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 스토리 = 증권업계 신성장전략 : 해외 진출]
베트남·인도네시아 공략 강화…‘IB 부문 확대’로 국내 투자자와 연계 중점
‘한국은 좁다’ 증권사 해외시장 개척기
(사진)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12월 인도네시아 법인을 공식 출범시켰다./ 신한금융투자 제공

[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 증권업계에 ‘글로벌 비즈니스’ 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성장이 정체된 국내 증권시장을 벗어나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베트남·인도네시아·태국·홍콩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국내 증권사들은 현지 점포를 내는 데서 한 발 더 나아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글로벌 투자은행(IB)’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곳이 대부분이다.

현지 증권사들과의 업무 제휴를 확장하며 해외 부동산 투자 등 새로운 투자 상품을 개발해 국내 투자자와 연계하는 등 IB 업무의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국내 증권사 중에서 가장 많은 해외 지점을 보유하고 있는 곳은 미래에셋대우다. 뉴욕·런던·인도네시아·베트남 등 모두 9개 국가에서 13개 법인과 3개 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미래에셋대우는 현지화 전략을 적극 추진하며 이후 증권 중개업과 IB 분야에서 국내 법인과의 연계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베트남에서는 지난해 베트남 최초로 랩어카운트 상품을 기획해 선보여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 해외 지점 최다 미래에셋대우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4월과 11월 총 2억5000만 달러 규모의 뉴욕 법인 유상증자를 실시하며 관심을 모았다. 런던·인도네시아·베트남 등의 해외 법인 증자도 단행할 계획이다.

모두 투자와 트레이딩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서울~홍콩~런던~뉴욕’을 연결하는 24시간(round the clock) 글로벌 트레이딩 체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글로벌 IB와 비교해 경쟁력을 가진 리테일 업무 노하우를 인도네시아 및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확대 전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뉴욕·홍콩·인도네시아·싱가포르 등에 6개의 현지법인과 상하이·런던 등 2개의 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NH투자증권은 글로벌 해외투자(아웃바운드) 영업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쉽게 말해 국내 연기금, 기관투자가 및 고액 자산가들에게 해외 주식, 채권, 대체 투자 상품 등에 대한 리스크 관리 등 전반적인 업무를 처리해 주는 서비스다.

NH투자증권이 가장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홍콩법인은 국내 고객에게 해외 채권 중개 업무와 대체 투자 상품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NH투자증권 홍콩법인은 지난해 해외 채권 중개 업무를 통해서만 17억 달러를 거둬들였다.

IB 부문 또한 항공기금융, 기업 신용공여 등에서 수익이 대폭 증가하며 향후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2020년 아시아 최고 IB를 목표로 해외투자 영토를 확보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베트남·홍콩·싱가포르·중국·인도네시아 등 총 5곳을 신흥시장 거점으로 삼고 있다.

2010년 베트남 현지 증권사를 인수하고 KIS베트남을 설립했는데, 철저한 현지 중심의 업무로 2016년 ‘로컬 10위권 내’ 증권사로 성장시켰다. 인도네시아 시장에는 2014년 자카르타 현지 사무소를 세우며 진출했다.

최근 김남구 부회장이 직접 인도네시아 시장을 방문하는 등 거점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시장에는 한국투자증권의 아바타를 만들 계획으로 진출 시기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신한금융그룹과의 접점을 고려해 지난해 2월 베트남 법인을 공식 출범했다. 베트남에는 신한베트남은행이 14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은행과 증권 간의 협력을 통해 베트남의 고금리 상품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인수·합병(M&A)과 기업공개(IPO) 등의 IB 사업 확장도 고려하고 있다.
‘한국은 좁다’ 증권사 해외시장 개척기
◆ NH는 ‘홍콩’에 집중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12월 인도네시아 법인도 공식 출범시켰다. 신한금융투자 인도네시아 법인 역시 IPO·증자·M&A와 같은 IB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국내에 글로벌IB추진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베트남·인도네시아 등의 해외 법인에서 추진하는 딜을 국내와 협업하도록 돕는 역할을 맡게 된다.

미국·영국·홍콩 등에 해외 법인을 운영 중인 삼성증권은 해외 독립 리서치 기업이나 글로벌 자산 운용사들과의 제휴를 넓혀 가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 고객들에게 다양한 해외 자산과 정확한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2008년 전략적 업무 제휴를 맺은 글로벌 투자은행 로스차일드가 대표적이다. 국내 기업의 해외 인수와 지분 투자, 해외 기업의 국내 기업 지분 투자 등 국경 간(cross border) M&A 딜 기회를 공동으로 발굴하고 노하우를 공유하는 등 협력 관계를 강화해 왔다.

대신증권은 증권사 최초로 10년 넘게 해외 온라인 플랫폼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홍콩에 유일한 현지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대신증권은 해외시장에 직접 진출하지 않더라도 시스템 수출을 통해 해외시장에서 온라인 증권업 진출 효과를 거두고 있다.

2004년 대만 폴라리스증권에 18억원 규모의 온라인 주식거래 시스템을 수출한 것을 시작으로 2005년 태국 셋트레이드사에 선물거래 시스템 구축, 2011년 인도네시아 만디리증권에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수출하는 등 총 3개국에 온라인 트레이딩 플랫폼(HTS·MTS)을 수출했다.

2016년 11월에는 태국 부알루앙증권과 정보기술(IT)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현재 태국 외에 말레이시아·필리핀·베트남 등 국가를 대상으로 추가적인 시스템 수출을 검토 중이다.

viva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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