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권지도 31-잠실역(1부 끝)]
‘트리플 역세권’에 배후 수요도 탄탄
몰 내부 입점은 진입 장벽 높아…중복 업종 피하고 색다른 매력 ‘필수’
[상권31] '롯데월드타워' 완공 코앞, 다시 온기 퍼지는 잠실역 상권
(사진) 석촌호수에서 바라본 롯데월드와 롯데월드타워 ㅣ사진 김기남·이승재 기자

[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 김태림, 주현주 인턴기자] 새로운 랜드마크는 그 지역 상권에서 큰 변화를 일으키기 마련이다. ‘대한민국의 랜드마크’를 꿈꾸는 제2롯데월드타워에 따른 잠실역 상권의 변화는 두말할 필요도 없다.

오는 12월로 예정된 롯데월드타워의 완공이 코앞에 다가오면서 주변 상권들도 들썩이고 있다. 방이동 먹자골목과 석촌호수 카페거리가 대표적인 수혜 지역으로 거론된다. 롯데월드타워와 롯데몰·롯데월드 등으로 유입되는

외부 관광객 수요가 늘어나면 주변 상권까지 온기를 입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상권31] '롯데월드타워' 완공 코앞, 다시 온기 퍼지는 잠실역 상권
◆롯데월드몰은 '기업형 레스토랑' 중심

지상 123층, 지하 6층. 555m 높이. 오는 12월 완공 예정인 ‘제2롯데월드타워’는 국내 최고층 빌딩이며 세계적으로도 여섯째로 높은 건물이다. 잠실역 일대는 롯데월드타워·롯데월드·롯데월드몰 등이 나란히 자리 잡고 있다.

롯데 측 추산으로 1년에 40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초대형 호텔, 쇼핑, 업무 복합단지다.

제2롯데월드 효과로 잠실역 상권의 지형도가 달라지고 있다. 2014년 롯데월드몰이 오픈한 이후 내부의 ‘쇼핑몰 상권’은 인근의 상권을 모두 빨아들일 정도로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반면 ‘그들만의 리그’인 롯데월드몰과 비교해 주변 지상 상권을 주목하는 창업 투자자나 상가 투자자들도 적지 않다.

명품 백화점 에비뉴엘, 대형마트 롯데마트, 영화관 롯데시네마 등을 아우르는 롯데월드몰과 롯데월드타워는 그 면적만 하더라도 8만7272㎡(2만6400평)에 달한다. 국내 최대 규모다. 롯데월드타워는 2016년 12월 완공 예정이고 롯데월드몰은 2014년 10월부터 에비뉴엘·롯데마트·롯데시네마·롯데쇼핑몰 등이 순차적으로 문을 열었다.

유커(중국인 관광객)를 비롯해 해외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도맡았던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면세점 사업권 탈락으로 2016년 6월 이후 영업이 중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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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롯데월드몰과 롯데월드타워가 들어선 후 달라진 잠실역 상권의 풍경.ㅣ사진 김기남·이승재 기자

롯데월드몰의 쇼핑몰은 지하 1층부터 지상 6층까지, 영업 면적만 5만2797㎡(1만5971평)에 달한다. 패션·생활용품과 음식점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지상 5~6층에 자리한 테마 식당가에 다양한 음식점들이 집중돼 있다.

롯데물산 최원석 홍보팀 과장은 “월평균 300만 명, 일평균 10만 명 정도가 찾고 있다”며 “평일은 8만 명, 주말엔 13만 명 정도”라고 말했다.

