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 스토리 = 유통혁명 2017 : ‘경계’ 허무는 대형마트]
- 이마트,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에 집중
- 롯데마트, ‘생활 제안 매장’으로 체질 개선
대형마트 맞수의 변신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대형마트들은 올 한 해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무는 데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온라인 유통의 핵심인 물류에 집중 투자하고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장점을 결합한 O2O 서비스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는 올해 신규 출점 계획이 없다. 그 대신 성장세인 창고형 할인점 ‘이마트 트레이더스’ 3곳을 오픈한다.



롯데마트는 올해 대형마트 2곳을 추가로 여는 게 목표다. 오픈 시기와 장소 등은 조율 중이다.



2월 결산 법인인 홈플러스는 올해 신규점 출점 등 주요 사업 추진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신규 출점 등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만약 신규점을 열더라도 1곳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 노브랜드·피코크로 위기 극복
대형마트 맞수의 변신
(사진) 이마트의 ‘노브랜드’ 상품. /연합뉴스

이마트의 사업부문은 크게 세 가지다.

1993년 이마트 창립 이후 현재까지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대형마트 사업과 2010년 시작한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사업, 최근 일명 ‘쓱(SSG) 배송’으로 인기인 ‘이마트몰’ 사업이다. 이마트는 올해 이들 사업부문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성장세를 이어 갈 방침이다.



이마트의 주력 사업부인 대형마트 부문은 2015년 기존점 기준 매출이 전년보다 1.2% 감소할 만큼 정체 상태였다.



이마트는 자체 상품(PL상품) 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했다. 이들 상품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소비자가 먼저 이슈화할 만큼 인기다. 그 결과 지난해 오프라인 전점의 매출이 전년 대비 2.8% 성장했다. 기존점 기준 매출도 0.1% 성장했다.



이마트가 대형마트 부문에서 성장세를 이어 갈 수 있었던 데에는 ‘노브랜드’의 공이 컸다. 이마트는 2015년 4월 중간 유통 단계를 줄여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높인 노브랜드를 선보였다.



론칭 초기 과자와 일부 생활용품에 그쳤던 노브랜드 품목은 현재 우유·라면 등 대표적인 식품 품목을 비롯해 거의 모든 카테고리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노브랜드는 국내시장은 물론 베트남·몽골 등 해외 사업장에서도 이마트를 알리는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노브랜드 지난해 약 190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가정 간편식(HMR) 브랜드인 ‘피코크’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이마트는 2013년 이 브랜드를 처음 선보였다. 그룹 내 계열사와 함께 맛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맛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조선호텔 등 특급호텔 셰프 6명을 채용하기도 했다. 자체 디자인팀을 꾸려 패키지에도 품격과 멋을 더해 한 끼 때우는 용도로 인식되던 가정 간편식을 제대로 된 식사로 업그레이드했다.



피코크는 2013년 상품 수 200여 종에 연매출 340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상품 수 1000종, 연매출 1900억원대로 성장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피코크를 대한민국 대표 식품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 롯데홈쇼핑·G마켓·쿠팡 등에서도 제품을 판매하는 등 판로를 확대 중”이라고 말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코스트코 잡는다
대형마트 맞수의 변신
창고형 할인점인 트레이더스도 이마트의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공격적 점포 확장과 기존 창고형 할인점과 달리 연회비를 받지 않는 비회원제 전략으로 매년 두 자릿수의 매출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다. 2013년 11.2%에 그쳤던 트레이더스의 매출 성장률은 2014년 이후 꾸준히 20%대를 기록 중이다.



특히 신규 오픈 점포가 하남점 1곳에 머물렀던 지난해에도 매출이 25.4% 성장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지난해 출범 6년 만에 연매출 1조원(약 1조2000억원) 시대를 열었다.



이마트는 2010년 트레이더스 1호점인 구성점을 선보인 이후 총 11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트레이더스는 올해부터 더욱 공격적으로 외형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이마트는 올해 경기 고양과 김포, 군포에 트레이더스 3개점을 신규 오픈한다. 이마트는 ‘2023년 트레이더스 매장 50개’를 목표로 매년 출점을 진행한다. 또 이마트 월계점을 증축해 서울 지역 첫 트레이더스 매장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마트는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몰에서도 ‘리딩 컴퍼니’로 거듭나기 위해 혁신 중이다. 이마트몰은 온라인 유통의 핵심인 물류에 집중 투자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초 온라인 전용 센터 명칭을 ‘차세대 온라인 점포(NExt generation Online Store)’의 준말인 ‘네오(NE.O)’로 변경하고 혁신의 첫걸음을 시작했다.



