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폴리틱스]
김관영 의원 ‘새만금 특별법 개정안’ 대표 발의…법안소위에서 치열한 공방 펼쳐
갈 길 먼 ‘제2 내국인 카지노설립법’
(사진) 시민 단체 회원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2016년 10월 20일 내국인 카지노를 허용하는 새만금특별법 개정안에 대한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한경비즈니스= 김현기 기자]국내에 ‘제2 내국인 카지노’ 설립을 허용하는 법안이 국회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새만금 사업 정상화를 위해 복합 관광사업이 필요하다는 주장과 사행산업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 및 다른 개발 사업과의 형평성 문제 등을 우려한 부정적인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이 2016년 8월 17일 대표 발의한 ‘새만금 사업 추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새만금 사업 지역 내에 호텔업·카지노업 등 복합 관광사업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1991년 시작된 새만금 사업은 군산~부안을 연결하는 33.9km의 방조제를 축조하고 간척 토지와 호소(湖沼)를 조성해 경제·산업 및 관광 등을 아우를 수 있는 거점을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 개정안, 지역 경제 활성화 겨냥

하지만 여전히 방수제 공사와 매립공사가 진행 중이고 전체 면적의 19.8%만 용지 조성이 완료된 상태다. 더욱이 산업단지에 입주한 기업도 국내 OCI·OCISE·이씨에스와 일본 도레이, 벨기에 솔베이 등 5개에 불과해 사업 추진 실적마저 부진한 상황이다.

개정안은 새만금 사업 지역에 복합 관광사업을 허용함으로써 해당 지역을 국제적인 비즈니스 및 관광의 중심지로 발전시키고 대규모 투자 유치 및 고용 창출을 통해 지역 경제의 활성화를 도모하려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개정안은 복합 관광사업자가 경영하는 카지노에 내국인의 출입을 허용하도록 했다. 다만, 과도한 사행 행위 등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내국인 이용자에 대한 입장 일수의 제한 또는 입장료의 징수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또한 개정안은 복합 관광사업에서 발생하는 이익금의 25% 내에서 새만금사업지역·폐광지역의 개발과 도박 중독의 예방 및 치료를 위해 사용하도록 명문화했다.

김 의원은 개정안 제안 이유에 대해 “새만금 사업 지역은 민간 투자 유치의 어려움 등으로 제대로 개발이 이뤄지지 않아 차별화된 인센티브와 규제 개선을 통해 최적의 기업 투자 환경을 조성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새만금 사업 지역에 복합 리조트 사업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개발을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개정안은 2016년 12월 21일 상임위인 국회 국토교통위에서 열린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상정됐다. 여기에선 문체부·산업통상자원부·국토교통부 등 관련 정부 부처들의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통과되지 못했다. 개정안은 추후 공청회에서 쟁점 위주로 다시 다뤄질 예정이다.

문체부는 카지노업을 제외한 관광사업에 대한 허가·등록에 관한 사항은 지방자치단체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체부 장관이 복합 관광사업을 허가하면 관광사업의 등록 권한이 이원화돼 법 적용에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며 반대했다.

또한 외국인 전용 카지노업만 허용되는 ‘경제자유구역법’ 및 ‘제주도특별법’과의 형평성 문제 및 도박 중독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 증가 우려 등의 부정적인 이유도 함께 거론했다. 국토부 역시 국토위 전체 회의에서 “(도입 여부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난색을 표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내국인 카지노 출입이 가능한 강원랜드와 강원도는 수익 감소로 폐광 지역 경제가 위축될 수 있고 해당 지역 주민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며 반대했다.

이런 비판에 대해 김 의원실 관계자는 “법안을 낸 입장에서 도박의 위험성과 중독성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복합 리조트 관리·감독 공무원이 4명에 불과한 국내와 달리 카지노규제위원회 소속 위원만 150여 명에 달하는 싱가포르 마리아나베이샌즈처럼 철저한 관리·감독이 뒤따른다면 도박 중독에 대한 우려를 씻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지노 설립에 따른 국부 유출을 우려하는 주장에 대해 그는 “법안을 개정해 놓으면 별도의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10조원가량의 외국인 투자 자금이 유입돼 경제성장에 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복합 리조트 내 3만5000여 명의 고용 창출 효과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갈 길 먼 ‘제2 내국인 카지노설립법’
◆ “카지노감독위 구성해 운영”

한편 김 의원은 카지노업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기 위해 별도의 독립된 전문 감독기구를 설립하고 카지노사업자의 지위 양도 시 엄격한 요건 하에 사전 허가를 받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관광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을 2016년 11월 1일 대표 발의했다.

김 의원은 “바다에서 수영하는 게 위험하다고 해서 전면 금지해선 안 된다”며 “안전 요원 배치, 안전 펜스 설치, 수영 시간 규제 등 사전 관리·감독을 철저히 한다면 바다에서 수영을 즐길 수 있듯이 카지노업도 철저한 관리·감독이 전제된다면 여러모로 득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henr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