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 KB금융지주가 실적 호전에 힘입어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KB금융은 지난 10월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4만1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최근 1년 내 가장 높은 수치로 지난 2월 12일 종가 기준 2만7600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51% 정도 뛰어오른 가격이다.
KB금융 주가의 고공 행진은 최근 발표한 3분기 실적 발표에 따른 것이다. KB금융지주는 3분기 순이익이 5644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6.2% 증가했다고 10월 20일 발표했다. 예상치인 4000억원대 중·후반을 20% 정도 웃돈 ‘깜짝 실적’이다.
KB금융이 올 들어 분기마다 5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올린 것을 고려하면 연간 2조원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은 2011년 이후 연간 순이익이 2조원을 넘은 적이 없다. KB금융그룹이 이처럼 깜짝 실적을 이끌어 낼 수 있었던 데는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문제성 있는 여신 규모가 크지 않은 데다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쌓아 놓았던 덕분이다.
KB금융은 2분기 에스엠피(SMP)와 한진해운 등에 충당금 1945억원을 쌓는 데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1.6%(1451억원) 줄어든 규모다.
특히 KB금융의 주력 회사인 KB국민은행이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 국민은행의 3분기 순이익은 4218억원으로 작년 동기(2336억원) 대비 80.6% 증가했다. 이는 지난 6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영향이다.
통상 기준금리가 떨어지면 대출금리에 바로 반영되기 때문에 은행의 이자 부문 수익이 줄어든다. 하지만 부동산 관련 대출이 늘어난 데다 예금 금리 하락으로 은행의 조달 비용이 줄어들며 전 분기보다 순이자이익(이자수익에서 이자비용 차감)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KB금융의 주가 오름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저금리로 은행 주가가 오랫동안 억눌려 있었는데 최근엔 건전성이 개선되고 실적도 잘 나오면서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viva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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