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인사이트]
재무 안정성이 관건…이익 성장률 높고 PEG 낮은 종목 관심
선강퉁, ‘맷집’ 좋은 종목에 투자하라
(사진) 국내 한 증권사에서 개최한 선강퉁 투자 설명회의 열기가 뜨겁다. /연합뉴스

[한경비즈니스=박진 NH투자증권 해외상품부장 ] 중국 선강퉁(홍콩·선전 간 교차 거래 허용) 개통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필자는 지난 기고(한경비즈니스 1092호)에서 ‘중국판 나스닥’인 선강퉁 시장이 2014년 말 후강퉁 개시 때와 다르다고 지적했다.

금융시장 환경과 산업적 특성 때문에 유의할 점이 많다. 2014년 말과 달리 중국 정부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뒷받침되고 있는 것도 아니고 벤처기업적 성격이 강한 선전 상장 종목들의 특성상 실적 변동성도 상하이 시장 종목들보다 클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강퉁은 분명 기대해 볼만한 이벤트다.


◆선강퉁, 빠른 이익 증가세 ‘강점’

중국은 이미 국내총생산(GDP) 11조3900억 달러(2016년 IMF 기준, 3위는 일본 4조7300억 달러, 한국은 1조4000억 달러)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거대 내수 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내수 중심 성장 전략에 따라 GDP 성장의 축이 내수 소비로 이미 방향을 튼 가운데 GDP 성장률이 여전히 6%대로 여타 국가에 비해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당연히 선강퉁의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의 ‘국가 7대 전략 신흥 산업’은 확대되는 거대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내수 시장의 확대에 따라 규모의 경제 효과를 점차 크게 누릴 전망이다.

이는 선전 시장의 투자지표에서도 잘 나타난다. 선전 시장의 2016년 주가수익률(PER)은 32.5배로 상하이 시장의 14.1배보다 월등히 높다. 하지만 선전 시장의 PEG(PER을 순이익 증가율로 나눈 값)는 1.6배로 오히려 상하이 시장의 3.9배보다 낮다.

실제로 선전 시장의 2014~2016년 순이익 증가율은 20.6%로, 상하이 시장의 3.6%를 압도한다. 이는 선전 시장의 밸류에이션이 일견 비싸 보이지만 성장성을 감안한 밸류에이션은 오히려 싸다는 것을 뜻한다. 빠른 이익 증가세로 선전 시장의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으로 바뀔 것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물론 이런 설명이 선전 시장의 모든 종목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고 경쟁력 향상을 바탕으로 지속 성장이 가능한 기업들에 국한된 얘기다. 경쟁에서 도태되는 기업들에는 적용될 수 없다.

그러면 선강퉁에 투자할 때 지속 성장할 수 있는 종목들을 어떻게 찾아야 할까. 가장 먼저 봐야 할 기준은 재무적 안정성이다.

성장성 높은 신흥 산업의 특성상 선강퉁 종목 선정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일반적으로 말하는데, 이는 사업 환경 변화에 따라 부침이 크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업황 악화나 경쟁 심화에도 견딜 수 있는 맷집을 우선적으로 봐야 한다는 의미다.

예를 들면, 부채비율 100% 수준이면서 최근 부채비율 상승 폭이 10%포인트 이하, 총부채가 EBITDA(이자 세금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의 5배 이하면 상당히 양호한 재무적 체질을 보유한 기업이라고 할 만한다.


◆BYD·하이크비전 등 10종목 주목

둘째, 펀더멘털 개선 여부를 봐야 한다. 최소한 향후 2년간 이익 증가율이 10% 이상이면서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절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높아지는지 체크할 필요가 있다.

선강퉁 종목들의 주가는 중국 정부 정책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실적 가시화가 전제되지 않으면 주가는 매우 단기적 움직임에 그칠 것이고 이후 조정 폭이 오히려 더 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셋째, 밸류에이션을 체크해 볼 필요가 있는데, PER과 함께 PEG가 1배 이하로 낮은 종목인지 보자. 현재 PER이 높더라도 PEG가 낮다면 향후 PER은 빠르게 낮아질 수 있다. 그만큼 이익 모멘텀이 강하다는 의미이며 이는 주가의 상승 가능성을 높인다. 반대로 PER이 낮더라도 PEG가 높으면 향후 주가 탄력도가 그다지 높지 않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선강퉁이 개시되면 관심을 가질 만한 종목들은 BYD·하이크비전·완다시네마·삼마의류·신입태·SPC환경기술·해격통신·중항광전·한스레이저·신명제지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10개 종목은 모두 해당 업종 내 대표 기업들로, 2017년 영업이익과 ROE 증가율(전년 대비)이 모두 두 자릿수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다.

10개 종목의 2017년 단순 평균 PER은 20배 수준이지만 PEG는 0.7배에 불과하다. 보수적으로 이익 모멘텀이 예상보다 약해진다고 하더라고 주가의 하방 경직성과 안정성이 여타 종목보다 높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