이처럼 어마어마한 유동인구를 빨아들이는 거대 쇼핑몰이지만 문제는 이곳에 입점하기 위해서는 진입 장벽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이 쇼핑몰을 위탁 운영하고 있는 롯데자산개발의 김순갑 책임과장은 “입점 업체의 입찰 과정은 공개 입찰 경쟁이 아니다”며 “백화점과 마찬가지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각 브랜드의 경쟁력과 입점 업체들 간의 조화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해 선정한다. 탄탄한 자본금이 뒷받침된 ‘기업형 레스토랑’을 위주로 하다 보니 개인 창업 투자자들로서는 범접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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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롯데월드몰 쇼핑몰은 풍부한 유동인구와 철저한 관리가 장점이지만 입점 절차가 까다로워 개인 창업자에게는 진입 장벽이 높다. ㅣ사진 김기남·이승재 기자

◆ 방이동 먹자골목, 임대료 고공 행진

2014년 롯데월드몰의 그랜드 오픈과 함께 방이동 먹자골목이 주목받은 것도 이와 같은 이유가 크게 작용했다. 롯데월드몰을 중심으로 워낙 ‘몰 중심의 상권’이 강력한 잠실역 상권에서는 유일하게 지상에 위치한 먹자상권이다.

방이동 먹자골목은 장점이 꽤 뚜렷한 상권이다. 지하철 2호선과 8호선 환승역인 잠실역을 중심으로 잠실역 인근에만 해도 경기 남부 지역을 오가는 버스들의 정류장이 밀집해 있다.

여기에 내년 3월 지하철 9호선 신방이역이 연장 개통되면 방이동 먹자골목은 트리플 역세권으로 거듭난다. 잠실역 관계자에 따르면 2016년 11월을 기준으로 잠실역의 1일 평균 승하차 인원은 평일을 기준으로 13만 명, 주말은 15만 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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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방이동 먹자골목은 롯데월드타워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자리한 지상 먹자 상권이다.
ㅣ사진 김기남·이승재 기자

배후 수요 또한 탄탄하다. 주변에 주택가와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 둘러싸여 있어 고정적인 거주민 수요를 붙잡을 수 있다. 송파구청과 제2롯데월드 근무 직원, 인근 오피스에 근무하는 직장인 수요도 상당하다. 특히 지난 2월 잠실역 인근에 약 7000명의 직원들이 근무하는 삼성SDS가 입주한 것 또한 호재다.

음식점과 유흥업종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는 방이동 먹자골목은 국밥집이나 고깃집 등 전형적인 회식 상권의 모습을 띠고 있다. 인근에 거주하는 직장인과 거주민 수요를 주요 타깃으로 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여기에 롯데월드몰의 오픈과 함께 ‘낙수효과’ 기대감이 컸지만 현재로서는 ‘블랙홀’ 효과가 더 크다. 이곳에서 2년간 국밥집을 운영했다는 한 상인은 “롯데월드몰 개장 이후 반짝 사람이 늘기도 했지만 얼마 안 돼 사그라들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면세점이 문을 닫은 이후 외국인 관광객 또한 줄어들었다는 것이 대부분 상인들의 전언이다.

문제는 제2롯데월드의 영향으로 임대 시세가 이미 꽤 높게 형성돼 있다는 것이다. 49.5㎡(15평)를 기준으로 보증금 3000만원, 월세 300만원에 달하며 권리금은 4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에 가까운 곳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나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들이 제2롯데월드의 수혜 지역으로 여전히 방이동 먹자골목을 첫손가락에 꼽는 이유가 있다. 리시오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롯데월드타워까지 오픈하고 나면 본격적으로 관광객이 유입되기 시작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이곳은 기본 배후 수요가 탄탄하기 때문에 간판이 많이 바뀌는 상권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다만 롯데월드몰과 업종이 중복되는 곳을 피해야 한다. 권강수 한국창업정보원 이사는 “이 일대 상권은 2제롯데월드 공사 이전부터 상당히 상승한데다가 향후에도 임대료와 권리금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도보 및 차량 접근성과 같은 개별 점포의 입지와 사업성을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석촌호수 풍경’ 앞세운 카페거리

롯데월드와 롯데월드몰 맞은편, 석촌호수 대로변 ‘석촌호수길’을 따라 조성된 석촌호수 카페거리는 비교적 새롭게 주목받는 상권이다. 봄에는 벚꽃, 가을에는 낙엽과 같은 자연경관을 즐기기에 좋은 고급 카페나 레스토랑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석촌호수길을 따라 고급스러운 외형을 갖춘 대형 주상복합과 오피스텔이 자리 잡고 있는데, 이들 건물의 1층 대부분이 카페와 레스토랑으로 채워져 있다. 석촌호수길에 자리한 대형 주상복합과 오피스텔은 임대 시세가 만만치 않은 고급 주택이 대부분이다.

