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욱 대표 “피부 과학 화장품으로 글로벌 매출 성장세”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지난해 말 불거진 국정 농단 사태 등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불황의 그늘이 짙어지고 있다. 하지만 어려움 속에도 희망은 있다.
한경비즈니스는 지난해 중소기업청이 신규 선정한 ‘월드클래스’ 기업 50곳 중 성장 가능성이 돋보이는 5개 기업을 통해 ‘희망의 불씨를 살려가는 이야기’를 소개한다. 이들 기업은 수년간 쌓아 온 독자적 기술력 등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을 향한 우직한 발걸음을 이어 가고 있다.
해브앤비는 2004년 설립 이후 BB크림으로 유명한 ‘닥터자르트’와 남성 뷰티 브랜드 ‘DTRT(Do The Right Thing)’를 운영 중인 코스메틱 브랜드 경영 기업이다. 이 회사는 2015년 전년 대비 156.8% 증가한 863억원(연결 기준)의 매출을 거뒀다.
이진욱 해브앤비 대표는 회사 설립 1년 만에 BB크림을 만들어 병원에 납품하며 ‘더마코스메틱(피부 과학과 화장품의 합성어)’ 업체로 이름을 알렸다. 화장품 관련 전문 지식이 전혀 없던 그가 단기간에 제품을 개발할 수 있었던 데는 피부과 의사인 매형의 도움이 컸다.
이 대표는 피부과 전문의 18인의 연구 성과와 협력을 바탕으로 제품 개발을 지휘했다.
해브앤비의 BB크림은 출시 1년 만인 2006년 닥터자르트 브랜드로 일반 판매를 시작하며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같은 해 미국·캐나다 수출에 성공한 데 이어 이듬해엔 홍콩·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 아시아 시장에서도 첫선을 보였다.
닥터자르트 BB크림은 2011년 프랑스의 글로벌 코스메틱 편집숍인 ‘세포라’에 입점하면서 더욱 명성을 높였다. 국내 BB크림 중 첫 사례였다. 당시 국내 화장품업계에서 미국 세포라에 입점한 기업은 아모레퍼시픽 한 곳뿐이었다. 피부과 자문을 받는 등 기존 제품보다 뛰어난 품질이 평가단에게 좋은 점수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닥터자르트는 미국·러시아·영국·중국·태국 등 23개국에 진출한 상태다.
이 대표는 첫 제품의 성공에 힘입어 닥터자르트 브랜드를 앞세운 다양한 제품 라인을 선보이며 글로벌 더마코스메틱 브랜드로서 입지를 다져 가고 있다. 닥터자르트는 지난해 11월 서울 가로수길에 첫 단독 매장을 오픈하며 국내 소비자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유럽 세포라 550개점 진출
이 대표는 2011년 남성 뷰티 브랜드 ‘DTRT’를 론칭하기도 했다. DTRT는 파라벤과 미네랄 오일, 트리클로산 등 화학 성분을 배제한 저자극 화장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 대표는 최근 글로벌 뷰티 브랜드 에스티로더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이목을 끌었다. 에스티로더와 해브앤비는 기업가 정신, 혁신, 창의성에 대한 열정이라는 공통분모를 바탕으로 2년여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을 협의했다.
해브앤비는 2015년 10월 국내 브랜드 최초로 에스티로더로부터 지분 투자를 받는 데 성공했다. 해브앤비의 회사 경영과 브랜드 독립성을 보장받은 투자 유치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했다. 에스티로더는 현재 해브앤비의 2대 주주로, R&D와 해외 마케팅 부문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해 하반기 유럽 6개국 세포라 550개 지점에 닥터자르트의 다양한 제품을 입점시키는 등 판매 채널을 넓혀 가고 있다”며 “2017년에도 국내외에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는 등 닥터자르트를 전 세계에 알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약력 : 1976년생. 1999년 원광대 건축공학과 졸업. 2004년 해브앤비(주) 대표이사(현).
choi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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