이마트몰은 네오를 중심으로 당일 배송제인 ‘쓱 배송’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마트몰의 물류 경쟁력 강화는 매출 성장으로 이어졌다.

이마트몰은 지난해 전년 대비 26.6% 성장한 8386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이마트는 2020년까지 서울 등 수도권에 네오를 6개까지 늘려 55% 수준(서울 70%·지방 40%)인 당일 배송 비율을 7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마트몰은 온라인 소비자를 타깃으로 하는 ‘가격의 끝’ 상품을 중심으로 제품 경쟁력도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기저귀·분유 등을 ‘가격의 끝’ 상품으로 선정해 온라인 가격 경쟁력을 높였고 올해도 관련 상품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올해 매출 1조원을 달성한 이후 장기적으로 2023년까지 이마트 전체 매출의 약 20%(5조원)를 점유하는 등 이마트몰을 국내 최고 온라인몰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 신규점 2곳 목표
대형마트 맞수의 변신
(사진) 롯데마트의 ‘스마트 스캔’ 서비스. /롯데마트 제공



롯데마트는 지난해 특화 상품 기획(MD) 전문 매장을 도입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점포 리뉴얼을 진행했다.



올해엔 특화 MD 전문 매장 안정화를 통해 ‘생활 제안형 전문 매장’으로의 변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이를 위해 ‘특화 MD 강화를 위한 1인 1분야 전문가 육성’을 중점 전략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올해 슬로건을 ‘1%의 생활 전문가, 99%의 감동을 드립니다’로 정하고 각 분야별 전문가를 육성할 계획이다. 이 슬로건에는 2015년 말부터 대형마트 체질 바꾸기의 일환으로 진행된 ‘특화 MD 고도화 전략’이 담겨 있다.



특화 MD는 기존 대형마트가 추구하던 일반성의 가치를 버리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잘 팔리는 일반 상품 위주의 취급 방식에서 벗어나 카테고리별 상품 전문성을 극대화하고 매장 공간 차별화를 통해 고객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한 매장이나 브랜드를 의미한다.



롯데마트는 인테리어 전문 매장인 ‘룸바이홈’, 건강식품 전문 ‘쓰리로우 푸드’, 언더웨어 전문 ‘보나핏’, 패밀리룩을 추구하는 SPA 브랜드 ‘테(TE)’ 등 다양한 특화 MD를 선보이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올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MD 입문 교육을 매달 진행하고 특화 매장별로 ‘숍마스터’를 도입할 예정”이라며 “인사 시스템에도 개인별 취미 등을 세분화해 1인 1분야 생활 전문가를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꾸준히 성장 중인 온라인 시장 규모에 맞춰 올해 모바일 사업과 O2O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현재 ‘스마트 스캔’, ‘매장 픽업 서비스’, ‘드라이브 앤드 픽 서비스’ 등 총 7종류로 구성된 O2O 서비스 ‘스마트픽’을 운영 중이다.



◆모바일 사업 및 O2O 서비스 강화

롯데는 올해 스마트 스캔 서비스 안정화 및 홍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스마트 스캔은 매장을 방문해 상품을 보고 롯데마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상품 바코드를 스캔한 후 장바구니에 모인 상품을 모바일로 결제하면 배송을 통해 집에서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사이에 주문 시 2시간 이내 배송을 완료하는 ‘즉시 배송 서비스’가 가능한 게 특징이다.

오픈 마켓에선 상품 품질을 부분적으로 확인할 수 없지만 O2O 서비스는 상품을 수령할 때 주문한 상품을 직접 확인할 수 있어 기본적 쇼핑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서비스로 자리 잡고 있다.

롯데마트는 이와 함께 온라인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작년 김포에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오픈했다. 김포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는 하루 최대 1만 건의 주문량 처리가 가능하다. 서부 수도권 11개 점포(김포점·김포공항점·서울역점·구로점 등)의 온라인 주문을 처리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올해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추가 오픈을 계획 중이다.

한편 롯데마트는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인 ‘빅마켓’을 선보이고 있다. 2012년 6월 기존 롯데마트 매장을 리뉴얼해 빅마켓 1호점인 금천점을 오픈한 이후 신영통점·영등포점·도봉점·킨텍스점 등 총 5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연회비를 부담하는 회원에게 보다 나은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마진율을 최소화해 전체 취급 상품의 가격을 저렴하게 선보이고 있다”며 “비교적 더딘 점포 확장에도 매년 10%대 매출 성장률을 기록 중”이라고 말했다.

choi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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