석촌호수 대로변에 자리한 주상복합의 시세만 하더라도 165~198㎡(50~60평)를 기준으로 매매가만 10억~13억원에 달한다. 23~49.5㎡(7~15평) 규모의 오피스텔은 1억~4억원 정도에 거래된다. 어느 정도 구매력이 뒷받침되는 배후 수요를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그만큼 상가의 임대 시세 또한 만만치 않게 높게 형성돼 있다. 석촌호수 동호쪽 대로변(석촌호수길) 1층에 자리한 132~165㎡(40~50평) 상가는 보증금 2억원, 월세 800만~900만원, 권리금 1억원에 달한다.

서호쪽에 자리한 대로변은 33~49.5㎡(10~15평)를 기준으로 보증금 3000만~4000만원, 월세 300만~340만원, 권리금 6000만~7000만원 정도다. 골목 안쪽은 이보다 임대 시세가 조금 낮아진다.

석촌호수길에서 서울석촌동고분군으로 향하는 골목을 기준으로 33~49.5㎡는 보증금 2000만~3000만원, 월세 120만~150만원, 권리금 3000만~6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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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석촌호수 카페거리에는 석촌호수와 롯데월드가 바라다보이는 뛰어난 풍광을 무기로 고급스러운 레스토랑과 카페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ㅣ사진 김기남·이승재 기자

이곳에서 만난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이 일대 주상복합에는 풍광이 뛰어나고 조용해 50대 이상의 부부들이 165㎡대 이상 아파트에 많이 거주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보니 이 일대 카페나 레스토랑의 주 고객층은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하다.

인근에 거주하는 오피스텔 직장인들도 상당수다. 이곳에서 운영 중인 카페고고스 사장은 “9시 출근 시간부터 석촌호수 야경을 즐기려는 고객들이 많은 밤늦은 시간까지 손님은 꾸준히 유입된다”며 “외부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있기 때문에 평일보다 주말이 더 바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현재는 방이동 먹자골목과 가까운 석촌호수 동호쪽은 다양한 카페들이 들어서 있는 반면 석촌호수 서호 방면은 상대적으로 그 숫자가 적은 편이다. 하지만 향후에는 그 판세가 달라질지도 모른다.

송파구청은 석촌호수 서호쪽 카페거리를 활성화하기 위해 노후화된 시설 교체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보도블록 교체, 가로등 설치 등 ‘보행 친화적’ 거리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송파구청 공원녹지과 이정규 주무관은 “그동안은 석촌호수 카페거리를 위한 투자가 없었는데 올해 초 10억원의 예산을 받았다”며 “내년부터 공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석촌호수로~석촌동고분 ‘관광명소거리’ 조성 계획

석촌호수 카페거리를 활성화하기 위한 관건은 주변 관광자원과의 연계다. 올여름 석촌호수에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며 큰 화제를 모았던 ‘슈퍼문’이 대표적인 예다.

롯데백화점·롯데물산과 송파구가 공공 미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마련한 슈퍼문을 감상하기 위해 찾아온 관람객만 하더라도 500만여 명이 넘어선다. 실제로 슈퍼문의 전시 기간 동안 인근 카페와 레스토랑의 매출 또한 20~30% 정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관광·문화적 요소를 보강하기 위해 석촌호수로~서울석촌동고분 구간 300m에 관광명소거리를 조성할 예정이기도 하다. 송파구청 국제관광과 김혜영 주무관은 “2016년 초부터 사업안에 대한 이야기가 진행돼 10월 말에 확정됐다”고 밝혔다.

롯데월드와 롯데월드타워 등 대형 복합 쇼핑몰을 중심으로 관광객들을 외부로 유인할 만한 ‘다양한 볼거리’들을 갖추는 것이 향후 이 상권의 미래를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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