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Ⅱ= 집중 분석 ‘가계 부채’

가계 부채 상환 부담 가장 빠르게 늘어난 연령 ‘60대’

통계청은 해마다 2만여 가구를 대상으로 ‘가계 금융 복지 조사’를 발표한다. 2016년 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 5년간 연령대별 부채의 증가율을 조사했다. 그 결과 부채가 가장 많이 늘어난 연령대는 20~30대 청년층이었다. 30세 미만의 금융 부채는 최근 5년간 54.3% 늘었고 특히 담보대출은 77.2% 증가했다. 신용 대출이 가장 많이 늘어난 연령대는 30대였다. 51.8%가 늘었다. 극심한 취업난 등으로 어려워진 청년층의 경제 상황을 반영한다. 전셋값의 상승으로 주거 관련 대출 수요가 증가한 것 또한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5년간 부채 원리금 상환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연령대는 60세 이상 계층이다. 무려 196.3%에 달한다. 전체 가구의 부채 원리금 상환액 증가율 94.7% 대비 2.1배에 달하는 높은 수준이다. 퇴직 이후 신용도가 하락한 가운데 보유 채무의 만기가 본격적으로 도래하면서 부채의 상환 부담이 큰 폭으로 늘어난 때문으로 분석된다.

가계 부채 금액 가장 많은 직종 ‘자영업자’

2016년 가계 금융 복지 조사를 바탕으로 소득 계층별 부채의 증가율을 조사했다. 분류 기준은 소득 1분위(소득 최하위 20%)부터 소득 5분위(소득 최상위 20%)까지 모두 5개 구간으로 나눴다.

그중 금융 부채가 가장 많이 늘어난 것은 상대적으로 소득이 많은 ‘소득 4분위’ 계층으로 나타났다. 지난 5년간 60.7% 늘었다. 지난 5년간 신용 대출 증가율 역시 ‘소득 4분위’ 계층이 55.3%로 가장 컸다. 이에 비해 담보대출은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은 ‘소득 2분위’ 계층이 69.8%로 많이 증가했다.

가구주 종사자 지위별로 살펴보면 최근 5년간 금융 부채가 가장 빠르게 늘어난 것은 상용임금노동자 계층(48.5%)이었다. 이에 비해 자영업자는 상대적으로 완만한 부채 증가 속도를 보였지만 부채 금액 자체가 워낙 크기 때문에 부채 상환 부담이 다른 계층 대비 가장 높게 나타났다.

2015년 기준으로 자영업자 계층은 가구당 평균 6900만원의 부채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상용임금노동자 가구의 1.4배, 임시일용노동자 가구의 3.8배, 무직자 등 기타 가구의 4.2배에 달하는 규모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 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자영업자의 대출액은 464조5000억원에 달한다.

가계 부채 가장 많이 증가한 입주 형태 ‘전세 거주자’

‘2016년 가계 금융 복지’에 따르면 입주 형태별로는 지난 5년간 가계 부채 항목이 가장 빠르게 늘어난 것은 ‘전세 거주 계층’이었다. 지난 5년간 금융 부채 증가율은 43.9%, 담보대출 41.9%, 신용 대출 50.4%로 나타났다. 지난 수년간 지속돼 온 전셋값의 상승세가 전세 거주 가구의 부채 증가를 유발한 것으로 보인다.

가계 부채가 빠르게 증가한 만큼 부채 원리금 상환액 역시 ‘전세 거주 계층’이 가장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부채 원리금 상환액 증가율이 100.4%에 달했다.

가계 부채가 가장 빠르게 늘어난 지역 ‘제주’

최근 가계 부채 증가의 또 다른 특징은 ‘지역별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LG경제연구원이 지난 3월 발간한 ‘가계 부채 리스크가 변화하고 있다’에 따르면 2016년 이후 전국에서 가장 빠르게 가계 부채가 늘어나고 있는 지역은 제주다. 2009년 이후 서울·부산·대구·제주 4개 주요 지역의 예금 취급 기관 가계 대출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을 비교한 결과다.

반면 제주의 가계 대출 증가율은 2015년 3월 20.5%를 기록하며 20%를 넘어선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6년 11월 41.5%까지 높아졌다. 2016년 11월 기준 제주의 가계 대출 증가율은 전국 증가율 12.8%의 3.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한경비즈니스= 이정흔 기자 viva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