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
1인 가구 확대 등으로 성장 지속…IoT 결합으로 ‘업그레이드’ 중
물리 보안 ‘빅3’의 미래 전략은
(사진) ADT캡스의 출동 대원들

[한경비즈니스 = 이홍표 기자 I 사진 = 한국경제신문·각 업체 ]
{에스원·ADT캡스·KT텔레캅 등 물리 보안업계 ‘빅3’의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1인 가구의 증가에 따른 개인용 보안 시장은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부상하고 있다. 빅3의 현 상황을 짚어보고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살펴본다.}

보안 산업은 크게 물리 보안과 정보 보안으로 나뉜다. 이 중 물리 보안은 말 그대로 물리적으로 정보·인명·시설을 보호하는 것을 의미한다. 물리 보안 산업은 다시 CCTV 등의 보안 장비 산업과 경비·장비·출동 등을 포함한 출동 보안 산업으로 나뉜다.

이 중 출동 보안 산업은 물리 보안 산업의 핵심이다. 한국의 출동 보안 산업은 이른바 ‘빅3’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에스원·ADT캡스·KT텔레캅이 그곳이다.

에스원은 삼성그룹, ADT캡스는 사모펀드인 칼라일, KT텔레캅은 KT가 대주주다. 에스원은 출동 경비 브랜드인 ‘세콤’과 자산 관리 브랜드인 ‘블루에셋’ 등 두 개의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한국 출동 보안 산업의 시장점유율을 살펴보면 에스원이 전체의 50% 정도를, ADT캡스가 25%, KT텔레캅이 15% 정도를 점유하고 있다. 나머지 20% 정도의 시장을 2014년 SK그룹이 인수한 네오에스네트웍스(NSOK) 등 신생 업체 및 지역에 기반을 둔 업체가 나눠 갖고 있다.

세계적으로 물리 보안 시장은 3000억 달러(358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전 세계 시장에 비하면 한국 시장 규모는 6조원대로 아직 작은 편이다. 사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물리 보안 시장이 성장의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보다 다양한 곳에서 물리 보안에 대한 수요가 이어지면서 꾸준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 경제의 저성장 속에서도 물리 보안 시장의 성장은 돋보였다.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에 따르면 물리 보안 기업 402곳의 2015년 말 기준 매출액은 약 5조820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전년(5조5200억원)에 비해 5.4% 정도 시장 규모가 커진 것이다.

KISIA는 이 같은 성장세가 이어져 2020년에는 시장 규모가 8조2900억원대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커지는 시장 규모와 발맞춰 선도 기업인 빅3 역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015년 에스원·ADT캡스·KT텔레캅의 매출액은 각각 1조7996억원, 6664억원, 3007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5%, 17%씩 나란히 증가했다. 이 중 에스원·ADT캡스의 영업이익은 각각 1733억원, 1225억원으로 직전년 대비 11%, 4%씩 늘었다.

업계에선 이런 성장의 배경으로 가정용 시장의 확대를 꼽는다. 특히 향후 1인 가구 증가가 이어지면 가정용 시장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변 국가인 일본의 경비 기업인 세콤을 보면 가정용 시장이 매출의 50% 정도를 차지한다.

이에 비해 국내 선두 기업인 에스원은 가정용 시장이 14% 수준이다. 국내의 아파트 문화와 달리 일본은 주택가 중심의 주거 문화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전문가들은 국내시장이 20% 초반까지는 성장할 것으로 본다.

또 보안에 대한 인식 강화로 소규모 사업장 시장도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장정훈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1~2인 가구 증가에 따른 다양한 보안 서비스 제품이 파생되면서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또 시큐리티 상품을 필수적으로 적용하는 점포들의 형태(대표 편의점)도 5인 이상 소규모 사업장의 적극적 타깃 시장이라는 점에서 소규모 사업장의 매출도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리 보안 ‘빅3’의 미래 전략은
◆‘에스원’, 시장점유율 50%

빅3는 모두 물리 보안 시장의 핵심 기업이지만 기업별로 성장 방식이나 향후 전략은 약간씩 다르다. 업계 전문가들은 에스원을 물리 보안업계 최강자로 꼽고 있다. 삼성이라는 든든한 매출처를 둔 데다 세콤이라는 브랜드 인지도 역시 타 기업에 비해 앞서고 있다는 평가다.

