 메인 화면 등에 기사를 배치하지만 언론중재법에는 포함되지 않아 법 적용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이는 일반 국민의 정서적 감정과도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간한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16 : 한국’의 자료에 따르면 ‘뉴스를 소비할 때 어디에서 시작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60%가 ‘포털 및 검색 서비스가 뉴스 소비의 출발점’이라고 대답했을 만큼 이미 포털은 언론의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김종덕 전 장관 역시 국정감사를 통해 “지금의 포털 행태를 볼 때 언론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대규 서울디지털대 법무행정학과 교수는 “이미 네이버와 카카오는 대부분의 언론보다 더 큰 의제 설정 능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에 입법 취지에 맞춰 포털 역시 김영란법 적용 대상에 포함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일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문체부 여론집중도조사위원회의 여론 집중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네이버를 하나의 매체로 인식했을 때 네이버(18.1%)의 매체 합산 여론 영향력 점유율은 KBS(17%)와 조선일보(8.9%)를 이미 뛰어넘었다.

이와 관련해 새누리당 서용교 전 의원은 “포털은 이미 다수의 언론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며 “(포털)자신들은 언론중재법상 언론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뉴스 편집과 관련된 인력에 한해서는 김영란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보를 제작하는 기업의 경우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이 김영란법 적용 대상이 되는 것과 같은 개념을 주장하는 것이다.

◆다비치·김우빈도 적용되나

이에 대해 네이버와 카카오 관계자는 “김영란법은 국회에서 정한 것이기 때문에 별도로 이렇다 할 의견을 내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김영란법 적용과 별개로 투명한 업무 추진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 논란은 또 있다. 케이블 채널을 보유한 CJ E&M과 iHQ 역시 김영란법 적용 대상이 되면서 이 회사 소속 연예인까지 김영란법이 적용되는지 여부다. 이들 회사에는 다비치·손호영·SG워너비·장혁·김우빈·이미숙 씨 등 모두 70여 명의 연예인이 소속돼 있다.

CJ E&M 측은 “김영란법 적용과 관련해 법무팀에서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에 유권해석을 의뢰한 상태”라며 유보적인 의견을 밝혔지만 iHQ 관계자는 “연예인들은 김영란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의견이지만 법적 해석을 달리한 것이다.

권익위 역시 “소속 연예인은 개별 계약서를 검토해 봐야 적용 대상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이처럼 모호하고 방대한 법 적용 대상 때문에 해당 기업들은 비상이 걸렸다. 변호사를 초청해 김영란법과 관련된 설명회를 개최하는가 하면 해당 법무팀이 각 팀별 맞춤형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방송업계의 한 관계자는 “김영란법 때문에 홍보는 물론 사업 파트 직원들까지 비상이 걸린 상태”라며 “초기 시범 케이스로 적발되지 않기 위해 서로 조심하자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권익위 관계자는 “(포털사 포함 논란과 관련해) 김영란법 시행 이후 발생하는 향후 문제점에 대해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kth@hankyung.com

[김영란법 신풍속도 커버스토리 기사 인덱스]
- 화훼농가 어쩌나…골프 회원권 ‘애물단지’
- '2만9900원 맞춤 정식' 메뉴판에 '김영란' 마크도
- 취업 시즌 앞두고 '날벼락'…'출석 인정 관행' 길 막혀
- 입원·수술 '순서 조정' 아예 기피…"위급 환자 어쩌나"
- 언론보다 영향력 큰 포털은 제외?
- "가액 기준·적용 대상 바꾸자" 개정안 6건 대기 중
- 김영란법 Q&A
- 항목별 간편 체크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