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신시장 5년 사이 2.5배 증가…향후 성장 확대 가능성 높아
‘어닝 서프라이즈’ 기록한 KT&G
(사진) 미국 수출용 담배 타임(TIME)이 현지 대형마트인 샘스클럽에 입점돼 있는 모습. /KT&G 제공

[한경비즈니스=김현기 기자] 국내 유일의 담배 기업 KT&G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해외 매출액 2억 달러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한 KT&G는 해외에서 꾸준히 인지도를 넓혀 가는 한편 글로벌 업체와의 국내 시장점유율 경쟁에서도 선방하고 있다.

10월 27일 금융감독원 전자 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KT&G의 올해 3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1% 증가한 426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인 3980억원을 크게 웃돈 실적으로 올해 초 담뱃세 인상으로 수요 감소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글로벌 경기 위축에도 불구하고 KT&G는 미국·중남미·아프리카·동남아 등 해외 신시장을 중심으로 수출 물량이 증가해 국내 수출 물량이 전년 동기 대비 2% 정도 늘어났다. 매출은 평균매출단가(ASP) 상승에 힘입어 4.6% 성장했다.

◆해외 신시장 성장성 확대될 것

이번 KT&G의 실적 비결은 그동안 회사가 해외시장에 주력해 온 전략이 빛을 발한 결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향후 KT&G의 해외 신시장 성장성이 확대돼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백운목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KT&G의 담배 수출은 2016~2017년 각각 18.6%, 10.6% 증가할 전망”이라며 “가격 대비 제품 경쟁력 확보, 중국·미국·아프리카·동남아 등 판매 지역 확대, 고가인 에쎄(ESSE) 비중 확대 등으로 수출이 장기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주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KT&G의 수출에 대한 성장성은 신규 시장의 성장성이 확대 가능한지 여부인데 확대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라며 “올해 3분기 해외시장의 주된 성장성은 아프리카 대륙 매출로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2010년 4000만 개비에 불과했던 KT&G의 아프리카 판매량은 지난해 28억 개비로, 약 70배 정도 증가했다.

2015년 글로벌 담배(Tobacco) 시장 규모는 총 7317억 달러(약 836조원)로 이 중 필터담배(Cigarettes) 시장이 90.7%를 차지하며 6638억 달러(약 758조원)를 기록했다. 글로벌 담배 시장은 미국과 동유럽 지역을 제외하고는 매년 성장하는 추세다.

특히 성장세가 두드러진 지역은 아시아·중동·아프리카 지역이다. 아시아 시장 내 40~50%대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은 높은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고 신규 시장인 아프리카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어닝 서프라이즈’ 기록한 KT&G
◆해외 사업 저변 확대에 주력

이에 발맞춰 KT&G는 기존 수출 주력 시장인 중동·중앙아시아·러시아를 넘어 신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며 해외 사업 저변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KT&G에 따르면 2015년 해외 권역별 담배 판매량은 총 465억 개비로, 이 중 39.6%인 184억 개비가 미국과 아프리카를 비롯해 중남미와 아시아·태평양(이하 아태) 지역 등 신시장에서 판매됐다.

KT&G의 신시장 판매 비율은 2010년 전체 해외 판매량 대비 15.4%에 불과했지만 최근 5년 사이 2.5배 이상 증가했다. 판매량 기준으로는 2010년 62억 개비에 비해 3배 정도 성장했다.

KT&G의 수출 주력 브랜드는 에쎄로 해외 담배 판매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2001년 중동과 러시아로 첫 수출을 개시한 이후 지금은 미주·유럽·동남아 등으로 판로가 확대돼 전 세계 50여 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에쎄가 큰 인기를 끌게 된 배경은 5mg 이상 고타르 제품 위주인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새로운 니즈에 맞춰 저타르·초슬림 제품의 특성을 강조한 KT&G의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지역별 주요 인기 브랜드는 각각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선 ‘타임(TIME)’이 인기가 가장 높고 아프리카와 중남미에선 수출 전용 브랜드인 ‘파인(PINE)’이 가장 많이 판매됐다.

시장 규모가 큰 아태 지역에선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에쎄가 가장 많이 팔렸고 아태 지역 중 특히 유행에 민감한 소비성향을 보이는 대만에선 시가엽 함유 담배인 ‘보헴시가(BOHEM CIGAR)’의 판매량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KT&G 관계자는 “최근 해외 신시장에서 거둔 성과는 과거 다국적기업이 선점하고 있던 시장에 진입해 새로운 성장 돌파구를 확보한 것에 의미가 있다”며 “치열한 국내시장에서 쌓아온 제조 기술력을 기반으로 앞으로도 성장 잠재력이 높은 해외 신흥 시장에 사업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닝 서프라이즈’ 기록한 KT&G
henr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