에스원은 1996년 상장한 이후 지난해까지 연평균 11.8%(매출)의 성장세를 보였다. 주력 사업인 출동 경비 서비스가 연평균 7% 성장해 온 가운데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부동산 자산 관리 서비스도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특히 에스원은 기업체 및 정부 기관 등 기계 경비 시장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높은 마진을 낼 수 있는 구조다.

강재성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대형 사업자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에스원이 상대적으로 개인 고객을 중심으로 한 ADT캡스와 KT텔레캅에 비해 영업이익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며 “시장점유율도 가장 높아 규모의 경제 효과도 누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4년 삼성에버랜드(현 삼성물산) 건물관리부문을 양수받으며 시작한 부동산 자산 관리 서비스는 회사의 신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2015년 8월 ‘블루에셋’이라는 브랜드를 선보이며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에스원은 엔씨소프트 사옥, 시그니처타워 같은 대형 오피스 빌딩을 비롯해 하나은행 연수원, 고양터미널 등 전국 205개의 건물을 관리하고 있다. 에스원은 이 분야에서 지난해 46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에스원 관계자는 “세콤과 함께 또 다른 축으로 성장할 건물 관리 사업의 차별화를 위해 프리미엄 이미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블루에셋을 보안, 시설 관리, 임대 컨설팅, 에너지 관리까지 복합적인 건물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ADT캡스는 침입 방지라는 보안 기업 본연의 기능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성장 전략이라고 판단하고 출동 보안에서 1위 자리를 넘본다.

올해 초 ADT캡스는 10분 이내 출동률을 80%까지 높이고 사후서비스(AS)의 당일 처리를 원칙으로 하는 등 서비스 강화를 최우선 전략으로 삼아 2018년까지 1조원의 매출을 달성하고 고객을 60만 개까지 늘린다는 목표로 잡았다.

이에 따라 출동 우선순위 매뉴얼화, 원거리 고객 영상 확인 서비스, 위성항법장치(GPS) 기반 최단거리 출동 시스템, 이동 경로 분석이 가능한 연계 추적 관제 시스템을 도입했고 AS 당일 처리 원칙으로 기계 오류로 인한 보안 공백을 최소화했다.

이를 통해 평균 출동 시간이 35% 단축됐고 지연율은 50% 이하로 떨어졌다. AS 당일 처리율 90%를 달성했고 고객 불만은 40% 감소했다. 그 결과 ADT캡스는 신규 매출이 전년 대비 20% 정도 늘었다.

ADT캡스 관계자는 “출동 경비 시장이 포화됐다고는 하지만 중소기업과 아파트를 제외한 주거 보안 시장은 시장 침투율이 각각 15%, 10%로 매우 낮은 수준으로 아직까지 잠재 고객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KT텔레캅은 그룹의 강점인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를 특화한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KT텔레캅은 지난해 1월부터 KT융합기술원과 공동으로 ICT 보안 융합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빅3에 비해 규모가 미치진 못하지만 현재 업계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기업은 SK그룹의 NSOK다. SK그룹은 최근 보안 자회사 NSOK를 SK텔링크로 편입했다. NSOK는 기존에는 SK텔레콤의 자회사였다.

이번 사업 구조 재편은 SK텔링크의 통신 인프라와 NSOK의 보안 사업 결합을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SK텔링크의 기업 전화 서비스 등 B2B 분야 통신 서비스와 보안 사업을 연계,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NSOK 관계자는 “핵심은 보안 사업과 통신망 사업 간의 시너지를 내는 것”이라며 “SK텔링크는 소비자 대상 사업(B2C)에 강점이 있는 SK텔레콤과 달리 B2B 사업에 강점이 있고 물리 보안 사업은 법인 대상 영업이 더 적합한 만큼 SK텔링크와 함께 사업을 진행해 높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물리 보안 업계에서는 기존 업체(에스원·ADT캡스·KT텔레캅)의 입지가 공고해 ‘3강 체제’를 깨기 어렵다는 평이 우세하다. 수도권 중심의 영업 기반을 갖춘 NSOK의 시장점유율이 3%대에 불과해서다.
물리 보안 ‘빅3’의 미래 전략은
◆KT텔레캅, IT 중심 ‘그룹 시너지’ 노린다

출동 보안은 1년 혹은 다년간 계약해 고객 이동이 적은 시장이다. 시장점유율의 변동이 미미하지만 그 안에서도 법인 및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영업 활동은 치열하다. 이들 출동 보안 기업들이 대학 및 시도 지방자치단체, 기업 등 타 업체와의 협업에 적극 나서는 이유도 법인 고객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현재 출동 보안 기업과 협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통신사들이다. 통신과 보안 사업은 상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 영역으로 꼽힌다. 출동 보안 기업과 통신 업체 간 연합은 이미 에스원·SK텔레콤, ADT캡스·LG유플러스, KT텔레캅·KT 형태로 공고화됐다.

