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EPS증권 인수해 KIS베트남 설립…현지 진출 기업 국내 상장 지원도 (사진) 한국투자증권은 2월 19일 베트남 현지법인인 KIS베트남 하노이지점에서 현지 고객을 대상으로 투자설명회를 개최했다. /한국투자증권 제공
[한경비즈니스=정채희 기자] 증권업계에도 베트남 열기가 한창이다. 신규 시장 개척으로 투자 영토를 넓히고 미래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현지 업체에 지분을 투자하거나 인수하는 일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베트남 진출의 성공 사례로 알려진 한국투자증권은 2010년 6월 현지 증권사인 EPS증권과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하며 ‘KIS베트남(현지법인명)’으로 이곳에 첫발을 내디뎠다.
당시 70위권에 속한 EPS증권은 한국투자증권이 인수한 지 5년 만인 2015년 10위 내에 진입하는 대형 증권사로 성장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말 브로커리지(증권업자가 고객의 위탁을 받아 물건이나 증권을 매매하는 대가로 받는 돈) 시장점유율 순위는 하노이거래소 6위, 호찌민거래소 9위다.
한국투자증권 측은 현지화를 통한 로컬 중심의 업무 영역 확대 전략과 10년 이상 현지에서 구축한 신뢰도가 KIS베트남의 성장에 주효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한국의 선진 금융을 배우러 10여 년 전 서울을 찾은 베트남 현지 공무원들과 꾸준히 업무 교류를 이어 가며 신용을 쌓았다. 이 인연이 2008년 베트남 현지 사무소 설립, 2010년 현지 증권사 인수의 토대가 됐다.
특히 2014년에는 베트남 금융 당국이 예외적으로 외국인 투자 지분 한도(당시 49%) 증자를 승인해 기존 49%였던 투자 지분을 98.7%까지 확대했다. 사실상 당국의 도움을 받아 경영권 안정화 작업을 마무리한 셈이다.
현재 KIS베트남은 호찌민에 본사를 두고 하노이지점 1개, 호찌민과 하노이에 각 2개의 영업소 등 총 6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KIS베트남 내 222명의 직원 중 주재원은 3명에 그칠 정도로 현지 전문 인력이 많다. 현지 인력 170명이 한국투자증권 시스템과 서비스 노하우를 배워 가며 영업 전선에서 고객을 만난다.
올해 베트남 증권 시장 톱5(점유율 6%)를 목표로 하는 KIS베트남은 현지에서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자문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중이다. 또 국내에 베트남 채권 등 고수익 금융 상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IB그룹장은 “베트남 정부와 시장에 신뢰 관계를 쌓아 왔던 결실”이라며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대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국내 상장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어 연내 두 곳 정도를 추가적으로 상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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