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단체장·회장 신년사]
경제단체장·주요 그룹 총수, ‘기본’으로 돌아가 ‘희망’을 찾겠다!
경제단체장·주요 그룹 총수, ‘기본’으로 돌아가 ‘희망’을 찾겠다!
경제단체장·주요 그룹 총수, ‘기본’으로 돌아가 ‘희망’을 찾겠다!
(사진) 한국경제신문·연합뉴스


[한경비즈니스= 김병화 기자] 정유년(丁酉年) 새해가 밝았다. 2016년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한 해였다. 글로벌 경제가 침체 일로에 있는 가운데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심화, 중국의 경제제재 조치 강화 등 불안 요인이 증가했다. 국내는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로 혼란에 빠졌고 재계 총수들은 줄줄이 청문회장으로 향했다.

◆ ‘초심’ 통한 글로벌 신뢰 회복

2017년도 호락호락하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 경제는 기업의 신뢰 회복과 경쟁력 제고를 통해 희망을 찾아야 할 시점이다. 이에 재계를 대표하는 경제 단체와 기업의 수장들이 새해 신년사를 통해 포부와 각오를 다졌다. “기본으로 돌아가 희망을 찾겠다”는 게 수장들의 공통된 주문이다.

경제 단체장과 기업 회장들은 2016년 12월 29일 일제히 신년사를 발표하고 위기 극복을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초심’과 ‘기본’을 강조했다. 미국과 중국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고 대내적으로는 소비 심리 위축 등으로 민간 소비 침체가 예상되는 만큼 초심으로 돌아가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기업은 본연의 역할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며 “경쟁력을 높여 치열한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고 강조했다. 전경련이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모금을 주도하면서 최순실 사태에 휘말린 것에 대해서는 국민에게 많은 실망과 걱정을 끼쳤다며 거듭 사과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본립도생(本立道生)’을 화두로 제시했다. 본립도생은 기본이 바로 서면 길 또한 자연스럽게 생긴다는 뜻이다. 경제 사회의 기본 원칙을 확립하고 경제 주체가 각자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 경제 재도약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용만 회장은 “자율과 창의가 잘 발휘될 수 있는 시장경제, 경제적 약자가 불이익 없이 경쟁할 수 있는 공정 경제, 가진 것 없어도 성공 사다리에 오를 수 있는 역동 사회, 사회 안전망이 뒷받침해 주는 안심 사회를 만드는 데 필요한 원칙과 시스템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인호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글로벌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저성장, 보호무역주의 확산, 4차 산업혁명의 도래로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가운데 ‘수출’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회복의 실마리는 언제나 수출에서 시작됐듯이 글로벌 시장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경쟁 기업의 변화를 통찰하고 끊임없이 바뀌는 수요자의 선택에 민감하게 적응하는 글로벌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 중견·중소기업 ‘수출’ 통한 활로 모색

중견·중소기업도 위기 상황을 인식하고 희망을 찾아야 한다는 데 입을 모았다.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은 현재를 유례없는 사회적 혼란의 여진(餘震)에 더해 대내외 경제 환경 변화의 불확실성이 큰 불안감을 남겨 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정리했다.

강호갑 회장은 “지원 또는 규제로 양분되는 산업 정책으로는 더 이상 중·장기적 경제 발전 토대를 구축할 수 없다”며 “중견기업의 성장이야말로 경제의 미래를 약속하는 굳건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유례를 찾기 어려운 격변기를 마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정치·사회적으로 불어 닥칠 변화는 방향성조차 예단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그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중심이 된 지속 가능한 균형 성장의 토대를 이룰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기울이겠다”며 “공정한 시장경제, 합리적 금융·노동 자원 배분 등을 핵심 의제로 정부와 국회에 제안하겠다”고 말했다.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경영계와 노동계에 협력을 요청했다. 복잡한 정치 일정에 가로막혀 당분간 정치권에 아무런 기대도 하기 어려운 현실인 만큼 경영계와 노동계가 힘을 모아 청년 일자리 창출과 고용 유지를 위해 노력하자는 것이다. 세계 최장 수준인 근로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졌다.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도 새해를 맞아 전례 없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그룹 차원의 시무식을 갖지 않는 대신 각 계열사별로 시무식을 갖고 자율적이고 공격적인 경영에 나설 방침이다.

LG그룹은 1월 2일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새해 인사 모임을 가졌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2017년에도 글로벌 저성장 기조 지속과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어려운 경영 환경이 계속될 전망인 가운데 사업 본연의 경쟁력 강화 및 지속 성장을 위한 혁신과 변화를 한층 가속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K그룹 신년사에는 ‘실천과 성과’가 키워드로 담겼다. 2016년 ‘변화와 혁신’에 초점을 맞췄다면 2017년에는 이를 실천하고 성과를 보이겠다는 것이 최태원 회장의 의지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과감한 혁신과 변화를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신 회장은 “신년에도 어려운 경영 환경이 예상된다”며 “불확실성 속에서 또 다른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좋은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하자는 주문도 이어졌다.

kb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