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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비즈니스=정채희 기자] ‘동전 없는 사회’가 막을 올렸다.

정부 주도 하에 동전의 사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시범 사업이 추진된 지 한 달,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대상 사업자를 늘리고 거스름돈을 금융기관 계좌로 돌려주는 등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어쩌면 자취를 감출지도 모르는 동전의 1000년 역사를 짚었다.

한국 최초의 동전은 고려 숙종(1102년) 때 나온 ‘해동통보’다. 당시 곡물과 삼베 등 직물이 일반적으로 쓰였지만 교환경제가 활발해짐에 따라 주화 사용에 관한 의견이 대두됐다.

상류층에서 쓰이던 동전이 전국으로 확대된 것은 500년이 지난 조선 숙종 때다. 임진왜란으로 파탄에 직면한 국가 경제 재건책의 일환으로 명목화폐인 동전을 법화로 유통·보급하려는 화폐정책을 적극 추진했다. 이때 나온 것이 1678년 상평통보다.

개항기와 일제강점기에는 화폐경제에 일대 혼란이 찾아왔다. 이 무렵 근대 은행 설립에 대한 관심도 고조됐다.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이후 1950년 6월에 와서야 ‘독립된’ 한국은행이 탄생했다. 한국은행은 6·25전쟁 이후 계속 급등하던 물가가 1958년에 이르러 안정되자 창립 후 최초로 주화를 발행했다. 외국 원조가 격감한 1962년엔 자립 경제를 위해 긴급 통화 조치를 단행함으로써 ‘원(圓)’ 표시 화폐의 유통을 금지하고 새로운 ‘원’ 표시 화폐를 통용하도록 했다.

현재 국내 주화는 6종(1, 5, 10, 50, 100, 500원)이 발행되고 있다. 1원화와 5원화는 유통 주화 세트 목적으로만 발행된다. 이 중 1원과 5원 10원은 1966년, 50원은 1972년, 100원은 1970년, 500원은 1982년 최초 발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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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동통보부터 6종 주화까지 ‘동전의 1000년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