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탐방]
“2020년 매출 1조, 세계 만두 시장 1위 노린다”
CJ ‘비비고 왕교자’ 인천 공장 가보니
(사진) 한국 고유의 ‘미만두’ 형태로 빚어진 비비고 왕교자가 스팀 기계로 이동되고 있다. /CJ제일제당 제공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CJ제일제당의 ‘비비고 왕교자’가 출시 3년 만인 지난해 국내시장에서 연매출 1600억원(점유율 40% 이상, 1위)을 달성했다. 국내 냉동만두 시장 단일 브랜드 최초 성과다.

‘비비고’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고속 성장 중이다. 글로벌 만두 시장은 지난해 기준 5조7000억원 규모로, 연평균 3%대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2020년에는 6조7000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

CJ제일제당은 완차이페리·삼전·스니엔 등 중국 3개 업체와 일본 아지노모토에 이어 글로벌 시장 5위를 차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를 세계 만두 시장 1위 브랜드로 육성할 방침이다. 2020년 글로벌 연매출 1조원 달성이 목표다.

◆“만두소 칼로 썰어 풍부한 식감 구현”

지난 1월 20일 CJ제일제당 인천 냉동식품 공장. 거대한 찜통 역할을 하는 스팀 기계에서 해삼 모양의 만두가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왔다. 섭씨 영하 40도에서 급속 냉동된 만두는 품질 검사를 거쳐 포장됐다.
CJ ‘비비고 왕교자’ 인천 공장 가보니
(사진) CJ제일제당 인천 냉동식품 공장 직원이 비비고 왕교자에 들어갈 부추를 세척기로 옮기고 있다. /CJ제일제당 제공

1988년 준공된 이 공장은 비비고 왕교자 등 냉동 조리 식품을 생산한다. 각종 첨단 설비를 도입해 CJ제일제당 냉동식품의 핵심 기지라는 평을 받는 곳이다.

이호경 CJ제일제당 인천 냉동식품 공장 혁신팀 대리는 “완성된 만두를 섭씨 영상 99도에서 5분간 쪄내고 18분 동안 급속 동결해 원재료의 맛을 그대로 보존하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비비고 왕교자는 CJ제일제당이 3년여간 공들여 개발한 야심작이다.

비비고 왕교자가 출시된 2013년만 해도 냉동만두는 ‘만들기 귀찮아 사 먹는 값싼 인스턴트 제품’으로 인식됐다. 당시 소비자가 냉동만두 제품에서 느끼는 가장 큰 불만은 씹는 느낌, 이른바 식감이 덜하다는 것이었다.

집에서 만두를 직접 빚을 땐 만두소를 칼로 일일이 다져 만들지만 냉동만두는 채소나 돼지고기 등 모든 재료를 갈아 넣기 때문에 식감의 차이가 확연할 수밖에 없었다.

CJ제일제당은 ‘담백하면서도 물리지 않는 만두’, ‘집에서 만든 만두처럼 씹는 느낌이 풍부한 만두’를 만들자는 방향성을 정했다. ‘느끼하면 안 된다’, ‘돈취(豚臭)가 있으면 안 된다’ 등 까다로운 내부 맛 테스트를 통과하는 기간만 6개월 이상 소요됐다.

CJ제일제당 직원들은 전국 대부분의 맛집을 돌아다니며 벤치마킹할 수 있는 만두는 거의 모두 맛봤다.

CJ제일제당은 고기와 채소를 갈아 만들던 만두소 제조 관행을 버리고 칼로 써는 공정을 새로 도입했다. 돼지고기의 조직감과 육즙을 살려 씹을 때 입 안에 가득 차는 풍부한 식감을 구현했다.

비비고 왕교자는 풍부한 만두소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개당 약 13g이던 기존 교자만두와 달리 35g이다. 납작한 일본식 교자만두 형태 대신 삼면의 각이 살아 있는 한국 고유의 ‘미만두(해삼 모양으로 만든 만두)’ 형태로 크기를 늘리면서도 씹을 때 부담을 주지 않도록 했다.

◆비비고 왕교자·현지화 제품 투 트랙 전략
CJ ‘비비고 왕교자’ 인천 공장 가보니
CJ제일제당은 비비고 왕교자의 국내시장 성공을 발판 삼아 올해 세계시장 공략에도 드라이브를 걸 방침이다.

CJ제일제당은 이를 위해 2000억원 이상을 추가 투자한다. 미국과 중국 중심의 글로벌 생산 기지를 러시아·독일·베트남으로 확대해 대륙별 생산 거점을 확보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최근 러시아의 만두 업체 ‘펠메니’를 인수해 유럽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독일 비비고 한식 반찬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인 ‘마인프로스트’에도 설비를 투자해 최근 ‘비비고 만두’를 출시했다.

CJ제일제당이 지난해 말 인수한 베트남 냉동식품 업체 ‘까우제’에선 비비고 만두와 짜조 등 동남아식 만두를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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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강신호 CJ제일제당 부사장이 1월 20일 인천 냉동식품 공장에서 열린 이노베이션 세미나에서 발표 중이다. /CJ제일제당 제공

강신호 CJ제일제당 부사장·식품사업부문장은 “비비고 만두를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해 지난 3년간 한국·미국·중국에 2000억원을 투자했다”며 “지난해 비비고 만두로 국내 1위에 이어 점유율 11.3%로 미국 시장 1위를 차지하는 등 국내외에서 총 330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기존 미국·중국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미국 동부 지역에 셋째 생산 기지를 구축하고 기업 간 거래(B2B) 시장으로도 사업을 확대한다. 중국 내 비비고 만두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광저우 공장 규모를 3배로 늘리는 공사를 시작했고 올해 베이징 인근에 신규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한국의 대표 제품인 ‘비비고 왕교자’와 함께 국가별 식문화 특징을 반영한 현지화 제품으로 투 트랙 전략을 펼친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만두피가 얇고 고기와 채소가 많은 ‘한국식 만두’ 형태를 기본으로 하지만 현지인이 선호하는 재료를 사용한 제품을 출시하는 등 현지화에 나설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국가별 생산 거점을 기반으로 동남아시아·남미·독립국가연합(CIS) 등으로 수출을 확대한다. 또 2020년까지 경쟁력을 갖춘 현지 업체를 연달아 인수해 안정적 시장 지위를 확보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강 부사장은 “이재현 회장의 ‘사업보국’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한식 세계화 사업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choi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