이유는 물리 보안 서비스의 사물인터넷(IoT)화가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리 보안 산업은 침입을 감지하는 센서와 통신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보안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IoT와 유사한 특징을 갖고 있다.

물리 보안 기업으로선 물리 보안과 통신의 결합으로 더욱 전문적인 ICT와 인프라를 사용할 수 있다. 통신 기업 또한 자사의 스마트 홈 서비스에 물리 보안 기능을 강화해 상승효과를 낼 수 있다.

이에 따라 업계 1위인 에스원은 지난해 SK텔레콤과 협약을 맺고 지난해 12월부터 ‘세콤 홈블랙박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원격으로 집 안의 방범 상태를 설정하고 긴급 출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SK텔레콤은 보안 업체 NSOK를 자회사로 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인 서비스를 위해 에스원과 손잡았다.

이 밖에 에스원은 유·무선 복합 보안 시스템 ‘세콤듀얼’과 삼성전자의 스마트워치 ‘기어S2’를 연동한 기술을 확보했다. 이 시스템은 근거리무선통신(NFC) 기술을 활용해 기존의 보안카드 대신 ‘기어S2’와 스마트폰으로도 보안 시스템을 제어할 수 있다.
물리 보안 ‘빅3’의 미래 전략은
(사진) KT텔레캅이 KT와 함께 내놓은 OCT플러스 서비스

◆캡스, ‘출동 서비스’에 집중할 것

ADT캡스는 최근 LG유플러스와 협업해 개발한 ‘IoT캡스’를 내놨다. ‘IoT캡스’는 LG유플러스의 홈 IoT 플랫폼인 ‘아이오티엣홈(IoT@home)’에 ADT캡스의 ‘출동 경비 서비스’를 연동한 게 특징이다.

여기에 디지털 도어록 1위 업체 ‘게이트맨 도어록’을 더해 더욱 견고한 IoT 보안 시스템을 완성했다. 이 시스템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집 안의 조명을 제어하고 서비스의 사용 이력을 확인할 수도 있다.

ADT캡스는 “IoT를 보안 서비스와 접목해 침입 감지, 경보 알림, 출동 경비, 에너지 제어 등이 손쉽게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며 “침입자가 도어록을 훼손하거나 창문을 통해 침입을 시도하면 침입 신호가 ADT캡스 관제센터로 전송돼 출동 대원이 출동할 뿐만 아니라 위급 상황 발생 시 사용자가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긴급 출동을 요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T텔레캅은 모기업인 KT와 연계한 보안 서비스 ‘OCT 플러스(OCT Plus)’를 선보이며 본격적인 스마트 홈 시큐리티 시장 진출의 토대를 마련했다. OCT 플러스는 KT와 KT텔레캅에서 공동 추진한 사업으로 사업장과 가정에 설치된 CCTV를 스마트폰과 IPTV 등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다.

풀 HD급 카메라로 사업장의 실시간 영상 감시 및 출동 보안 서비스를 제공하는 ‘올레 CCTV 텔레캅’과 가정용 ‘기가 IoT 홈캠’을 하나로 묶어 제공한다. 이 중 ‘올레 기가 IoT 홈캠’은 홈캠 단말로 촬영되는 영상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어 워킹 맘이나 소규모 사업자들에게 유용하다.

또한 위급 상황 때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의 ‘긴급 출동’ 버튼을 누르면 KT텔레캅이 출동하는 기능도 실렸다.

KT텔레캅 관계자는 “스마트 홈 시장 확대를 위해 KT와 지속적으로 협력하는 방안 마련과 함께 내부적으로 보다 다양한 서비스도 기획 중”이라며 “기존 물리 보안 업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ICT 보안 선도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