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추격에도 정부 지원 축소에 학계 외면…한국 반도체 산업 파헤친 첫 책
[한경비즈니스= 마현숙 한경BP 기획편집부 팀장] 세계 최정상의 자리에서 한국 경제의 중추를 담당하고 있는 반도체 산업. 하지만 우리 ‘산업의 쌀’이자 경제의 버팀목인 한국 반도체가 지금 위태롭다.
정부의 무관심 속에서 지원이 줄어들고 설상가상으로 중국 반도체의 추격까지 맹렬하다. 이미 펼쳐지고 있는 정보기술(IT) 전쟁의 한복판에서 우리는 어떤 전략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반도체전쟁’은 그 해법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중국의 도전, 위기일까 기회일까 1992년 이후로 한국 반도체는 세계 1위 자리를 내준 적이 없다. 하지만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한국 반도체의 선전과 정상 탈환은 다른 나라도 그렇게 될 수 있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중국의 반도체를 아직은 기술력 미비라며 폄훼하고 있지만 한국 반도체 산업 또한 그런 주변국의 안일한 인식 아래에서 성장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게다가 중국 반도체 산업은 막대한 자본력을 가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있다. 연간 300조원에 이르는 반도체 수입량과 일자리를 유지해야 하는 국내의 정치적 상황 때문에 중국은 첨단 기술인 반도체 산업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처지다.
이런 절박한 이유로 반도체 시장에 뛰어든 중국은 야심차게도 10년 안에 한국과 미국 주도의 반도체 시장을 중국 판도로 갈아치우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중국 제조 2025’라는 국가 핵심 정책의 중심에 반도체가 자리 잡고 있는 이유다.
이런 중국의 맹렬한 추격에 한국은 대책 없이 손을 놓고 있다. 한국 정부는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지원을 매년 줄이고 있고 지원 부족으로 학계에서조차 반도체 연구가 외면 받고 있다. 이 책은 한국 반도체가 처한 어려움과 중국 반도체의 급성장을 조명함으로써 우리 미래의 먹거리라고 할 수 있는 반도체 산업을 어떻게 지켜 나가야 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특히 중국 반도체 시장에 대해 오랫동안 취재하고 연구한 전문가 시각을 통해 한국의 반도체 산업이 처한 상황과 중국 반도체 산업의 실체에 대해 낱낱이 분석하고 공개한다. 나를 알고 상대를 알아야만 미래의 전략을 세울 수 있다는 긴박한 위기감에서 비롯된 문제의식이다.
무관심과 지원 부실 속에서 고사하고 있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민낯을 이렇게 적나라하게 보여준 책은 드물다. 현지 취재, 다양한 자료와 데이터는 중국 반도체의 위상을 알기에 최적화된 정보이며 중국 내에 포진하고 있는 우수한 기술 인력과 기업 정보는 한국 반도체 산업계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다.
“최고의 자리에 있을 때가 바로 미래를 준비할 때다. 중국은 결코 만만하지도 않고 우습게 볼 상대도 아니다. 그리고 우리가 결코 인연을 끊고 살 수 있는 국가도 아니다.”
아직 기술력은 우리가 위에 있다는 근시안적인 시각으로는 중국의 공세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없다. 보다 더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중국을 제대로 알고 외교적·경제적·역사적 관계를 종합해 올바른 관계를 설정해야만 우리의 국보인 반도체 산업을 계속 성장시킬 수 있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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